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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회사에 입사한 지 만 5년이 되어 간다. 그동안 가정에서, 회사 안에서, 회사의 대외적인 환경 측면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모든 것이 변했다.

먼저 가정적으로는 3인 가족에서 5인 가족으로 변했고, 그에 맞춰 집안 구조와 차량까지 모두 재편되었다. 코로나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아서 하루아침에 전세값이 1.5배가 되는 경험도 했고, 미국 출장 중에 처음으로 들은 아내의 셋째 임신 소식에 대한 감정은 사실 지금 좌충우돌 커가는 아이들을 정신없이 돌보다 보니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커서 다른 의미로 육아가 필요한 첫째, 일곱 살이나 어린 둘째, 그리고 연년생 셋째를 동시에 키우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적이 얼마나 많았겠느냐마는 솔직히 말해서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 감정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나의 육체적인 한계가 아쉽다. 그나마 사진과 영상이 많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고, 사실 지금도 세 아이들 모두 너무 사랑스럽게 한창 커 가고 있어서, 정말 매우 힘들면서 동시에 매우 좋은 양가감정을 매일 느낀다. 그래도 다자녀 가구라는 장점 덕분에 최근 미쳐 돌아가는 수도권 집값 상황에서 그나마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분양을 원하는 곳에 받을 수 있었던 점은 어찌 보면 막내딸의 효도일 수도 있겠다.

회사 내부 상황은 사실 입사 후 약 1년쯤 지나고 보니 여러 경로를 통해 안좋은 소문을 들으면서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지했으나, 당장은 그런 문제점이 표면적으로 이 거대한 회사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에 이직과 같은 중대한 고민을 하지는 않았었다. (지금은 내부/외부 모든 방향성을 다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입사 후 약 2년까지는 회사의 안좋은 분위기가 싹트는 상황을 감지하고 떠나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왜냐하면 대학원을 제외하면 내 입장에서는 처음 겪어 보는 회사이고 또 처음 본격적으로 해 보는 사회생활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첫 회사에 계속 남아 있으므로 여전히 다른 회사를 직접 겪어본 적은 없지만, 그나마 커뮤니티(LinkedIn, facebook, Thread 등)와 거래처/협력사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른 회사는 대략 어떨지 짐작은 가능하다.

수년 전부터 싹터 온 회사 내부의 문제는 이제는 전 국민이 다 알 정도로 대외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언론사의 좌우 여부에 관계 없이 모든 언론사가 회사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고, 전 국민이 회사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의 전 국민이 우리회사 주식에 물려 있을 테니까) 그런데 나는 비록 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회사와 같은 배를 탔지만, 내가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주체는 아니기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말 회사의 명운을 돌이킬 주역은 다른 사업부/다른 부서의 핵심 인력들이고, 그 사업부와 부서들은 이미 발생한 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정도만 소식을 들을 뿐이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

내가 이 회사의 main business는 아니지만 중요도는 높은(장애나면 회사 이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IT 인프라 직무로 만 5년을 채우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었고, 부서 내부에서 약간의 인정도 받게 되었다. 초반에는 최소 1인분은 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다양한 일에 다 참여해서 배우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정말 박사로써 맡을 필요가 없는 (어쩌면 맡지 말았어야 하는) 일까지 제대로 해내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박사로써의 커리어를 망쳤지만 회사가 돈을 쓰는 방식과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구조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내가 원하는 일을 벌일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비록 회사에서 박사수당을 받아 가며 일하고 있지만, 정말 입사 초기에는 대학원 생활에 대한 상처가 너무 깊어서 교수 소리만 들어도 PTSD가 올 지경이라 박사라는 타이틀을 일부러 꽁꽁 숨긴 채 '일'만 했다. (결국 사람들은 다 내가 박사인 줄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부서장 이상 레벨의 사람들이 나에게 갖는 기대는 여전히 '박사'로써의 무언가임을 최근 들어 인지하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리더쉽을 가진 박사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을 인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최근 부서장으로부터 "부장으로 조기 진급할 생각이 있는지" 질문을 받은 직후부터였고, 이 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의 위치와 Value Proposition

