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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LinkedIn) 계정은 오래 전부터 만들었지만, 대략 2년여 전부터 프로파일 페이지를 본격적으로 관리하면서 Skill이나 각종 실적들업데이트하고 있다. 주로 학교 동료, 교수님들, SNS 친구들, 동종 업계 사람들 위주로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있는데, 여기에 예외적으로 네트워크에 추가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헤드헌터들이다.


링크드인 자체가 잘 정리되어 있고 검색이 용이한 인력 시장이라서 헤드헌터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내 계정에 지인이나 관련 분야 사람이 아닌 헤드헌터들로부터 연결 요청이 들어오면 매번 이들을 인맥에 추가해야 할 지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동안 꽤 많은 헤드헌터들의 연결 요청이 들어왔었고, 초반에는 그 요청을 거의 다 수락했었지만, 그 중에서 실제적으로 채용과 관련된 얘기가 진행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 딱 두 번 있었다. 다만 작년에는 내가 여전히 박사과정 졸업이 가시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채용을 진행할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 헤드헌터들 입장에서는 담당 분야의 여러 인력들에 대한 풀(pool)을 형성해 뒀다가, 그때 그때 회사에서 필요로 할 때 인력을 빠르게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맥을 추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가 헤드헌터들과 연결이 되고 나서도 그들과 거의 소통할 일이 없고(헤드헌터 쪽에서 채용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그들의 활동이 링크드인 페이지의 타임라인 상에서 나에게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와 관련된 분야의 학생들이나 동료들이 올리는 정보성 글과 그들의 프로파일 변화는 나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따라서 이미 내 인맥에 여러 명의 헤드헌터가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내가 보기에 그들과 유사한 또다른 헤드헌터가 연결을 요청해 오면, 그 새로운 사람을 추가하는 것이 과연 나에게 어떤 효용이 있는지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내 인맥이 실제 연구/업무 분야의 사람들이 아닌 헤드헌터들로 구성되는 비중이 자꾸만 커지는 것이 (이러한 구성이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드는 측면도 있다.


물론 헤드헌터들 중에서 어떤 분은 링크드인에서 꾸준히 활동하시면서 채용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직접 포스팅함으로써 내 타임라인에서도 그러한 유용한 정보 글을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사례도 있으나, 지금껏 내 인맥에 추가된 수십 명의 헤드헌터들 중에서 딱 한 분만 그렇게 하고 계신다. 그리고 그렇게 꾸준히 활동하시는 분이 바로 나에게 채용 정보를 제안하셨던 분이기도 하다. 이 분은 프로파일 페이지도 다른 헤드헌터들과는 달리 예사롭지 않았고, 아주 전문적으로 느껴졌었다. 아마도 내가 헤드헌터에게 먼저 채용 관련 요청을 해야 한다면 이분께 메세지를 보낼 것이다.


그리고 사실 내 링크드인 프로파일은 굳이 나와 연결을 맺지 않더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마 정말로 나에게 제안할 만한 채용 정보가 있다면 단순한 연결 요청만 하는 것이 아니라 메세지를 남기거나 채용 요청할 때 어떤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연결 요청만 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내 입장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만간 학생 신분을 벗어나서 실제 업무를 시작하면, 아마 나중에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고, 그 때가 되어야 헤드헌터들의 실제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므로 일단은 링크드인 네트워크는 지금 정도 수준에서 유지하고 연구실적을 키우는 데 더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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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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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기사 #1: 

[피치원단독]기상청,550억원짜리 슈퍼컴 4호기,스위스는 20억원에 구입,혈세낭비 유착의혹

http://www.pitchone.co.kr/?p=5746


문제의 기사 #2: 

[피치원뷰]기상청,”스위스가 20억에 구입한 슈퍼컴 550억원 구매사실 철저히 은폐하라”거짓자료배포,충격

http://www.pitchone.co.kr/?p=5954



결론: 두 기사 모두 거짓된 정보를 사실인 양 배포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오보이자 왜곡 기사이다.



