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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목: "비트코인, 경제적 가치 있어"…법원 첫 몰수 선고

링크: http://news1.kr/articles/?3221109



법무부 장관은 2주쯤 전에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돌덩어리'라고 했는데, 정작 법원에서는 비트코인에 경제적 가치가 있다며 범죄자의 범죄수익금을 몰수할 때, 범죄자의 비트코인 개인지갑도 같이 몰수했다. 법원은 비트코인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물품'으로 간주했다.


(한편 범죄자의 물리적인 물품은 경매를 통해서 현금화시키고 이를 국가에 환수하면 되는데, 과연 비트코인은 어떤 식으로 국고에 환수하게 될 지 궁금하다. 아마 거래소에 '적당한 시점'에 매도하지 않을까?)


정부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고민은 하면서 부처 간에 입장 차이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서 머리와 손과 발이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부처 중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해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법무부는 어떻게든 암호화폐 시장을 말려 죽이던지 아예 금지시키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모양새다.

반면에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는 여기에 과세를 잘 하면 돈이 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돌면서 규제를 어떻게 잘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 듯 하고, 원래 법무부가 혼자 총대를 메고 거래소를 폐쇄하느니 돌덩어리라느니 하는 망언을 쏟아내기 전부터 태스크 포스(TF)를 운영해서 규제/과세 방안을 고민하고 있기도 했었다. 부총리도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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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암호화폐 기술 자체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고, 그로 인해서 당장 드러나는 문제 때문에 현재로써는 '통화'로 취급할지 '자산'으로 취급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에도 비트코인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고, 1세대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2세대와 3세대 암호화폐들이 지금도 수없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오픈소스 저장소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도 중앙집권화된 기관의 요구에 부합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 기반의 암호화폐들 모두를 아무 쓸모 없는 돌덩어리 같은 존재로 치부하기에는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고작 우리나라 혼자 틀어막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24시간 멈추지 않고, 인터넷이 되는 한 트랜젝션에 그 어떤 제약도 없기 때문에 이대로 발전해 가면서 드러나는 문제들을 점차 보완해 간다면 우리의 일상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놓게 될 가능성도 있다.


대한민국에 이메일이 처음 도입되던 당시에 네이버 대표가 겪었던 일화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신기술에 대해 보수적인지 잘 보여주는 듯 하다.


(프린터로 인쇄해서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니까

가정집에 있는 프린터와 우체통을 없애자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나는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정권의 차이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에는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를 통틀어 국가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하던 게임 산업을 '마약'과 동일한 선상에서 취급하며 때려잡았던 것을 돌이켜 보자. 대통령과 소수의 장/차관급 인사가 바뀌는 것 때문에 기술의 발전을 장려하거나 저해하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그저 신기술에 대한 태도는 똑같아 보이는데?

그냥 정당과 이념에 관계 없이 이미 '기득권'이 되면서 동일한 운명을 갖게 된 단체들과 그 수장들은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자신들이 아무 것도 안하면서 누리고 있던 부(富)가 이동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 아닐까?


IT 기술이 국내에 상당히 빨리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통신 인프라 하나만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설치될 뿐 정작 핵심기술 개발은 다른 나라에 다 뒤쳐져 있다. R&D 제대로 하는 통신사가 어디 있나? 겨우겨우 R&D 하는 척 퍼센트 기준으로 코딱지만큼도 못한 돈으로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있는 S모 텔레콤을 빼면 다 독과점 시장에서 꿀 빨고 있는 게으른 돼지들일 뿐이다.

5G 기술 가지고 TV 광고 내보내는 거나 '기술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5G 기술을 대단히 잘 하는 것 같지만, 5G 기술 쪽으로 국내 통신사가 무슨 제대로 된 논문을 쓴 게 있나? 다른 나라 부품 들여 와서 제일 먼저 조립해서 제일 먼저 통신에 성공했다는 뉴스 말고, 원천 기술을 먼저 개발했다는 뉴스는 본 적이 없다.

