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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나이키 광고 "Just Do It".

영상 링크: https://youtu.be/3Dl1hilzm84







벌써 이 광고가 나온 지가 7년이 넘었다.

사실 연구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모든 것이 결정되는 올림픽 대회에 비하면 완성할 때까지 훨씬 기회도 많고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매 순간의 연구를 지속하는 행위에 있어서 지나치게 걱정이 많아서 생산성을 너무 많이 떨어뜨리는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


사실 연구 결과물로써의 '논문'이 나올 때까지 나는 얼마든지 글을 고쳐쓸 수 있고, 실험과 시뮬레이션은 얼마든지 다시 만들어서 돌리면 된다. 만약 due date가 고정되어 있다면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고치는 양에 한계가 있겠지만, 적어도 단 한 번만에 일필휘지로 논문을 만들어 낼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 누구도 그렇게 하라고 시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단 한 번만에 제대로 돌아가는 실험 코드를 만들려고 하고, 단 한번의 생각으로 논문의 한 섹션을 논리적인 빈틈 없이 쭉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무리한 단기 목표 때문에, 최종 목표인 논문의 완성까지 도달하는 길이 실제로 겪는 것보다 훨씬 더 험난해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당연히 괜히 심리적으로 더 지칠 뿐이다. 이것은 결코 좋은 태도가 아니다.


이런 잘못된 심리적인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결국 하나뿐이다.

CF에서 보듯이, 일단 아주 간단한 것부터 달려들어서 그냥 한번 고쳐 보는 것.

단지 변수 하나를 추가하거나 바꾸는 정도의 아주 간단한 코드 조각을 일단 만들고 보는 것.

일단 한국어로라도 간단하게, 비어 있는 논문 페이지에 "여기에 무슨 내용이 들어간다, 이런 것으로 채운다"라고 뭐든지 써 보는 것.


아무 것도 안하기 때문에 그 대신 뇌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의 흐름들을 일단 뭔가 간단한 것부터 시작함으로써 점점 지워 나가고, 연구와 관련된 생각의 흐름들로 자연스럽게 채워 나가는 이 작은 용기가 나에게 필요하다.


Just make something,

just write something,

just start making something.


일단 뭐든 간단히 만들고 고치자.

Divide and conqu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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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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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라는 영어 속담은 공식 기록에 남겨져 있는 첫 사용 사례가 17세기였을 정도로 오래 되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이 가던 기본 원리라고 볼 수 있겠다.


일을 전혀 안 해도 망가지지만, 전혀 놀지 않고 일만 하는 것도 당연히 나쁘다. 그걸 누가 모르나. "놀 때는 놀고, 할 때는 해라"는 말은 너무 잘 알고 있고, 심지어 지도교수도 틈틈이 학생들에게 언급하신다. 하지만 일/공부를 해야 할 때 안 하거나 못하면 결국 놀 때에 일/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적어도 이 대학원 환경에서 내가 느끼기에는, "일할 시간에 최선의 집중력과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을 투입해서 그 시간 안에 계획하던 것을 이루고, 그 다음에 남들 쉴 때 너도 시간이 남는다면 쉬어라"는 식으로 해석될 뿐이다.


장기적으로 나는 일/공부에 최고로 집중해야 할 때 집중하지 못해서 결국 박사과정 기간 자체가 길어지고 말았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은 내 문제더라. 나와 환경이 비슷하거나, 나보다 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데도 결국 성취해 내는 사람들이 주위에 여럿 있는데 내가 그 자리에 못 간다는 것은 결국 나는 그 사람들만큼 해내지 못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된다.


집중해야 할 때 제대로 했어야 하는데, 집중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심리적으로 더 긴장과 부담이 가중되면서 쉬는 날에도 마음이 전혀 편하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정작 일을 하려고 쉬는 환경을 억지로 벗어나서 부자연스럽게 일을 하는 환경에 나 자신을 옮겨 놓으면, 아이러니하게도 또 집중을 못한다.

