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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계약까지 바꿔 '메트로 출신' 임금 인상

URL: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60608215341410



이런 류의 뉴스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어째서 실제로 궂은 일이면서 동시에 기술력이 필요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젊은 기술직 직원의 임금이, 스크린도어 관련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무능하고 무식한 퇴직자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받는 임금의 절반도 안될 수 있는가?


임원이나 간부급이라서 그에 맞는 임금 수준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서울메트로를 퇴직해서 은성PSD로 간 직원들, 이른바 메피아들은 전문성이라고는 전혀 없고 업체 운영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으니 은성 PSD의 임원/간부가 될 자격이 없다. 고작 2주의 교육을 받았다고 그 정도면 된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내가 다시 거꾸로 묻고 싶다. 그 2주간 받은 교육으로 스크린도어 수리를 본인이 직접 할 수나 있는가? 그리고 고작 2주만에 습득할 만한 기술 수준이면 도대체 스크린도어가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인가?


선진국들은 기술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기술적 난이도에 걸맞는 대우를 해 주는데, 우리나라는 이번 구의역 사고로 드러난 메피아의 실체 외에도 얼마나 많은 분야의 수많은 회사에서 기술자와 핵심 인력을 무시하고 차별하고 있을지 안 봐도 뻔하다.


스크린도어 작동 원리와 설치/정비에 통달한 전문가가 팀장, 부장으로 승진해야 하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그들에게 인센티브 등으로 지원해 주어야 회사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윗선(임원급 이상)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하긴 알 턱이 있나? 이번 메피아와 같이 무식한 자들이 윗선에 앉아서 뭐가 문제인지 보이기나 하겠는가?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고 백날 떠들어 봐야 여전히 우리 사회의 후진성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이런 후진적인 시스템이 잘못된 줄도 모르고 고칠 의지도 없는 멍청이들이 윗선에 앉아 있다. 서울메트로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이상 그 회사는 망할 일이 없으니까 결국 이렇게 불합리한 차별과 주먹구구식 운영 때문에 귀한 말단 기술자들만 계속 죽는 사단이 일어나는 것이다. 스크린 도어 사고가 이번이 최초도 아닌데 그들은 도무지 고칠 생각이 없다. 이 정도면 윗선의 사람들은 진작에 모두 퇴출되어야 하는데, 절망적인 것은 지금 있는 윗선을 퇴출시키더라도 새로 들어오는 윗선은 그전과 별 차이 없는 또다른 무능 자들이라는 점이다.


은성PSD에 비친 우리나라의 모습은 말단 기술자들을 진정한 전문가이자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 갈 고급 인재로 키울 생각이 전혀 없는 문화이다. 가장 말단에 있는 기술자들은 경험의 총량이 부족하므로 전문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메피아들에 비하면 상당한 능력자들이겠지만.) 하지만 그들이 계속 기본적인 작업부터 반복하면서 손에 익고, 선배로부터 전수받는 기술들을 바탕으로 점차 성장하면 마침내 회사에 큰 도움이 되는 핵심 기술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현장에서 직접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크린도어 수리를 더 안전하게 더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고, 애초에 수리할 일이 없도록 기존의 스크린도어를 더 튼튼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회사는 경쟁력 있는 제품(기술)을 들고서 시장에서 성공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선순환 구조를 염두에 두고 말단 직원에게 투자할 수 있는 윗선이 먼저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스크린도어 뿐만 아니라 어느 업계를 막론하고 윗선이 핵심 기술자들이 알고 있는 핵심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식한 자들로 채워져 있으니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본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한 케이스가 이런 선순환 구조를 지속시킬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는 재계 상위 30명 중 자수성가한 사람이 7명뿐인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1]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더 효율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잔고장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스크린도어를 제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모두 실제로 스크린도어를 만져 보고 고쳐 본 말단 기술자들로부터 나오게 되어 있다. 그들과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해 보면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나올 텐데, 이런 방안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권력이 모두 임원/간부급에 있다. 윗선이 해당 분야 기술자 출신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영을 배운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그런 기술 전문가에서 승진한 중간 직원들이 별도로 경영을 배우고 더욱 더 윗선에 진출해야 한다. 기술 관련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경영과 관련된 전공 출신자들은 비용을 유발하는 구성원으로 계산하고, 엔지니어는 이익을 창출하는 구성원으로 정의하는 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엄청난 코딩 능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고, 구글 공동 창업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모두 전산학 전공 대학원생이었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도 본인이 직접 페이스북 초기 버전을 코딩했다. 그런데 이 나라는 어떻게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가 전혀 없는 멍청이들을 간부, 그것도 심지어 공기업의 사장으로 앉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은성PSD는 140여명의 전체 직원 중에 실제 스크린도어를 고치는 실무를 담당하는 기술자가 40여 명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비용만 발생시키는 윗선이다. 기술자 외에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무, 회계, 인사, 시설 등등 여러 분야의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메피아의 경우는 심해도 너무 심하다. 직급 피라미드에서 최하층에 기술직들이, 운영인력의 절반도 안되는 기술직들이 가장 적은 돈을 받으면서도 회사 운영의 핵심을 이끌고 있다. 구글은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명을 뽑기 위해서 면접에 심혈을 기울이고, 뽑아놓은 직원이 최대한의 역량을 내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는데, 우리나라는 사농공상이라는 말이 나오던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기술을 천시하고도 이렇게 국가가 유지되다니 정말이지 미쳐 돌아가는 사회다.