그나마 기술 도입이 빠른 통신 인프라 쪽에서도 이모양인데,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라는 신기한 물건이 나타나니까 무슨 외계 생물을 보듯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기득권이나 국가 리더쉽의 차원에서 IT 기술의 도입 자체를 반기고 진짜 육성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별로 의지가 없어 보인다. 말로만 4차 산업혁명이니, 지능정보 사회니, 인공지능이니 떠들어 대면서, 정작 그걸 어떻게 제대로 개발하고 써먹을 지에 대한 고민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지식이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돈이 될 것 같은 것들에 대해서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려고 애를 쓰면서, 실제로 산업/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태도는 중국, 러시아만큼이나 폐쇄적이다. 기득권의 사고방식은 아직도 그저 2차 산업에 머물러 있으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기술에 대한 몰이해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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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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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코인체크 거래소에서 해커에게 탈취당한 뉴이코노미무브먼트NEM(XEM) 전액을 고객에게 엔화로 보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해당 거래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http://corporate.coincheck.com/2018/01/28/30.html


아래는 위의 페이지를 구글에서 한국어로 번역한 내용:


동전 체크 주식회사 (대표 이사 사장 : 와다 코이치 장점 다음 : 당사)가 운영하는 가상 화폐 거래소 서비스 "Coincheck"에서 발생한 가상 통화 NEM 불법 송금에 따라 대상이되는 약 26 만명의 NEM의 보유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상 정책을 결정 했으므로, 알려드립니다.





1 월 26 일에 불법 송금 된 NEM의 보상 내용


총액 : 5 억 2300 만 XEM 
보유자 수 : 약 26 만명 
보상 방법 : NEM 보유자 전원에게 일본 엔으로 동전 체크 지갑에 환불 해드립니다. 
산출 방법 : NEM의 취급액이 국내외 포함한 가장 많은 테크 국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가상 화폐 거래소 Zaif의 XEM / JPY (NEM / JPY)을 참고하여 거래량 가중 평균을 사용하여 가격을 산출합니다 . 산출 기간은 Coincheck에서 NEM의 매매 정지시에서 본 릴리스까지의 가중 평균 가격에서 JPY로 환불 해드립니다. 
산출 기간 : 매매 정지 (2018/01/26 12:09 한국 시간) ~ 본 자료 배포시 (2018/01/27 23:00 한국 시간) 
보상 금액 : 88.549 엔 × 보유 수 
보상시기 등 : 보상시기 나 수속 방법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입니다. 또한, 환불 재원에 대해서는 자기 자금부터 실시하겠습니다.   





이번 불법 송금에 따라 일부 서비스 중지 등 고객, 거래처 관계자 여러분 께 불편을 드려 거듭 사과드립니다. 원인 규명 보안 체제 강화 등을 포함한 서비스 재개에 노력하는 동시에 금융 기관에 가상 화폐 교환업자의 등록 신청의 지속적인 노력도 아울러 앞으로도 사업을 계속하겠습니다 때문에,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아, 이래서 갑자기 비트코인과 XEM(NEM)을 비롯한 몇몇 코인 시세가 순간 폭등하고 있는 거였다.


밤중에 갑자기 비트코인에 장대 양봉이.. ㄷㄷ


하루지옥에 다녀온 XEM(NEM) 차트.


아직 다른 알트코인들이 크게 따라 올라가는 상황은 아니고, 우리나라는 월요일에 또 정부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서 쉽게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정부의 입장 발표는 거의 대부분 부정적이었으니까. 그걸 반영하듯 지금(1/28 오전 1시)은 오히려 원화 시세만 홀로 마이너스...

과연 지루한 횡보장을 마칠 수 있을까? 

아니면 횡보장이라도 좋으니 저점을 다시 높여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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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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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중순부터는 지루한 하락장의 연속이고 거래량도 작년 12월에 한창 오를 때에 비해 별로 안 나오고 정말 재미없는 장이 되었다.


그 와중에 비트코인 숏(Short) 청산이 한국시간으로 토요일(1월 27일) 새벽이라서 그 때를 기점으로 좀더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여 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기는 했고, 9000달러대의 시세까지 내려가기도 하던 며칠 전에 비해서 최근에는 조금씩 비트코인 시세가 저점을 높여 가며 11000달러를 저점으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는데...


금요일(1월 26일)에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에서 NEM(XEM, 뉴 이코노미 무브먼트) 약 580억엔어치가 사라졌다. 거래소에서는 NEM 잔고가 줄어든 걸 확인하고 나서 바로 알트코인들을 모두 거래중지 시켰고, 오후에 인터넷에서 일본 거래소 해킹설이 퍼지면서 순간적으로 모든 코인들 시세가 폭락했다.