'이제서야 이 정도밖에 완성을 못 했다니'

'앞으로 해야 할 게 이렇게나 많은데 오늘 조금 해도 고작 얼마나 메꿀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내 안의 부정적인 생각들과 싸우느라 귀중하게 확보한 시간을 또 정신력을 소모하며 대부분 허비하고 만다. 이쯤 되면 강박장애 쯤 되는 정신질환이 생긴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학교에서 휴학을 끝내고 복학을 할 때에는 온라인으로 심리 검사를 하는데, 나는 우울감 수치는 정상으로 나왔고, 대신 불안감은 정상을 벗어난 중간 정도로 나왔다. 정확하게 내 상황 그대로 나온 것 같다.

평소에 집중을 잘 못해서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이 속상한데 집에서 가장+육아 역할도 충분히 못 하는 것도 미안하고, 아직 일하는 것이 아니니까 항상 부족하기만 한 재정,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만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은 미래로 인해 울화와 짜증이 합쳐졌다. 새벽에는 그 날 충분히 일을 못한 것이 속상해서 잠을 못 이루고, 당연히 아침에 일찍 일어나질 못한다. 조금 늦게 시작하는 하루가 또 속상하고, 연구실에 오면 또 충분히 집중을 못하고. 이러니 매사에 짜증이 날 뿐이다.


인생이 짜증스럽지만 난 절대로 죽고 싶지는 않다. 하루빨리 이 짜증나는 환경을 벗어나서 제대로 살아 보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나는 어딘가에 분명히 쓸모가 있는 사람인데, 지금 연구도 잘 안되고 박사학위 하나 받는 것에 대한 동기 부여를 상실한 것 때문에 이 흥미진진한 정보통신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싫다. 이 분야가 결코 재미없는 분야도 아니고, 누구보다 멋지게 살고 싶다. 생각하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내가 꼭 얻고 싶은 것들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오랫동안 공부해 와서,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는 박사학위를 쉽게 포기하지를 못하겠으니, 유일한 방법은 내가 스스로 동기부여를 갖고 단기간에 집중해서 이 지지부진한 과정을 끝내는 것밖에 없다.


(여기부터는 망상이니 심각하게 읽지 마시길...ㅋㅋㅋ)


하루빨리 뇌과학이 극단적으로 발전해서, 뇌 속의 감정적인 부분을 쓸데없이 자극하는 신경만 선택적으로 잠시 마비시키는 그런 기술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딱 1년만 나의 모든 감정적인 신경회로를 다 동결시키고, 잘 짜여진 목표들을 1년치를 기억해서, 오직 그 일들만 매일매일 주어지는 대로 처리하는 삶을 산다면 논문 두어 편에 학위 받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그렇게 딱 1년만 우울감/불안감이 모두 차단된 로봇으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딱 그렇게 전적으로 집중하는 기간을 두는 것이 인생 전체로 봤을 때에는 손해가 아니라 좋은 밑거름이 될 텐데 말이다.


설 연휴가 아무 의미가 없는 지금, 이런 헛소리라도 이 곳에 질러 둬야 또 잘 안되던 연구를 할 머릿 속의 빈 공간이 확보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이 곳에 헛소리를 남긴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 짜증과 불안의 말들 모두 토해 버리고, 다시 자존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채워넣고 재미있게 글과 코드를 고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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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특히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연구노트는 정말 중요하다. 연구노트를 그 목적대로 작성을 했을 경우, 연구의 진행 상황에 대한 기록이 모두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매일매일 연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실험 같은 것이 실패를 하더라도 그 기록이 모두 남으니까 어떤 형태로든 자산이 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은 종이로 된 연구노트 책자를 쓰겠지만,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오직 PC 화면만 쳐다보면서 하는 입장에서 전자연구노트도 쓸만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전자연구노트는 파일을 직접 업로드하는 방식이라서 내가 다른 프로그램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니면 그냥 메모장, 또는 이미지 등)을 사용해서 일단 만들어야 한다.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험 통계는 엑셀 파일, 랩세미나 발표를 하거나 교수님과의 의견 교환을 위해서 만든 슬라이드는 파워포인트 파일, 문서는 워드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내가 점점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써서 직접 파일을 만드는 경우는 줄어들고, 그냥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해서 문서/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을 바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만 가지고 논문 한 편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게 옛날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작업을 웹 기반으로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각종 개발이나 실험을 리눅스 환경에서만 하다 보니 그냥 아예 main PC를 리눅스로 쓰다 보니, 윈도우에 대한 접근성이 조금 떨어져서 더더욱 MS 오피스를 쓰지 않게 된 측면도 있다.