스위스는 단돈 20억원만으로 우리나라 기상청이 구입한 550억원짜리, 세계 36, 37위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구입한 게 아니고, 원래 갖고 있던 구형 CPU 기반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CPU와 GPU를 모두 연산에 활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는 업그레이드에 3200만 달러(환율 다 무시하고 대충 1000원으로만 계산해도 320억원) 이상 썼다. [1]


그리고 2015년 9월에 스위스가 새로 도입한 슈퍼컴퓨터 캐비닛 2세트의 스펙과 비용을 대충 추측해서 비교하려고 한 것 같은데, 2015년 9월에 새로 도입한 그 시스템만 놓고 보면 전 세계 슈퍼컴퓨터 랭킹 504위 [2], 반면에 대한민국 기상청이 갖고 있는 슈퍼컴퓨터 2개는 각각 36위37위 [3].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수치화하는 테라플롭스 기준으로도 거의 8배 차이가 난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와 2015년 9월에 도입해 온 조그마한 슈퍼컴퓨터 일부의 성능을 비슷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8배는 비슷한 것인가?


스위스의 슈퍼컴퓨터가 그전에 구형 슈퍼컴퓨터에 대대적으로 GPU를 추가하는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친 시스템을 보면 세계 8위이다 [4]. 만약 이 세계 8위짜리 스위스의 슈퍼컴퓨터 시스템과 우리나라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4호기를 비교하려고 했다고 가정하면, 기자는 여전히 아주 불공정한 비교를 하고 있다.

비용을 따지려면 스위스가 맨 처음에 구형 CPU 기반 시스템을 구입한 비용 + 구형 시스템의 GPU 업그레이드 비용 합쳐서 비교를 했어야 한다. 그러면 20억은커녕 GPU 모듈 추가를 통한 업그레이드 비용만 32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으로 367억원)이 넘고, 초기 도입 비용 또한 백억원 단위는 충분히 찍을 것으로 짐작되는 바, 우리나라의 도입비용과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게 된다.

참고로 우리나라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구입비 550억원은 실제로 슈퍼컴퓨터 전체와 공간 등 부대시설을 통째로 도입하는 비용이다 [5]. 


구형 시스템의 GPU 업그레이드에만 벌써 3200만 달러가 들었고, 구형 시스템만 놓고 봐도 만만찮은 스케일인데 그 규모의 서버가 수백억원 단위로 잡히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 2015년 9월의 신규 캐비닛 2개 도입 비용은 하드웨어 스펙을 대충 살펴봐도 192개의 GPU 가속기가 8억원 이상, 여전히 함께 들어 있는 CPU 총합이 약 13억원, 그외 메인보드, 메모리, 파워 서플라이, 하드디스크, 본체 등등 다 합치면 20억원은 충분히 넘고도 남을 것 같다.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나라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4호기는 생각하는 것만큼 덤탱이를 쓰고 혈세를 낭비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기자는 공정한 비교는커녕 27배 덤탱이 썼다는 자극적인 언론 플레이나 하고 있다.


게다가 기자가 "악성 재고"라고 지적하는 것과 같은 Intel Xeon E5-26XX 계열의 CPU가 스위스에서 2015년 9월에 추가 도입한 서버에만 5,568코어 (개수로 보면 12코어짜리니까 464개쯤?), 세계 8위를 찍는 전체 시스템 기준에서는 115,984코어나 된다 [4]. 이것은 세계 36위를 찍는 기상청 슈퍼컴퓨터 중 하나인 "미리"가 69,600코어를 가진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스위스의 슈퍼컴퓨터가 더 많은 CPU를 갖고 있다.