그렇다면 나의 선택은 무엇이 최선일까? 나의 선택을 뒷받침하는 나의 가치는 무엇일까? (1) 경제적인 측면, (2) 나의 회사 내 위치, (3) 내가 회사에 줄 수 있는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그리고 (4) 나를 여전히 품고 있는 회사 그 자체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1)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과장으로 좀더 있으면서 연봉을 더 많이 높인 채로 부장이 되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과장에 비해 부장은 연봉 상승률이 매우 낮아서 사실상 연봉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발탁진급을 굳이 기회가 왔는데 마다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 일단 기회가 왔을 때 잡지 않으면 나중에 정상 진급할 시기에 아예 사라져서 오히려 정상 진급은커녕 진급 누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 일, 특히 사기업의 미래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2) 부장으로 발탁 진급을 하는 케이스는 한편으로는 임원 코스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가 부서 내에서 적어도 현재까지는 좋은 평판을 쌓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점은 분명히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임원은 전체 직원의 단 0.1%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임원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 해도 이 거대한 회사 내에서 같은 직무로만 봐도 수십 명은 될 것이고, 수많은 돌발 변수에 의해서 얼마든지 그 후보에서 이탈할 이유가 훨씬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이 가끔씩 임원이라는 바람을 자꾸 나에게 집어넣는 것은 어쨌거나 박사학위 + 기본적인 업무역량 + 부서 내 나의 포지션 + 최근 만들어낸 성과 등이 합쳐진 결과물일 것이다.

(3) 그러면 과연 나는 회사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 존재일까? 만약 박사 타이틀을 떼고서 순수하게 일하는 것만으로 보자면 일을 못하는 축에 속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문제는 여기에 박사 타이틀이 붙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구성과로만 평가받는 국책연구소 연구원이나 대학 교수 말고, 사기업(연구개발 조직 제외)에서의 박사는 뭔가 연구개발에 몰두하기보다는 '문제 정의' 능력을 활용하여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수립/실행하여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어쩌다 보니 나도 대규모 신축 프로젝트에 여러 번 투입되면서 돈을 잘 쓰려고(투자를 효율적으로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런 점이 도움이 되었을까? 그리고 겪어보지 못한 문제들이 계속 터지는 상황에서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 부서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연락하고 회의해서 회의록을 쓰고 윗선에 결과를 보고하다 보니 수백 페이지의 문서가 쌓였는데, 이것이 도움이 되었을까? 사실 이 부분은 MBTI 첫글자가 I인 사람이 강제로 E를 탑재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야 한다. 이것 때문에 내가 만성 위염이 낫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부장으로 진급하고, 거의 불가능하더라도 임원을 생각하며 일해야 한다면, 부장 이후에는 리더쉽도 기본사양으로 탑재해야 할 것이다. 나 혼자만 잘하는 게 아닌, 구성원 전체가 같은 목표에 맞춰져서 일하도록 만들고 추진하는 능력이 나의 value proposition이 되어야, 허상과도 같은 임원이라는 직책의 그림자라도 언젠가 붙잡게 되지 않을까?

(4) 마지막으로, 현재 대외적으로 너무 상황이 안 좋은 이 회사에서 진급하는 것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어찌보면 큰 회사라면 어디서나 겪을 수 있는 잠깐의 짧은 내리막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르게 보면 역사적으로 하나의 회사를 비가역적으로 멸망시키는 결정적인 분기점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 정말 도무지 판단할 수가 없다. 대우그룹처럼 철저하게 망하게 될지, 현재진행형인 인텔과 완전히 똑같은 길을 갈지, IBM처럼 최대/최강은 아니더라도 특정 영역에서 엣지를 유지한 채 롱런하게 될지, 다시 회복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극복하기 쉽지 않은 어려운 문제를 만나서 고생중인 상황인 것은 모두가 아는 듯 하다. 문제는 지금 여기서 버티면서 내가 좀더 성장하는 것과, 이직해서 다른 곳에서 자리를 잡는 것 중에서 뭐가 더 나을지조차도 나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다. 