논문 작성은 Overleaf를 써서 tex를 웹 상에서 직접 고치고, 공동저자들에게 링크를 줘서 바로 확인하거나 서로 동시에 고치면 된다. 예전에는 tex를 쓰려면 프로그램을 별도로 써야 했지만, 웹 기반으로 하면서 훨씬 편해졌다. 게다가 MS 워드를 가지고 논문을 작성하면 예기치 않게 문서 레이아웃이 망가지거나 그림이 서로 겹치는 등 온갖 불편한 일이 생기는 데 비해, tex는 문법만 잘 알고 있으면 문서 레이아웃 망가질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으니 훨씬 좋다.

기본 아이디어에 대한 brainstorming 같은 일도 구글 문서나 구글 프레젠테이션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이것을 또한 링크로 공유해서 수정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는 MS 오피스가 제공하는 강력한 기능들까지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흰 바탕에 꾸밀 필요가 없는 검정색 텍스트와 간단한 도형 그림 정도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아직까지는 MS 엑셀에 비해 기능과 편의성이 많이 부족해서 이 부분은 아쉽다.


그리고 기존에 PC에서 MS 오피스를 써서 작업할 때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PC의 다운이나 하드디스크 고장으로 인해 파일이 망가지고 사라지는 등의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했는데, 요즘은 웹 기반으로 하다 보니 그런 걱정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순수하게 개인 PC에서만 모든 작업을 다 하던 시절과 지금의 완전한 웹 기반 환경 사이에 드롭박스(dropbox)를 활용해서 과거 저장 내역을 기억하고 만약의 사태에 파일을 복구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dropbox는 여러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구과제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문서들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지금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결코 없어지지 않을 hwp 파일들을 관리하려면 뭐..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hwp 파일만큼은 아직도 구글문서처럼 웹 기반으로 협업이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 혼자 또는 나와 지도교수, 공동저자 학생 한두 명이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논문을 쓰는 상황에서는 굳이 dropbox도 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면 결국 윈도우보다는 리눅스/맥이 더 편할 수밖에 없고, 윈도우 PC보다 리눅스/맥을 더 자주 활용하는 입장에서 구글 드라이브의 접근성이 MS 오피스에 비하면 훨씬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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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를 종합해서, 서면연구노트는 거의 쓰지 않고, 전자연구노트는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만들어지는 회의록, 발표자료, 보고서 파일들을 업로드하는 요도로만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전자연구노트를 개인연구에 잘 쓰지 않다 보니까 내 개인연구의 모든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구를 차분하게 진행시켜 나가기 위한 기록 매체가 마땅치 않게 되었다.


순수하게 내 개인연구 진행 상황을 매일매일 잘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간에 다른 일을 하다가 돌아오거나, 그 다음날에 다시 시작하더라도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최소화시킬 만한 환경이 필요했다. 사실 이런 목적을 충족해 주는 도구는 이미 널리고 널렸지만, 왠지 모르게 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 분야에서 단연 에버노트가 막강하겠지만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논문들을 잘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멘델레이(Mendeley)가 좋은 도구가 되겠지만 논문 이외의 문서들 관리하기는 힘들다. 트렐로(tello)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task를 분류하고 todo list를 관리하기에 좋아 보였지만, 여기에 코딩하면서 발생한 버그, 해결 방법, 논문 아이디어, 시뮬레이션 환경 등등 이것저것 다 기록하다 보니 오히려 너무 기록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서(카드의 제목, 카드의 description, 카드 내부의 댓글, 카드에 추가할 수 있는 checklist, 거기에 카드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custom label 등등...) 나만의 기준을 일일이 만들지 않으면 너무 중구난방으로 기록되는 바람에 나중에 오히려 찾아보기가 불편한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일처리를 끝내면 보관(archive) 처리를 해서 사라지게 되는데, 그렇게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남아 있기도 해야 하고, 그렇게 카드 수와 카테고리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자 오히려 관리하기 어려웠다. 트렐로가 이 모양이니 이와 유사한 Todo 관련 앱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슬랙(slack)은 공동저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발생한 대화 내용과 모든 파일이 다 시간순으로 기록으로 남아 있고 검색해서 찾아보기도 편했지만, 메신저의 대화창 자체를 기록을 저장하는 수단으로 쓰는 것은 너무 무리였다. (게다가 대화 개수가 10,000개를 넘어가면 그보다 과거의 내용은 돈을 내지 않으면 볼 수도 없다.)