기사에서는 마치 우리나라는 순수 CPU만 쓰고 스위스는 GPU 위주로 쓰는 것처럼 언급했지만, 스위스 슈퍼컴퓨터 역시 세계 여타의 모든 슈퍼컴퓨터와 다를 바 없이 CPU를 많이 쓰면서 GPU도 같이 쓰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기자는 지금껏 CPU 기반으로 돌아가던 대규모 연산 소프트웨어가 GPU를 쓰도록 하기 위해서 하드웨어만 들여 오면 금새 되는 줄 착각하는 것 같다. 스위스도 슈퍼컴퓨터에 GPU 가속기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기존에 CPU 기반으로만 돌아가던 자기네 기상예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대규모 재설계를 거쳤다. [6] 참고로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전체적으로 재설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게다가 그 대상이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기예보를 담당하는 한 치의 버그/오류도 허용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시스템인데 그게 하드웨어 구입하듯이 단번에 될 일이 아니다. 스위스에서도 5년이 넘게 걸렸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기상청은 기대하는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제 값 주고 샀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슈퍼컴퓨터 구입하는 과정에서 27배 또는 530억원어치를 몽땅 비리로 해먹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같은 논리로 보면 크레이 사가 우리나라에 판 것과 모델명이 같고 스펙이 조금 다른 제품을 영국 등 다른 여러 국가에도 팔았는데, 그 국가들이 모두 중간에서 수백억원씩 비리를 저질렀다고 봐야 한다.



그보다 기상청이 과연 정말로 550억원에 해당하는 하드웨어 성능을 필요로 하는지, 세계랭킹 36위 급의 성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더 가치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향후 운용 기간과 현재의 자원 활용 수준, 앞으로 새로운 종류의 일기예보를 추가로 하려는 것인지, 기존의 일기예보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서 더 넓은 영역과 더 많은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등등을 생각해 보고 550억원 지출의 타당성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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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을 하고 싶으면 차라리 기상청이 세계 최초로 일기예보 연산 과정에 GPU 자원을 활용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의 한계를 지적했어야 한다. 앞서 이미 언급했듯이, 이것은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나는 근거도 없는 슈퍼컴퓨터 구입비용 절감이 부러운 것이 아니고, 스위스처럼 기존에 잘 돌아가고 있는 일기예보 소프트웨어 시스템 전체를 다 뜯어고치자는 제안이 수용되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GPU 기반 연산이 가능해지면서 슈퍼컴퓨터를 추가로 업그레이드할 때 큰 효율을 거둘 수 있는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분위기가 정말 부럽다.


우리나라 기상청이었다면 아마 전산실에서 기술 트렌드와 비슷한 필요를 느끼고서 "우리도 지도 위에서 기상 상태를 지금보다 더 상세하게 보여줄 수 있는 높은 해상도의 연산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일기예보 연산에 GPU도 활용할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자"는 제안 정도는 윗선에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서 혁신을 이끌어 낼 만한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윗선에서 묵살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다. 게다가 실제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서 돌렸다가 어딘가 문제가 생겨서 시스템이 다운이 되기라도 한다면 기상청, 아니 대한민국 전체가 난리가 날 것이고 일기예보 소프트웨어 시스템 담당 직원과 그 윗선 사람들이 줄줄이 잘려나갈 지도 모른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이렇게 뒷탈 없이 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기상청이 일기예보를 잘 못해서 미운 마음만큼은 이해를 하겠지만, 기상청이 싫다고 해서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와 근거 없이 잘못된 정보를 가져와서 사실인 양 비난하고 선동하는 행태는 정말 화가 난다. 정부를 비난할 수만 있으면 잘못된 정보라도 상관이 없다는 논리인가? 


적당한 논리와 교묘한 왜곡에 자극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쓰면서 여론을 몰려는 것이 주 목적인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와 관련 분야에 대한 무지로부터 만들어진 선동으로 인해서 브렉시트 같은 일도 일어나고, 미국에서도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대선 후보가 득세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어렵다. 몇달 전 알파고 때도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인공지능 전문가인 척 하면서 설익은 인터뷰를 하거나 글을 쓰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 없이 온 국민을 호도하는 잘못된 정보가 확대재생산 되는 과정이 정말 답답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니 통탄을 금할 수 없다.