 

*결론: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위와 같은 네가지 관점 외에 외벌이 가장으로써 가족의 미래까지 생각하면, 내가 하는 선택이 무엇이 최선일지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하나님의 영역과 다름없다. 이런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인생관에 따라 내가 원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쓸데없는 고민으로 잠을 못 자는 것보다, 내가 어느 길을 선택하든 그 길에서 보게 될 의미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운명론은 아니지만 그 길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용기를 내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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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에 첫째딸이 유치원에서 받아 온 도둑게가 아직 잘 살고 있어서 근황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 햇수로는 우리집에 온 지 3년 반이 넘었고, 우리집에 오기 전부터 크기가 아주 소형이 아니었던 터라 이미 1년 정도는 살았던 개체가 아닐까 짐작이 되는데, 그래서 도둑게 입장에서는 언제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4년 이상은 살고 있는 셈이 된다.

다만 최근에는 성장이 정체된 것인지 1년 넘도록 탈피를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탈피가 2022년이었던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탈피했을 때 아쉽게도 다리 하나가 부절돼서 현재 9개의 다리로 잘 살고 있다. 부절된 마지막 다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멍울이나 혹처럼 생긴 주머니가 점점 커지면서, 탈피할 때가 임박하면 눈에 띌 정도로 커진다. 그런데 2020년에 처음 도둑게를 받았을 때, 부절됐떤 다리가 재생되는 속도는 상당히 빨랐는데(거의 2~3개월만에 멍울이 눈에 띄게 커졌었고, 얼마 안 있어서 탈피를 했었다), 지금은 거의 1년이 넘도록 재생이 빨리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나이가 꽤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참고로 유치원에서는 도둑게를 한 마리만 받았어서, 중간에 기회가 있을 때 도둑게를 한마리씩 더 산 적도 있었는데, 중간에 샀던 다른 도둑게들은 소형 개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오래지 않아서 폐사했다. ㅠㅠ 특히 탈피하는 과정에서 죽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아직까지는 가장 먼저 우리집에 온 '애플파이'라는 이름의 도둑게는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아마도 때맞춰 깨끗한 정수기 물을 갈아 주고, 먹이 떨어지지 않게 감마루스 잘 채워주는 것말고는 사실상 방치(...)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ㅋㅋㅋ 

가장 최근인 2024년 1월 2일 사진. 감마루스를 변함없이 잘 먹고 있다.

 

2023년 4월 사진. 항상 돌 밑에 끼여 있으려고 한다. 위에 있는 돌이 실제 돌이 아닌 가벼운 것이고, 앞으로 넘어지지는 않아서 위험하지는 않다.

 

2023년 8월 사진. 이 때는 거실에 두고 살았는데, 녀석이 유리 너머로 우리 가족을 저렇게 구경하고 있었다.

 

이제 도둑게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 둘째와 셋째.
아기들이 겁이 없다. ㅠㅠ 우리집 도둑게 녀석이 생각보다 온순해서 잘 물지 않는데, 그래서인지 애들이 도둑게를 그냥 막 집어올린다. 애플파이야 지못미... ㅠㅠ

최근 들어서는 방치(?)당하던 애플파이가 둘째와 셋째의 관심으로 인해 밖에 나오는 일이 자주 생기는데, 도둑게 입장에서는 극한직업일 것 같다. ㅠㅠ 다행인 것은, 애플파이의 주인인 첫째딸이 저렇게 계속 밖에 꺼내져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서, 나름 보호받으며 살고 있다. 첫째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가도 챙기는 것을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에 비하면 오히려 음식에 가까운 녀석이지만, 그래도 앞으로도 오래 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족

한때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도둑게 사진은 모두 음식으로 분류됐던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내가 딱히 수정한 것도 없는데 이제 더이상 음식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사이에 이미지 인식 능력이 발전한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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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셋째가 태어나면서 다자녀를 태우기 위해 팰리세이드 7인승을 구매했고, 지금까지 정말 제대로 값어치를 해 주고 있다. 평상시에는 2열 독립시트 2개에 둘째(30개월)와 셋째(16개월) 카시트를 설치하고, 3열 중 절반만 펼쳐서 여기에 첫째(초등학생)가 앉고, 펼치지 않은 공간과 3열 뒤편을 짐칸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이슈 (부제: 팰리세이드 짐 어디까지 실어 봤니?)