위의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다 시도해 보는 과정에서, 모두 어느 정도 써 보다가 다 중단되었지만, 그러한 시도를 하는 동안에 병행해서 계속 기록을 남기던 가장 원초적인 수단은 결국 메모장(...)이었다.

그 어떤 서식도 넣을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나만의 indent를 가지고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기록을 남기고, 파일 이름은 날짜와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하고 (예: 180117_routing_table_update_issue.txt), 그 파일들을 dropbox 폴더에 모아 놓는 이 원시적인 작업만을 내가 멈추지 않고 해 오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강력한 도구보다는 불필요한 것이나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접근성이 좋은, 미니멀리즘 비슷한 것을 원했던 것일까?


결국 위와 같은 고민을 거쳐서 지금은 구글 드라이브에 폴더 하나를 통째로 모든 공동연구자들과 공유하고, 그 아래에 워드 문서를 큼지막한 이슈 별로 만들고, 그 문서 안에서 매일매일의 날짜마다 새 페이지를 만들어서 그날 겪은 문제와 그 전날의 문제를 해결한 내역, 앞으로 할 일 등을 그저 텍스트로 작성하고, 해결이 안된 부분은 빨간 글씨, 해결 완료한 부분은 파란 글씨로 표시하는 최소한의 서식만 남겨 둔 채 사용을 해 보았더니, 현재로써는 이게 가장 생산성이 좋다.


사실 '서투른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속담도 떠오르고, 연구가 정말 절실하거나 교수님께서 나를 더 많이 쪼시거나(...) 하시면 도구 따위가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내가 쓰기 편하고, 내 손에 잘 익으면 그만큼 마음의 거리낌이 줄어드는 만큼 연구에 집중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최근 5일 동안은 위와 같은 시도의 끝에 정착한 구글 드라이브와 최소한의 서식이 꽤 좋은 생산성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니까.


좀더 일찍 이런 손에 잘 익는 도구에 대한 고민을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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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후배들이 고생하고 있던 국제학회 논문 작업에 갑작스럽게 due date를 5일 앞두고 참여했고, 결론적으로 논문 제출까지 어떻게든 성사를 시켰다. (그게 accept될 지는 알 수 없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크지만, 적어도 not bad라고는 말할 수 있는 레벨이었다.) 그런데 내가 내 졸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개인연구와 이를 위한 저널논문 작업은 거의 1년 반이 되도록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나의 생산성은 어째서 이런 엄청난 극단을 찍고 있는 것일까?

이대로라면 내 연구 주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내가 내 개인연구를 대하는 태도가 심각하게 잘못되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다. 후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후배들과 같이 작업한 이 논문이었다.


이번에 후배들과 같이 작업했던 (원래 후배들이 이미 거의 5-6개월 전부터 연구를 시작해서 고생하고 있던) 논문을 작업하던 당시의 상황을 한번 되짚어 보았다.