해당 기사가 올라온 피X원이라는 미디어는 국민의 신뢰를 받고 싶다면 거짓 선동 기사를 검증 없이 마구잡이로 올리는 행태를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덧:

피치원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고 해당 기사에 대한 공유 포스팅도 보이길래 이 글과 비슷한 맥락의 내용으로 댓글을 남겼더니 몇 분 후 지워졌다. 자극적으로 작성해서 페이지뷰 무지 올려주는 기사를 인터넷에서 내리기는 싫은데 댓글에 반박은 못하겠고, 그래서 고작 하는 행동이 댓글 삭제라니, 이것만 봐도 저질 언론(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하다)의 면모가 보인다.




<참고자료>

[1] http://investors.cray.com/phoenix.zhtml?c=98390&p=irol-newsArticle&ID=1797953

[2] Piz Kesch - Cray CS-Storm, Xeon E5-2690v3 12C 2.6GHz, Infiniband FDR, NVIDIA Tesla K80, https://www.top500.org/system/178617

[3] Miri - Cray XC40, Xeon E5-2690v3 12C 2.6GHz, Aries interconnect, https://www.top500.org/system/178612

[4] Piz Daint - Cray XC30, Xeon E5-2670 8C 2.600GHz, Aries interconnect , NVIDIA K20x, https://www.top500.org/system/177824

[5] Hark의 이것저것, "기상청 슈퍼컴퓨터 550억 혈세 낭비? 유사언론의 보도행태에 치가 떨린다 ^^" http://everyhark.tistory.com/196

[6] http://www.meteoswiss.admin.ch/home/measurement-and-forecasting-systems/warning-and-forecasting-systems/cosmo-forecasting-syste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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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원문 링크 http://www.ttimes.co.kr/index.html?no=2016062118327756834

제목: ‘종이로 읽을 때 vs 모니터로 읽을 때’ 이해도 차이


제목만 보고 예상하기로는 종이로 읽을 때의 이해도가 더 높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실험 결과를 보니 종이로 읽을 때와 모니터로 읽을 때에 내용을 기억하는 특징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종이로 읽을 때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가 더 좋고, 디지털 화면으로 볼 때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더 잘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모니터를 통해서 습득하는 내 입장에서 위의 실험 결과가 맞는 것 같다. 제아무리 크고 좋은 화질의 모니터가 있어도 논문 PDF 파일을 바로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 인쇄해서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위 실험에서는 통제된 환경 하에서 글을 읽도록 했겠지만, 내 경우에는 모니터를 통해서 인터넷도 수시로 들락날락 하고 메신저도 확인하고 이메일도 확인하는 등 너무나 쉽게 집중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은 내용이라도 종이에 인쇄해서 읽는 것이 더 좋은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논문의 경우는 맨 처음 인쇄하기 전에 내가 읽을 필요가 있는지를 제목과 초록(Abstract)을 통해서 먼저 판단하고, 그 뒤에는 서론부터 읽기 마련인데, 특히나 서론은 저자의 핵심 의도가 들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단 논문의 메인 아이디어를 파악하고 나서 직접 비교 실험을 수행해야 하거나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론의 제안 기법을 공부할 때에는 자세한 내용 자체를 잘 기억해야 한다. 결국 실험결과가 제시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같은 논문을 인쇄해서도 읽고, 모니터 화면상으로도 보는 수밖에 없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결국 논문 한 편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카드뉴스 후반부에 인용된 CMU 교수의 "모니터로 읽다가 막히면 인쇄해서 본다"는 언급이 와닿는다. 사실 내 경우에는 모니터로 보는 것이 편하니까 그냥 인쇄하지 않고 모니터를 통해서 바로 논문을 읽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논문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인쇄해서 읽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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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회 논문의 3저자 자격으로(1저자는 이미 졸업, 2저자는 다른 학회에 다녀왔고, 지도교수님은 가까운 시간 안에 다른 출장) 발표하러 미국 애틀랜타에 출장을 가게 됐다. 직항 대신 값싼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하면서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하게 되었고, 대략 11시간 정도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물게 되면서 시내를 구경하려고 공항에서 나왔다.


