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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 수록, 인터넷에서 내가 참고할 만한 커리어 경로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진다. 넓게 보면 사기업에 취업한 공학 박사의 성장 경로 혹은 이직 경로와 사례는 차고 넘치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공부/연구했던 분야나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맞춰서 필터링하면, 회사에서 일하는 경험이 쌓여갈 수록 점점 내가 참고할 만한(솔직하게는 내가 따라가고 싶은) 커리어 경로에 대한 경험담이나 사례를 찾기 어려워지는 기분이다. 나는 예측 가능한 삶을 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가면서 표준화(?) 된 커리어 경로와 노후의 모습을 예측하기는 어려워졌다.

마치 게임을 할 때, 한국인 특유의 "최적의 공략법"부터 찾아내서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처럼, 나도 내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안심하며 따라가고 싶은 어떤 인생의 공략법을 찾아 헤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마음이 있다.

 

"남들 다 하는 대로." 

나도 전형적인 한국인이기에, 이 말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언제 어떤 사회적 위치에 이르러서 언제 결혼하고 어디서 살고 언제 자녀를 낳아서 어떻게 키우고 등등... 바로 이 전형적인 "남들"의 삶에 맞추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기는 이유는 내가 여전히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내 삶은 그런 표준화된 "남들"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달라졌다. 2010년대의 관점에서 평균 초혼 연령과 전혀 맞지 않는 이른 나이에 결혼했고, 남들이 보통 자녀를 낳는 조건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첫째를 낳았고, 지금은 대한민국이 멸망할 것만 같은 합계출산율을 찍는 상황에서 그 평균치를 아득히 벗어난 아웃라이어가 되어 세자녀를 키우고 있으니, 이미 내가 생각하는 "남들"의 이미지는 내 앞길에서 거의 다 사라졌다.

이제 내 인생에 대해 남들의 시선과 평가를 찾지 말고 오직 내 스스로 나를 평가하며 앞길을 개척해야 한다. 용기를 내고 자존감을 높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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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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