  • 앞서 이미 언급했듯이, 나는 due date를 5일 남기고 지도교수의 요청에 의해 투입되었다. 
  • 그나마 후배들이 작성하던 이쪽 연구내용을 처음 구상할 때의 미팅에 몇 차례 참여했고, 후배들과 연구실에서 평소에 얘기를 나눴었기에 논문의 목표와 문제정의를 알고는 있었다.
  • 하지만 관련 분야 연구의 디테일은 약했기 때문에 후배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기 위한 related work가 절실했다. 5일 동안 우리 논문과 직접 연관된 논문 약 30편, 직접은 아니지만 작성 과정에서 참고하기 위해 약 10편, 합쳐서 약 40편 가량의 논문을 말 그대로 읽어'제꼈'다.
  • 연구내용을 따로 정리할 여유가 없어서, 오직 각각의 기존 연구 논문을 읽을 당시의 집중력과 기억에만 의존해서 바로바로 내가 하고 싶은 말로 바꿔서 논문 여기저기에 써놓았고, 그걸 나중에 앞에서부터 읽어내려가면서 논지에 맞는 말로 바꾸려고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절반 가량은 버렸다.
  • 이미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실험은 꽤 진행해 두어서 데이터가 있었지만, 그걸 설명하기 위한 구조 설계와 방법론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한데 지도교수님도 그 부분은 제대로 확인해 주시지 않았기에 (새로운 패러다임 같은 거라서 vision 제시에 몰두하셨지만, 그걸 실현시키려는 여러 가지 실제적인 시도에 대한 지적에서 교수님의 일관성이 없었다. 교수가 학생이 아는 전체를 똑같은 수준에서 다 알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임) 지도교수의 vision과 후배들의 구현 사이를 최대한 이어붙이기 위한 설계를 매일 고쳤고, 제출 직전 몇 시간 전까지 구조 설계를 후배들과 같이 토의했다. 제대로 된 연구라면 당연히 좋은 방법이 아니다. 뭐 일단 완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 나름대로의 실험 결과가 있었는데 그걸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지도교수와 이야기해서 승인받고 진행하기에는 즉시 만날 수가 없어서 너무 느렸기에 내 선에서 후배들과 계속 얘기해서 '이 결과를 이렇게 보여주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계속 검토했다.
  • 서론과 바로 다음 섹션인 Motivation(연구의 필요성) 부분을 내가 전적으로 맡아서 썼고, 지도교수가 시나리오가 틀렸다고 하면 작성했던 시나리오 전체를 폐기처분하고 새로 썼고, 그게 실제로 실험했던 내용과 일치하는지 후배들과 틈틈이 검토했다.
  • 이미 써둔 부분에 대해서도 수정할 곳이 눈에 띌 때마다 고쳤는데, 결국 시간이 부족해서 전체를 다 내가 직접 수정할 수는 없어서 후배들에게 "이렇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했다"고 내용을 통째로 만들어서 그걸 영어로 써 달라는 구체적인 요청을 해서 검토하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지었다.
  • 원래 개인적으로 쉬면서 포털 사이트 뉴스와 SNS를 보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이 넘었는데, 이 작업을 진행하는 5일 동안 뉴스와 SNS를 보는 시간이 거의 없었. 사실 논문을 찾다가 얻어걸린 알파고 인공지능 관련 뉴스 기사가 하나 있었던 기억은 난다. 어이없는 것은, 그 쪽의 기술 진보가 신기해서 바쁜 와중에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회사가 업로드한 arxiv 최신 논문을 또 읽어 보았. (...)
  • SNS 하는 시간 자체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웃기게도 좋아요를 누르거나 내가 직접 포스팅을 쓰는 등의 활동에는 차이가 없었다. 즉, 한번 좋아요/댓글 등으로 반응했던 것을 또 보거나,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하던 눈팅이 논문 쓰는 동안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비록 후배 두 명과 같이 작업했고 이미 논문의 전체 뼈대와 실험 결과가 어느 정도 나와 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논문을 제출하기 전 5일 동안 나는 '아, 내가 알고보니 이 정도까지도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해 준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즉, 반대로 말하면, 내가 졸업하겠다고 선언한 나만의 연구주제에 대해서 거의 1년 반 동안 정말로 형편없는 집중력을 보여 주었음을 증명해 주는 생생한 반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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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비슷한 사례가 작년에도 있었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하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던 후배가 재학 당시에 국제학회에 제출했던 (그 때도 내가 2저자로 같이 참여) 논문이 아쉽게 떨어지고 마침 후배는 졸업해서 나가는 바람에 리뷰를 보완한 후속 논문을 쓴다면 내가 혼자 작업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지도교수님에 의해서 '어디어디 학회에 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당 국제학회 제출 마감 약 일주일을 남겨 두고 받게 되어서, 일주일 동안 실험을 더 하지는 못하고 대신 글을 많이 고쳤다. 특별히 서론의 시작 부분인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 부분을 새로 썼고, 나머지 부분은 논리 진행을 유지한 채 문장과 표현만 바꿨다. 그렇게 해당 학회에 발표 게재가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나는 지금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있는 그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실제 실험환경을 세팅해 놨다가 문제정의를 설명하지 못해서 개발을 중단하고 시뮬레이션 환경으로 포팅하던 중이었다. 기존의 실험 환경을 그대로 시뮬레이션으로 옮기는 것도 오래 걸렸지만, 새로운 문제정의에 맞게 보완하는 작업은 아직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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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것일까?
내가 온전히 책임을 질 수 있고, 그 책임으로 인한 피해가 나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 마음을 놓아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가 책임감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위치에서는 그 반대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최근에 5일 만에 끝낸 논문 작업에 처음 투입되었을 때, 그 논문이 목표로 하는 학회는 분산시스템 분야에서 top을 달리는 유명한 국제학회였다. 내가 처음 투입되던 그 때의 논문의 작성 상태나 후배들과 지도교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으로 인해 후배들이 제출할 수나 있을지 회의적인 마음이 컸었다. 무모한 도전이었고, 미친 짓 같아 보였다. 
나 스스로 내가 뭐하러 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가 하는 생각을 가졌을 법도 한데, 오히려 정 반대였다. 그 때 나는 이걸 뜯어고쳐서 "적어도 이 국제학회에 제출해도 부끄럽지는 않을 만한 구색을 갖춘 논문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이상한(?) 목표의식이 생겨서, 스팀팩 맞은 테란의 마린마냥 날뛰었다. (...변태인가?) 후배들과 지도교수 사이에 거의 싸움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그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고, 후배들에게 결과물을 성사시켜 주고 싶었고, 이번 기회에 지도교수와 이 분야 연구하는 학생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간격을 최대한 좁혀야겠다는 쓸데없는 사명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개인연구 주제로 논문 제출이 끝나면 바로 저기 후배들 연구에 뛰어들어서 공동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그게 강제로 실현되다 보니 마음껏 날뛸 수 있었던 측면도 있다.