(잠깐이었지만 즐거웠던 샌프란시스코 시내 탐방)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니다가, 롬바드 거리에서 시내 기차역까지 빨리 이동해야 해서 이 때 우버를 처음 써 보았다. 구글 맵을 통해서 길찾기 검색을 했더니 교통 수단 옵션 중에서 우버 풀(Uber Pool)이 연동되어서 뜨길래 우버 풀을 선택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내가 호출한 차가 도착해서 그 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첫 사용으로 인해 약간 긴장이 되었지만, 한국에서 쓰던 카카오택시와 다를 바 없는 인터페이스 덕분에 사용이 어렵지는 않았다. (카카오택시가 우버보다 나중에 개발되었으므로 전체적인 구성을 참고했을 것이다.)


아무튼 우버 엑스(X)가 아니고 우버 풀(Pool)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다른 사람이 합승도 하고 먼저 내리기도 하는 등 합승 기능까지 처음으로 써보게 되면서 좀 특이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긴장한 채 타고 가는데 더 신기한건, 그 와중에 내 스마트폰이 코딩 문제를 풀어볼 거냐고 나한테 묻는 것이었다. ㅡㅡ;;


(이건 앞서 한 문제를 풀고 나서 두번째 문제를 풀다 말고 찍은 스크린샷이다.

스크린샷은 제시된 알고리즘의 계산 복잡도를 묻는 문제.)



정신없던 당시의 기억을 돌이켜 보면, 우리와 같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코딩 문제를 한번 풀어보라는 식의 안내가 있었고, 그걸 수락했더니 바로 타이머와 함께 코딩 문제가 눈앞에 나타났다. ㄷㄷㄷ


첫 번째 문제는 주어진 퀵소트 코드 중에서 버그가 있는 라인을 찾으라는 거였는데, 그나마 몇 달 전에 퀵소트 코드를 연습했던 덕분에 주어진 시간 안에 정답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위의 두 번째 문제를 풀다 말고 중단해야만 했는데, 저렇게 문제를 푸는 와중에 갑자기 사람이 합승도 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잠시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서 페이스북 메신저로 메세지도 오는 등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찾아보니, 저 문제를 푸는 과정이 바로 우버의 채용과정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열심히 풀 걸 그랬다. ㅜㅜ


아무튼 처음 가 본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써 보는 우버에, 처음 쓰는 환승 기능에, 처음 겪는 해커 챌린지 문제풀이까지 정신없는 반나절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 일 아닌데, 또 우버 쓰다가 위와 같이 물어보면 꼭 집중해서 풀어봐야겠다. 그런다고 해서 내가 문제를 다 맞출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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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계약까지 바꿔 '메트로 출신' 임금 인상

URL: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608215341410



이런 류의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어째서 실제로 궂은 일이면서 동시에 기술력이 필요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젊은 기술직 직원의 임금이, 스크린도어 관련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무능하고 무식한 퇴직자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받는 임금의 절반도 안될 수 있는가?


임원이나 간부급이라서 그에 맞는 임금 수준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메트로를 퇴직해서 은성PSD로 간 직원들, 이른바 메피아들은 전문성이라고는 전혀 없고 업체 운영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으니 은성 PSD의 임원/간부가 될 자격이 없다. 고작 2주의 교육을 받았다고 그 정도면 된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내가 다시 거꾸로 묻고 싶다. 그 2주간 받은 교육으로 스크린도어 수리를 본인이 직접 할 수나 있는가? 그리고 고작 2주만에 습득할 만한 기술 수준이면 도대체 스크린도어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인가?