가끔 당근마켓으로 중고거래를 하면서, 팰리세이드의 카시트를 다 떼고 2열~3열을 모조리 풀플랫으로 하고서 비교적 큰 짐을 실어나를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오늘의 글 주제인 책장(...) 전까지는 가장 큰 것이 거실장(TV장), 유아책상/의자 정도였다. 그런데... 당근으로 여러가지 잘 실어나르는 걸 봐 오던 와이프가 드디어 최상 난이도 미션을 부여했다.

조만간 이사를 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짐을 줄이면서 여러 개의 작은 책장/수납장을 정리하는 대신 큰 책장 2개를 당근마켓으로 사게 되었다. 그런데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 크기가, 하나는 150cm * 120cm * 27cm, 다른 하나는 120cm * 120cm * 27cm이다.

위의 책장 2개(높이 120cm)를 실어날라야 한다.

저런 모양의 책장을 써본 적이 있어서 생각보다 가벼운 것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차에 싣기만 하면 그 뒤에는 이사용 카트 등을 이용해서 집까지 가져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과연 팰리세이드에 실을 수 있을까?

 

*예측

인터넷에 있는 팰리세이트 트렁크 실측 데이터를 보니, 일단 책장의 너비(150~120cm)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팰리세이드를 2열까지 모조리 접으면 트렁크 끝에서 운전석까지 187cm라고 하고, 실제로는 1열을 조정하면 2미터도 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트렁크 중 가장 너비가 좁은 '뒷바퀴 사이'로, 너비가 110cm이다. 따라서 120cm 높이의 책장을 뒷바퀴 사이에 둘 수가 없기 때문에, 휠하우스(3열 컵홀더) 위에 올려 두거나, 책장을 살짝 기울여서 대각선으로 실으면 적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사진으로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다. 팰리세이드 트렁크 개방 사진을 가져와서 뒷바퀴 사이가 110cm가 되도록 크기를 조정해서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다.

옵션 1. 휠하우스 위에 놓기
옵션 2. 책장을 기울여서 싣기

위 사진처럼 옵션1이나 옵션2가 가능할 것 같았다. 참고로 옵션1이 윗쪽이 간섭되는 것 같지만, 사진이 원근법에 의해서 멀어질 수록 좁아지기 때문에, 실제로 트렁크 입구에서 들어갈 수만 있으면 안쪽 공간은 트렁크 입구보다는 미세하게나마 더 넓을 것이므로 괜찮다고 보았다.

팰리세이드의 윗쪽 공간만 괜찮다면 동시에 2개도 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2개는 시뮬레이션 상으로 안되는 것으로 나왔고, 실제로도 시도해 봤지만 2개까지는 넣을 수 없었다. ㅠㅠ

책장 2개는 실을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도 불가능했다.)

 

*결과

결국 하나씩 실어나르는 데 성공했다. ㅠㅠ 당근마켓 판매자가 배려해서, 한번에 하나씩 가져가는 동안 기다려 준 덕분에 비록 시간이 걸렸지만 책장을 실어나를 수 있었다.

다만 트렁크에 집어넣을 때 조금 위기가 있었는데, 트렁크 입구가 마감재로 인해서 생각보다 좁아서, 브레이크등 사이 높이로 절묘하게(?) 밀어서 집어넣을 수 있었다. ㅠㅠ 원래 차를 보호하려고 이불을 양쪽에 감싸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아예 집어넣는 것도 안돼서 결국 이불 없이, 책장이 약간 쓸리는 것을 감수하고서 집어넣었다. (차의 플라스틱 마감 부분은 쓸리기는 했지만 물티슈로 깨끗이 닦으니 상처는 없었다.