내 것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얼마 전의 그 5일 동안 느꼈던 이상한 희열(?)을 사실 내 개인연구에서 찾아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내가 남들이 연관되어 있는 일에 대해서는 긴장감이 확 높아지는 반면에 나 자신만의 목표의식에 대해서는 역설적으로 책임지고 싶지 않은 것일까? 잘 하지 못해도 그 피해가 나를 넘어가지 않으면 그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쓸데없는 겸손 탓일까? (사실 이쯤 되면 겸손이라고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아니면 혹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 때문은 아닐까?

이번 겨울이 마지막 기회인데,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생각해 봐야겠다.
나의 동기부여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걸 나 자신의, 내 인생을 위한 목표나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소명의식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잘 생각해 보고 내 개인연구에서도 목표를 향해 쉼 없이, 그리고 즐겁게 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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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와닿는 속담이 있다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일 것이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잠재적으로 가치가 있는 자원을 많이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정리하고 다듬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실제로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의미가 있다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논문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논문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그 동안 관련 분야에서 읽었던 논문들을 잘 정리하고 문제를 정의해서, 나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한 편의 논문을 만드는 과정이 구슬을 꿰는 과정과 다를 바가 없다.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러 분야(사실 이 "여러 분야"가 문제다)에 대해서 많은 논문들을 읽었고, 그 덕분에 논문을 보면 석사과정 때보다 짧은 시간 안에 논문의 요점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 논문이 출판이 안 된다면 그동안 논문들을 읽어서 쌓아 놓은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게다가 그동안 열심히 읽었던 논문들 중에서도 실제로 내가 졸업하는 데 필요한, 나의 개인연구 주제에 관련된 논문들만 놓고 보면 논문의 개수가 줄어든다. 그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개인연구 주제로 만들었던 논문을 조금씩 고쳐서 제출했다가 reject 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급한 불을 끄느라 동향 분석이 자꾸 미뤄지면서 "오래 되어 낡고 빛이 바랜 구슬"이 되어 가고 있다.

사실 내 논문이 reject 되었을 때 철저하게 분석해서 그 때 논문들을 새로 싹 정리하고 최신 논문들을 끊임없이 읽어서 정리해 두는 부지런함이 필요한데, 논문을 읽어 놓고 머릿속에 둔 채 방치했다가 점차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해서 파일 시스템 어딘가에 묻혀 있는 상태인 경우도 많았다.