(대장님도 소용없다. 며칠에 걸쳐서 겨우겨우 11000달러 내외로 높여놓은 시세가 단 3시간만에 1000달러 날라감 ㅜㅜ)


인터넷에서는 '해킹이다 vs 아니다'로 난리이고, 그 와중에 일시적으로 시세가 하락한 코인들을 줍는 용자들도 있던 때에, NEM 대표의 트윗은...


(NEM President: 해킹이라며?)



(비트코인은 맏형이니까 저정도지 알트코인 NEM은... 애도)


거래소가 해킹당한 것으로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었고, 코인체크 거래소 건물 앞에는 영하 4도의 한파(...)를 뚫고 나온 일본인 사용자(아마도 NEM 투자자)들 수십 명이 해명하라고 난리를 치고, 결국 밤에 공식 발표를 열겠다고 약속. 23시에 하겠다더니 23시 30분으로 미루고, 다시 30분을 미루더니... 결국 공식 석상에서 나온 말이,

  • NEM 해킹당한 거 맞음
  • 해킹당한 코인들은 고객들의 NEM이 맞음(...)
  • 마킹을 해 놓았다고 함 (정확한 건 모르지만, 코인을 탈취하면 어쨌든 블록체인 상에 트랜젝션이 모두 남으니까, 탈취당한 모든 코인에 표시를 해서 거래를 못 하게 조치를 취한 듯함. 결국 유효하지 않으니까 580억엔 분량의 NEM 코인을 소각시킨 셈이 되나? ㄷㄷ)
  • 다행히 NEM 코인만 해킹당했고, 다른 코인들은 안전함. (퍽이나 다행이군...)
  • 고객에게 보상할 수 있게 노력한다고 함. (하지만 어떻게 할런지? 보험도 안 되어 있을 텐데...)


그런데 진짜 해킹으로 판명이 났는데, 코인체크 거래소가 공식입장 얘기할 때쯤부터 공식 발표가 끝난 지금까지 오히려 떡락은커녕 비트코인 시세가 조금씩 다시 오르고 있다. 공식 발표에서 해킹이라고 못박아 주면 악재가 되어서 더 많이 떨어질 줄 알고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오후~저녁 시간 동안 이미 선반영된 하락분 외에 추가 하락은 없는 상태다. ㄷㄷ...


그런데 사실 한국 시간으로 1월 27일 토요일 새벽에 미국 시카고 선물 거래소의 비트코인 숏(Short) 만기라서, 그 때 숏을 청산하면서 큰손들이 다시 상승에 베팅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며칠 전부터 있었다. 사실 일본 코인체크 거래소 해킹 사건만 없었으면 비트코인 시세(Bitfinex 기준) 11000달러 선에서 시작했을 텐데, 해킹사건이 터지면서 10600달러 언저리에서 출발하면서 조금씩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나 저러나 안타까운 것은 맞다. ㅜㅜ


(BTC: 거래소 해킹 따위(?) 예전에도 여럿 있었잖아. 선물 만기라며? 영차영차~)


작년에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거래소 하나가 해킹당해서 파산신청을 하는 일도 있었고, 그보다 더 전에도 해외 거래소 해킹은 있었다. 예전에는 거래소가 해킹을 당하면 마치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 자체가 해킹이 가능한 것처럼 인식되어서 패닉셀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블록체인 자체를 해킹하는 것은 매우 비싼 행위라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정도는 투자자들이 알고 있고, 여러 번의 거래소 해킹으로 인해서 자기 코인은 개인지갑을 쓰던지 USB를 통해서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과 함께 제도적인 정비가 같이 진행되느라 정신없는 현재의 암호화폐 생태계에서는 거래소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는 것도 이미 많이들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NEM의 경우에 탈취당한 코인을 모두 마킹하면 아마도 모두 쓸 수 없게 되니까 사실상 코인을 소각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는데, 실제로 그렇게 될 경우 코인 개수가 줄어드니까 시세가 오르게 되는 side effect가 있는 듯 하다. (물론 코인을 탈취당한 원래 보유자들은 원래 있던 코인이 없어졌으니 명백한 손실이다. ㅠㅠ 거래소가 보상해 주는 수밖에.)