결국 옵션2로 적재 성공했다. ㅠㅠ

팰리세이드의 한계를 어느 정도 알았으니, 앞으로 중고거래 할 때는 이 크기를 최대치로 간주하고 물건을 고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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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가격리 숙소에 처음 도착한 후 저녁도 안 먹고 11시간쯤 잤더니 몸이 한결 편해졌다. 미국에 갔을 때는 시차적응이 잘 안 되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생각외로 시차적응이 빨리 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아니면 미국에서 계속 시차적응을 못하고 그냥 온 것일지도? ;;;

 

*재택근무

원격으로 회사 시스템에 접속해서 일을 하는데, 보안상 접근 가능한 시스템이 제한되어 있어서 몇가지 먼저 처리하고 싶은(?) 일들은 나중에 사무실에 가서 하기로 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직장이었으면 업무 생산성 회복 속도가 더 빨랐을 텐데...

 

*하루 두번 자가진단

목에 스티커로 된 온도계를 붙이고 하루에 오전/오후 각각 해서 총 두번 체온을 재서 자가격리 앱에서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 정확히 몇 도인지는 알 수 없고, 색깔을 기준으로 Normal이면 섭씨 35~37.5도 사이라는 광범위한 구간에 해당된다. 그냥 36.5도라고 썼다.

스티커 형식의 일회용 온도계.

 

*보건소에서 걸려온 AI 전화

오후 4시 30분에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튜링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했을 것 같은 유창한 AI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중구 자가격리 팀입니다. 코로나19 증상 확인차 전화드렸어요. OOO님 되시나요?
  - 네.
지금 발열 증상 있으신가요?
  - 아니요.
목아픈 증상은 있나요?
  - 없어요.
기침 증상은요?
  - 없어요.
마지막으로 더 불편하신데 있으세요?
  - 아니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중구보건소 care call이었습니다.
  - 네~

(더 말이 없길래 내버려 뒀더니 계속 전화를 안끊길래 내가 끊음;; )

인터넷에 찾아보니 네이버 클로바에서 개발한 AI 케어콜인 것 같다.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나저나 나도 AI 혹은 머신러닝 엔지니어 하고싶다.

 

*비대면 가족

4주째 영상통화로만 아이들 얼굴을 본다. 집에 가서 실제로 보면 왠지 훌쩍 커 있을 것 같다.

엄마가 아기한테 영상통화 켜진 폰을 맡겨놓고 갔더니...

 

*면세 와인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팀장님께서 지나가는 소리로 맛있다고 엄청 칭찬하시던 와인을 기내면세품으로 팔길래 하나 사서 왔다. 저녁때 와인이나 시음해 볼까 해서 꺼냈지만... 이 숙소에는 와인 오프너가 없다. ㅠㅠ 다음주에 집에 가서 맛보는 걸로...

이니스킬린 아이스와인. 맛이 궁금한데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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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2월 6일 새벽 4:40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도착 예정시간이 5:10이었는데 역시 빨리빨리의 민족이라 그런가... ㄷㄷㄷ 무지 빨리 왔다.

0. 자가격리 숙소 예약

귀국하기 전(1월 말), 내 실제 거주지역 관할 보건소에 자가격리 방법을 물어보니, 기본적으로는 자택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었다. 집에 동거가족이 있다고 했더니 화장실과 연결된 안방에서 혼자 격리하라고... 하지만 우리집의 동거가족은 갓난아기도 있고, 출장기간 동안 심지어 아기가 아파서 입원도 했었기 때문에 내가 집에 가봤자 아내의 불편만 가중시킬 뿐 장점이 없어서, 아예 별도로 자가격리숙소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위홈(https://www.wehome.me/) 플랫폼이 도움이 되었다.

1. 귀국, 자가격리 숙소 이동

미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방역택시는 미리 예약을 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마침 같은 시기에 발생한 한파 때문에 항공기 편성과 시간이 두 번이나 바뀌면서 한국 도착 시간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 인천공항에서 검역, 세관신고 등을 모두 마치고 나왔더니(Arrival 구역) 바로 방역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내가 예약한 서울에 있는 자가격리숙소 주소를 말했더니 서울 지역으로 가는 방역택시가 그 자리에서 바로 배정되었고 (기사님이 대기하고 계셨음), smooth하게 숙소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요금은 인천공항~서울시 중구 이동 기준으로 약 8만원이 나와서, 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사와 분리된 방역처리된 탑승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이동 등을 고려했을 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나 혼자 7박 8일(공항 안내에 따르면 만 7일을 반드시 있어야 한다)의 자가격리 생활 시작.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 깨끗한 숙소인 듯 ㅎㅎ
첫째딸 주려고 산 피카츄가 씬스틸러가 되었다(...)