나라 전체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능력 없고 관련 지식도 없고 분야도 맞지 않는 퇴직자를 데려다가 임원으로 채용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보는 젊은 세대는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인맥?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그 잘난 인맥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기술을 수출이라도 했나, 핵심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라도 등록했나? 매출의 대부분이 서울메트로밖에 없고 회사의 확장과 매출에 기여한 것도 없으므로 이 정도면 썩은 인맥이다. 회사는 시장에서 파는 물건(기술)의 품질로 인정을 받아야 하고, 입찰공고가 났을 때 입찰이 되어서 인정받아야지 인맥 같은 걸로 회사를 유지해 봤자, 오늘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 회사가 하루쯤 더 연명하다가 망할 뿐이다. 그렇게 부실한 회사가 하루를 더 버틸 수록, 애꿎은 말단 핵심 기술자들만 피해를 입는다. 이런 풍조가 다 헬조선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기술을 너무 천시하기 때문에, 극단적일 정도로 능력을 인정해 주는 사회로 바뀌도록 충격을 줘야 한다. 그래야 차라리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체계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이번 기회로 잘잘못이 낱낱이 까발려져서 아주 풍비박산 날 정도로 털린 뒤에 제대로 된 회사로 변모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오늘날의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공부하고 많이 배우고 복수전공에 영어능력, 봉사활동, 교환학생, 인턴쉽, 경진대회, 여러 개의 자격증 등 온갖 활동을 다 해보면서, 없는 스토리도 쥐어짜서 만들어 내며 능력을 키우고 있는데, 무능력한 윗선 때문에 취업도 제대로 못하고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풍조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었다. 능력이 없으면 그냥 망해야 한다. 그리고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제대로 성장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나이도 많은데 일할 곳은 없고 서울메트로를 퇴직한 그 직원들도 나름대로의 사정이야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능력이 안 되는데 억지로 능력을 넘어서는 위치에 가면 재앙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수 년간 스크린도어 수리 관련해서만 지금까지 사람이 셋이나 죽는 재앙이 있었으니까 맞는 말이다. 나이 많다고 나이로 깔아뭉갤 생각 하지 말고, 본인이 모르겠는 곳에서 제 2의 직업을 시작할 것 같으면 애초에 갈 생각을 하지 말거나, 굳이 계속 하고 싶으면 자신의 무지가 탄로날까 부끄러운 마음으로 뼈를 깎는 공부와 노력을 해서 전문가가 될 생각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만약 그럴 의지가 없으면 빨리 퇴출당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로 인해서 사회에 퇴직자가 더 늘어나도 좋다. 그 대신 실제로 진정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자기 분야의 회사에서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 인정받는 것이 백배 천배 낫다. 그렇게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능력자들이 자기 위치에서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 주기만 해도, 대한민국은 훨씬 살 만한 곳이 될 것이고, 결국은 그 혜택을 능력이 없어서 퇴출당한 사람들도 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앞으로 점점 줄어드는 젊은 층이 그나마 실력을 키워서 노년층을 부양하는 총량을 늘릴 수 있을 것 아닌가?


나도 항상 내가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서 부끄럽고, 어떻게든 지금 있는 위치에서 내 몫만큼은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결국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지금 있는 위치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라리 그렇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정도를 어기고 사기를 치거나 불합리한 방법으로 아래에 있는 누군가를 찍어누르는 짓은 결코 하고 싶지 않다. 내 수준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하고 거기서 다시 성장하면 되는 것이니까.


제발 상식적인 사회 시스템, 상식적인 회사 운영 문화가 정착해서 우리나라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사라지길 바란다.




<참고자료>

[1]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상속자의 나라, 창업자의 나라." https://estimastory.com/2015/07/27/rich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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