내가 꼼꼼한 척 하면서도 무언가 하나를 할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과거의 습관으로 인해서, 지금처럼 졸업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나의 개인연구 역량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것만 같다. 이대로 계속 가면 안 그래도 기초가 부실한데 결국 논문을 내지 못하고 버리게 될 것이다.


이쯤 되니 오히려 내가 원래 연구하던 무선 모바일 네트워킹/라우팅 말고 지난 4년여 간 연구과제 실무책임을 맡으면서 타의에 의해서 습득한 소셜 컴퓨팅 쪽 지식을 정리해서 연구를 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평소에 과제는 과제대로 수행하고, 나머지 시간을 최대한 잘 써서 내 개인연구를 게을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나는 그동안 항상 과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개인연구할 시간은 항상 뒤로 밀렸으며, 그마저도 개인적인 일들과 가정 등에 밀려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나에게 더 큰 부담이 되어서 돌아왔다.


정말 인생이 쉽지 않다.

나의 부족한 노력과 체력, 그로 인한 연구역량 저하를 무엇으로 변명할 수 있겠는가?

정말 박사과정은 처절할 정도로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해야만 하는데, 그에 비해 나는 너무 자유로운 영혼인 것일까?

어쩌면 나는 박사과정이 내 적성에 안 맞는 것이었나?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기에는 너무 심하게 늦었다.


어쩌다 보니 인생의 진도를 반대로 해서 결혼에 육아부터 먼저 시작해 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그렇다고 가족의 우선순위를 마냥 최하로 미루지도 못한다.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여러 개의 과제를 최대한 덜 하려고 해도 이것조차 내가 그 동안 항상 나를 중심에 두고 모든 일처리를 하는 나쁜 습관 때문에 일에서 쉽게 빠지지도 못하고 있다. 그나마 교수님께서 많이 배려해 주시고 최대한 과제 일에서 빠지도록 해 주시는 것이 심리적인 위안이 될 뿐이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일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결국은 내가 내 스스로 manage해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내 습관과 과오를 곱씹으며 그때 좀더 잘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할 만큼의 여유도 없다. 정말 내 모든 주의를 개인연구에 집중시켜서 빨리 논문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시기이다.


아무래도 아래의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 연구실의 연구과제가 정확히 내 개인연구 주제와 일치하는 경우는 국내에서는 거의 없기 때문에, (만약 그렇다면 엄청난 축복이다) 과제에 너무 목숨을 걸고 여기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다 쏟아서는 안된다. 명심하자. 나 자신의 노력과 나의 시간은 한정된 자원일 뿐더러, 개인연구에만 투자해도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소중한 자원이다. 중요한 곳에 우선순위를 두고 아껴 써야 한다.
  • 괴로워도 내 개인연구 주제와 관련된 논문을 나만의 익숙한 체계 (언제든지 무의식적으로라도 꺼내서 확인할 수 있는 상태; 그것이 물리적이든 사이버 공간이든 관계 없이) 안에서 꾸준히 정리해 두어야 한다. 당장 연구과제 연차평가가 내일이라고 하더라도 내 개인연구에 대한 생각의 흐름을 묻어 두면 안 된다. 경험상 3일이 넘어가면 잊어버리기 시작하고, 다시 흐름을 복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며, 그러다가 보면 당장 하고 있는 실험 코딩을 하면서도 그것을 왜 하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마저 놓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 당장 어딘가에 제출하지 않더라도, 내 개인연구 주제 또는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항상 논문 형식으로 미리 만들어서 글을 조금씩 채워 놓아야 한다. 그게 단순한 메모 조각이어도 상관 없이, 논문의 틀에 어떻게든 글자들을 밀어넣어 두면 나중에라도 거기서부터 고쳐서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하나도 쓰여있지 않은 채로 갑자기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 due date가 잡히더라도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한다.


이제부터라도 구슬 서 말을 꿰어서 보배를 만들어야 한다. 구슬이 빛이 바래고 오래 되었으면 미련없이 버리자. 그렇게 해서 꿰어야 할 구슬이 모자라면 빨리 새로 모으자. 한번에 너무 크고 화려한 것을 만들 생각은 버리고, 졸업을 위한 최소한의 가치와 최단기간의 노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생각을 하고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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