3. 코로나19 PCR 검사

현재(2/6) 기준으로 해외입국자는 귀국 후 첫째날에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건소는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인천공항에 코로나 검사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출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귀국자는 예약을 해도 아예 접근이 안 된다고 한다. ㅠㅠ
보건소는 다행히 주말에도 9시~13시 사이에 코로나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일단은 자가격리 숙소에 먼저 갔다가 오전 9시에 가까운 보건소로 이동했다. 참고로 보건소에 갈 때 대중교통수단과 일반 택시는 당연히 이용이 불가능하고, 걸어서 가거나 방역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내 경우는 숙소에서 도보 16분 거리에 중구 보건소가 있어서 보건소까지 걸어갔다.

주일 아침 9시30분에 보건소 앞에 갔는데 벌써 줄이 길다. PCR 검사 줄이 그나마 짧고 항체검사 대기자가 훨씬 많았는데, 그건 아마 PCR검사는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시켜서 그랬던 것 같다. 해외입국자는 의무적으로 PCR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PCR 검사 줄에 섰다.
미국에서 비행기 탑승 48시간 전에 PCR 검사를 해야 했고, 그게 항공편 결항 때문에 시간이 만료될 가능성이 높아서 한번 더 PCR 검사를 했고, 이제 귀국 후에 받는 PCR 검사... ㅠㅠ 그런데 미국에서는 PCR 검사를 위해 면봉을 아주 깊게 넣는 대신 양쪽 콧구멍에 모두 넣고 다섯번씩 휘젓는 데 반해, 한국은 정말 뒤통수로 뚫고 나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깊게(...) 한번 집어넣었다. 결론은 한국의 PCR 검사가 훨씬 아프고 힘들다. ㅠㅠ "한번에 제대로 검사해야 하니까 아프더라도 참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간호사가 피가 날 정도로 찔렀다. ㅜㅜ

4. 자가격리 앱에 격리자 등록

그렇게 고통의 코로나19 PCR 검사가 끝나고 자가격리 숙소로 다시 복귀... 그런데 아직 보건소의 연락이 없다. 인천공항에서는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라는 종이 한장을 주고는 설치 했는지 안했는지 검사도 안하고 그냥 빨리빨리 통과시켜 주는 바람에 해외입국자로 등록을 못 했다.

공항에서 번호를 입력해 줘야 하는데...?

그래도 낮에 관할 보건소(중구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서, 담당 공무원이 가이드를 줘서 일단 "국내 자가격리 대상자"로 먼저 등록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국내 자가격리 대상자로 등록하면 담당 공무원의 아이디(ID)를 입력해야 하는데, 그건 전화로 담당자가 알려준다.

우여곡절 끝에 활성화시킨 자가격리 앱.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자가격리 앱의 평점이 1점대이고, 정말 엄청난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ㅠㅠ 가장 큰 문제는 폰을 가만히 두었는데도 자꾸 위치를 이탈한 것으로 나와서 앱은 앱대로 알림을 보내고, 담당공무원에게서도 연락이 오고, 그게 이동하지 않는 밤 시간에 오히려 더 심하다는 것... ㄷㄷㄷ

나는 해외출장 때 필요해서 스마트폰을 2개 들고 갔었는데, 폰 1개를 자가격리 앱 실행용으로 전담시켰다. 충전기를 꽂고(배터리 소모도 장난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ㄷㄷㄷ), GPS 신호를 일관되게 수신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아예 창가에 하루 종일 두었다. 덕분에 다행히 알림 폭탄 같은 건 아직까지 없는 듯...

여기까지 하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다. 15시간 차이나는 지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선잠만 자다가 왔더니 졸음이 쏟아진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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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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