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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 "비트코인, 경제적 가치 있어"…법원 첫 몰수 선고

링크: http://news1.kr/articles/?3221109



법무부 장관은 2주쯤 전에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돌덩어리'라고 했는데, 정작 법원에서는 비트코인에 경제적 가치가 있다며 범죄자의 범죄수익금을 몰수할 때, 범죄자의 비트코인 개인지갑도 같이 몰수했다. 법원은 비트코인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물품'으로 간주했다.


(한편 범죄자의 물리적인 물품은 경매를 통해서 현금화시키고 이를 국가에 환수하면 되는데, 과연 비트코인은 어떤 식으로 국고에 환수하게 될 지 궁금하다. 아마 거래소에 '적당한 시점'에 매도하지 않을까?)


정부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고민은 하면서 부처 간에 입장 차이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서 머리와 손과 발이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부처 중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해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법무부는 어떻게든 암호화폐 시장을 말려 죽이던지 아예 금지시키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모양새다.

반면에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는 여기에 과세를 잘 하면 돈이 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돌면서 규제를 어떻게 잘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듯 하고, 원래 법무부가 혼자 총대를 메고 거래소를 폐쇄하느니 돌덩어리라느니 하는 망언을 쏟아내기 전부터 태스크 포스(TF)를 운영해서 규제/과세 방안을 고민하고 있기도 했었다. 부총리도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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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암호화폐 기술 자체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고, 그로 인해서 당장 드러나는 문제 때문에 현재로써는 '통화'로 취급할지 '자산'으로 취급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비트코인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1세대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2세대와 3세대 암호화폐들이 지금도 수없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오픈소스 저장소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도 중앙집권화된 기관의 요구에 부합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 기반의 암호화폐들 모두를 아무 쓸모 없는 돌덩어리 같은 존재로 치부하기에는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고작 우리나라 혼자 틀어막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24시간 멈추지 않고, 인터넷이 되는 한 트랜젝션에 그 어떤 제약도 없기 때문에 이대로 발전해 가면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점차 보완해 간다면 우리의 일상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놓게 될 가능성도 있다.


대한민국에 이메일이 처음 도입되던 당시에 네이버 대표가 겪었던 일화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신기술에 대해 보수적인지 잘 보여주는 듯 하다.


(프린터로 인쇄해서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니까

가정집에 있는 프린터와 우체통을 없애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나는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정권의 차이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에는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를 통틀어 국가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하던 게임 산업을 '마약'과 동일한 선상에서 취급하며 때려잡았던 것을 돌이켜 보자. 대통령과 소수의 장/차관급 인사가 바뀌는 것 때문에 기술의 발전을 장려하거나 저해하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그저 신기술에 대한 태도는 똑같아 보이는데?

그냥 정당과 이념에 관계 없이 이미 '기득권'이 되면서 동일한 운명을 갖게 된 단체들과 그 수장들은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자신들이 아무 것도 안하면서 누리고 있던 부(富)가 이동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 아닐까?


IT 기술이 국내에 상당히 빨리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통신 인프라 하나만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설치될 뿐 정작 핵심기술 개발은 다른 나라에 다 뒤쳐져 있다. R&D 제대로 하는 통신사가 어디 있나? 겨우겨우 R&D 하는 척 퍼센트 기준으로 코딱지만큼도 못한 돈으로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있는 S모 텔레콤을 빼면 다 독과점 시장에서 꿀 빨고 있는 게으른 돼지들일 뿐이다.

5G 기술 가지고 TV 광고 내보내는 거나 '기술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5G 기술을 대단히 잘 하는 것 같지만, 5G 기술 쪽으로 국내 통신사가 무슨 제대로 된 논문을 쓴 게 있나? 다른 나라 부품 들여 와서 제일 먼저 조립해서 제일 먼저 통신에 성공했다는 뉴스 말고, 원천 기술을 먼저 개발했다는 뉴스는 본 적이 없다.

그나마 기술 도입이 빠른 통신 인프라 쪽에서도 이모양인데,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라는 신기한 물건이 나타나니까 무슨 외계 생물을 보듯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기득권이나 국가 리더쉽의 차원에서 IT 기술의 도입 자체를 반기고 진짜 육성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별로 의지가 없어 보인다. 말로만 4차 산업혁명이니, 지능정보 사회니, 인공지능이니 떠들어 대면서, 정작 그걸 어떻게 제대로 개발하고 써먹을 지에 대한 고민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지식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돈이 될 것 같은 것들에 대해서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려고 애를 쓰면서, 실제로 산업/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태도는 중국, 러시아만큼이나 폐쇄적이다. 기득권의 사고방식은 아직도 그저 2차 산업에 머물러 있으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기술에 대한 몰이해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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