선진국들은 기술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기술적 난이도에 걸맞는 대우를 해 주는데, 우리나라는 이번 구의역 사고로 드러난 메피아의 실체 외에도 얼마나 많은 분야의 수많은 회사에서 기술자와 핵심 인력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있을지 안 봐도 뻔하다.


스크린도어 작동 원리와 설치/정비에 통달한 전문가가 팀장, 부장으로 승진해야 하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그들에게 인센티브 등으로 지원해 주어야 회사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윗선(임원급 이상)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하긴 알 턱이 있나? 이번 메피아와 같이 무식한 자들이 윗선에 앉아서 뭐가 문제인지 보이기나 하겠는가?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고 백날 떠들어 봐야 여전히 우리 사회의 후진성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이런 후진적인 시스템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고칠 의지도 없는 멍청이들이 윗선에 앉아 있다. 서울메트로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이상 그 회사는 망할 일이 없으니까 결국 이렇게 불합리한 차별과 주먹구구식 운영 때문에 귀한 말단 기술자들만 계속 죽는 사단이 일어나는 것이다. 스크린 도어 사고가 이번이 최초도 아닌데 그들은 도무지 고칠 생각이 없다. 이 정도면 윗선의 사람들은 진작에 모두 퇴출되어야 하는데, 절망적인 것은 지금 있는 윗선을 퇴출시키더라도 새로 들어오는 윗선은 그전과 별 차이 없는 또다른 무능 자들이라는 점이다.


은성PSD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은 말단 기술자들을 진정한 전문가이자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 갈 고급 인재로 키울 생각이 전혀 없는 문화이다. 가장 말단에 있는 기술자들은 경험의 총량이 부족하므로 전문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메피아들에 비하면 상당한 능력자들이겠지만.) 하지만 그들이 계속 기본적인 작업부터 반복하면서 손에 익고, 선배로부터 전수받는 기술들을 바탕으로 점차 성장하면 마침내 회사에 큰 도움이 되는 핵심 기술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현장에서 직접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크린도어 수리를 더 안전하게 더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고, 애초에 수리할 일이 없도록 기존의 스크린도어를 더 튼튼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회사는 경쟁력 있는 제품(기술)을 들고서 시장에서 성공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선순환 구조를 염두에 두고 말단 직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윗선이 먼저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스크린도어 뿐만 아니라 어느 업계를 막론하고 윗선이 핵심 기술자들이 알고 있는 핵심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식한 자들로 채워져 있으니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본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한 케이스가 이런 선순환 구조를 지속시킬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는 재계 상위 30명 중 자수성가한 사람이 7명뿐인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1]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더 효율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잔고장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스크린도어를 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모두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만져 보고 고쳐 본 말단 기술자들로부터 나오게 되어 있다. 그들과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해 보면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나올 텐데, 이런 방안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권력이 모두 임원/간부급에 있다. 윗선이 해당 분야 기술자 출신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영을 배운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그런 기술 전문가에서 승진한 중간 직원들이 별도로 경영을 배우고 더욱 더 윗선에 진출해야 한다. 기술 관련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경영과 관련된 전공 출신자들은 비용을 유발하는 구성원으로 계산하고, 엔지니어는 이익을 창출하는 구성원으로 정의하는 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엄청난 코딩 능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고, 구글 공동 창업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모두 전산학 전공 대학원생이었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도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 초기 버전을 코딩했다. 그런데 이 나라는 어떻게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 멍청이들을 간부, 그것도 심지어 공기업의 사장으로 앉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은성PSD는 140여명의 전체 직원 중에 실제 스크린도어를 고치는 실무를 담당하는 기술자가 40여 명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비용만 발생시키는 윗선이다. 기술자 외에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무, 회계, 인사, 시설 등등 여러 분야의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메피아의 경우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 직급 피라미드에서 최하층에 기술직들이, 운영인력의 절반도 안되는 기술직들이 가장 적은 돈을 받으면서도 회사 운영의 핵심을 이끌고 있다. 구글은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명을 뽑기 위해서 면접에 심혈을 기울이고, 뽑아놓은 직원이 최대한의 역량을 내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는데,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이라는 말이 나오던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기술을 천시하고도 이렇게 국가가 유지되다니 정말이지 미쳐 돌아가는 사회다.