정말 다이나믹하다. 한동안 횡보만 하던 장에 이렇게 강제로 파도가 생기다니... 그나마 NEM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비하면 작은 편인 일본 태생의 코인이고 일본 보유량이 많아서 세계적인 여파가 적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해당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같이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 여러 개가 동시에 털렸으면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분위기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정말 1분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당장 내일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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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특히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연구노트는 정말 중요하다. 연구노트를 그 목적대로 작성을 했을 경우, 연구의 진행 상황에 대한 기록이 모두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매일매일 연구를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실험 같은 것이 실패를 하더라도 그 기록이 모두 남으니까 어떤 형태로든 자산이 될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은 종이로 된 연구노트 책자를 쓰겠지만, 하고 있는 모든 일을 오직 PC 화면만 쳐다보면서 하는 입장에서 전자연구노트도 쓸만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전자연구노트는 파일을 직접 업로드하는 방식이라서 내가 다른 프로그램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니면 그냥 메모장, 또는 이미지 등)을 사용해서 일단 만들어야 한다.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험 통계는 엑셀 파일, 랩세미나 발표를 하거나 교수님과의 의견 교환을 위해서 만든 슬라이드는 파워포인트 파일, 문서는 워드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내가 점점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써서 직접 파일을 만드는 경우는 줄어들고, 그냥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해서 문서/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을 바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워드/엑셀/파워포인트만 가지고 논문 한 편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게 옛날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작업을 웹 기반으로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각종 개발이나 실험을 리눅스 환경에서만 하다 보니 그냥 아예 main PC를 리눅스로 쓰다 보니, 윈도우에 대한 접근성이 조금 떨어져서 더더욱 MS 오피스를 쓰지 않게 된 측면도 있다.


논문 작성은 Overleaf를 써서 tex를 웹 상에서 직접 고치고, 공동저자들에게 링크를 줘서 바로 확인하거나 서로 동시에 고치면 된다. 예전에는 tex를 쓰려면 프로그램을 별도로 써야 했지만, 웹 기반으로 하면서 훨씬 편해졌다. 게다가 MS 워드를 가지고 논문을 작성하면 예기치 않게 문서 레이아웃이 망가지거나 그림이 서로 겹치는 등 온갖 불편한 일이 생기는 데 비해, tex는 문법만 잘 알고 있으면 문서 레이아웃 망가질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으니 훨씬 좋다.

기본 아이디어에 대한 brainstorming 같은 일도 구글 문서나 구글 프레젠테이션에서 간단하게 만들어서 이것을 또한 링크로 공유해서 수정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는 MS 오피스가 제공하는 강력한 기능들까지 굳이 필요하지도 않고, 흰 바탕에 꾸밀 필요가 없는 검정색 텍스트와 간단한 도형 그림 정도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글 스프레드시트는 아직까지는 MS 엑셀에 비해 기능과 편의성이 많이 부족해서 이 부분은 아쉽다.


그리고 기존에 PC에서 MS 오피스를 써서 작업할 때에는 항상 예상치 못한 PC의 다운이나 하드디스크 고장으로 인해 파일이 망가지고 사라지는 등의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했는데, 요즘은 웹 기반으로 하다 보니 그런 걱정이 거의 사라졌다.

물론 순수하게 개인 PC에서만 모든 작업을 다 하던 시절과 지금의 완전한 웹 기반 환경 사이에 드롭박스(dropbox)를 활용해서 과거 저장 내역을 기억하고 만약의 사태에 파일을 복구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dropbox는 여러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구과제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문서들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지금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결코 없어지지 않을 hwp 파일들을 관리하려면 뭐..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hwp 파일만큼은 아직도 구글문서처럼 웹 기반으로 협업이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 혼자 또는 나와 지도교수, 공동저자 학생 한두 명이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논문을 쓰는 상황에서는 굳이 dropbox도 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면 결국 윈도우보다는 리눅스/맥이 더 편할 수밖에 없고, 윈도우 PC보다 리눅스/맥을 더 자주 활용하는 입장에서 구글 드라이브의 접근성이 MS 오피스에 비하면 훨씬 좋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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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를 종합해서, 서면연구노트는 거의 쓰지 않고, 전자연구노트는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만들어지는 회의록, 발표자료, 보고서 파일들을 업로드하는 요도로만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전자연구노트를 개인연구에 잘 쓰지 않다 보니까 내 개인연구의 모든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구를 차분하게 진행시켜 나가기 위한 기록 매체가 마땅치 않게 되었다.