나라 전체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능력 없고 관련 지식도 없고 분야도 맞지 않는 퇴직자를 데려다가 임원으로 채용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보는 젊은 세대는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인맥?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그 잘난 인맥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기술을 수출이라도 했나, 핵심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라도 등록했나? 매출의 대부분이 서울메트로밖에 없고 회사의 확장과 매출에 기여한 것도 없으므로 이 정도면 썩은 인맥이다. 회사는 시장에서 파는 물건(기술)의 품질로 인정을 받아야 하고, 입찰공고가 났을 때 입찰이 되어서 인정받아야지 인맥 같은 걸로 회사를 유지해 봤자, 오늘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 회사가 하루쯤 더 연명하다가 망할 뿐이다. 그렇게 부실한 회사가 하루를 더 버틸 수록, 애꿎은 말단 핵심 기술자들만 피해를 입는다. 이런 풍조가 다 헬조선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기술을 너무 천시하기 때문에, 극단적일 정도로 능력을 인정해 주는 사회로 바뀌도록 충격을 줘야 한다. 그래야 차라리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체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이번 기회로 잘잘못이 낱낱이 까발려져서 아주 풍비박산 날 정도로 털린 뒤에 제대로 된 회사로 변모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공부하고 많이 배우고 복수전공에 영어능력, 봉사활동, 교환학생, 인턴쉽, 경진대회, 여러 개의 자격증 등 온갖 활동을 다 해보면서, 없는 스토리도 쥐어짜서 만들어 내며 능력을 키우고 있는데, 무능력한 윗선 때문에 취업도 제대로 못하고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풍조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능력이 없으면 그냥 망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제대로 성장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나이도 많은데 일할 곳은 없고 서울메트로를 퇴직한 그 직원들도 나름대로의 사정이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능력이 안 되는데 억지로 능력을 넘어서는 위치에 가면 재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수 년간 스크린도어 수리 관련해서만 지금까지 사람이 셋이나 죽는 재앙이 있었으니까 맞는 말이다. 나이 많다고 나이로 깔아뭉갤 생각 하지 말고, 본인이 모르겠는 곳에서 제 2의 직업을 시작할 것 같으면 애초에 갈 생각을 하지 말거나, 굳이 계속 하고 싶으면 자신의 무지가 탄로날까 부끄러운 마음으로 뼈를 깎는 공부와 노력을 해서 전문가가 될 생각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만약 그럴 의지가 없으면 빨리 퇴출당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로 인해서 사회에 퇴직자가 더 늘어나도 좋다. 그 대신 실제로 진정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 분야의 회사에서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인정받는 것이 백배 천배 낫다. 그렇게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능력자들이 자기 위치에서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 주기만 해도, 대한민국은 훨씬 살 만한 곳이 될 것이고, 결국은 그 혜택을 능력이 없어서 퇴출당한 사람들도 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앞으로 점점 줄어드는 젊은 층이 그나마 실력을 키워서 노년층을 부양하는 총량을 늘릴 수 있을 것 아닌가?


나도 항상 내가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부끄럽고, 어떻게든 지금 있는 위치에서 내 몫만큼은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지금 있는 위치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라리 그렇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도를 어기고 사기를 치거나 불합리한 방법으로 아래에 있는 누군가를 찍어누르는 짓은 결코 하고 싶지 않다. 내 수준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하고 거기서 다시 성장하면 되는 것이니까.


제발 상식적인 사회 시스템, 상식적인 회사 운영 문화가 정착해서 우리나라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사라지길 바란다.




<참고자료>

[1]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상속자의 나라, 창업자의 나라." https://estimastory.com/2015/07/27/rich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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