순수하게 내 개인연구 진행 상황을 매일매일 잘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간에 다른 일을 하다가 돌아오거나, 그 다음날에 다시 시작하더라도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최소화시킬 만한 환경이 필요했다. 사실 이런 목적을 충족해 주는 도구는 이미 널리고 널렸지만, 왠지 모르게 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이 분야에서 단연 에버노트가 막강하겠지만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논문들을 잘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멘델레이(Mendeley)가 좋은 도구가 되겠지만 논문 이외의 문서들 관리하기는 힘들다. 트렐로(tello)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task를 분류하고 todo list를 관리하기에 좋아 보였지만, 여기에 코딩하면서 발생한 버그, 해결 방법, 논문 아이디어, 시뮬레이션 환경 등등 이것저것 다 기록하다 보니 오히려 너무 기록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서(카드의 제목, 카드의 description, 카드 내부의 댓글, 카드에 추가할 수 있는 checklist, 거기에 카드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custom label 등등...) 나만의 기준을 일일이 만들지 않으면 너무 중구난방으로 기록되는 바람에 나중에 오히려 찾아보기가 불편한 지경이 되었다. 게다가 일처리를 끝내면 보관(archive) 처리를 해서 사라지게 되는데, 그렇게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남아 있기도 해야 하고, 그렇게 카드 수와 카테고리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자 오히려 관리하기 어려웠다. 트렐로가 이 모양이니 이와 유사한 Todo 관련 앱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슬랙(slack)은 공동저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발생한 대화 내용과 모든 파일이 다 시간순으로 기록으로 남아 있고 검색해서 찾아보기도 편했지만, 메신저의 대화창 자체를 기록을 저장하는 수단으로 쓰는 것은 너무 무리였다. (게다가 대화 개수가 10,000개를 넘어가면 그보다 과거의 내용은 돈을 내지 않으면 볼 수도 없다.)


위의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다 시도해 보는 과정에서, 모두 어느 정도 써 보다가 다 중단되었지만, 그러한 시도를 하는 동안에 병행해서 계속 기록을 남기던 가장 원초적인 수단은 결국 메모장(...)이었다.

그 어떤 서식도 넣을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나만의 indent를 가지고 위에서 아래로 순서대로 기록을 남기고, 파일 이름은 날짜와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하고 (예: 180117_routing_table_update_issue.txt), 그 파일들을 dropbox 폴더에 모아 놓는 이 원시적인 작업만을 내가 멈추지 않고 해 오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강력한 도구보다는 불필요한 것이나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접근성이 좋은, 미니멀리즘 비슷한 것을 원했던 것일까?


결국 위와 같은 고민을 거쳐서 지금은 구글 드라이브에 폴더 하나를 통째로 모든 공동연구자들과 공유하고, 그 아래에 워드 문서를 큼지막한 이슈 별로 만들고, 그 문서 안에서 매일매일의 날짜마다 새 페이지를 만들어서 그날 겪은 문제와 그 전날의 문제를 해결한 내역, 앞으로 할 일 등을 그저 텍스트로 작성하고, 해결이 안된 부분은 빨간 글씨, 해결 완료한 부분은 파란 글씨로 표시하는 최소한의 서식만 남겨 둔 채 사용을 해 보았더니, 현재로써는 이게 가장 생산성이 좋다.


사실 '서투른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속담도 떠오르고, 연구가 정말 절실하거나 교수님께서 나를 더 많이 쪼시거나(...) 하시면 도구 따위가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내가 쓰기 편하고, 내 손에 잘 익으면 그만큼 마음의 거리낌이 줄어드는 만큼 연구에 집중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최근 5일 동안은 위와 같은 시도의 끝에 정착한 구글 드라이브와 최소한의 서식이 꽤 좋은 생산성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니까.


좀더 일찍 이런 손에 잘 익는 도구에 대한 고민을 했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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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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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중순 들어서 암호화폐 시장에 꽤 큰 하락장이 왔다.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12월 중순과 1월 초에 찍었던 고점에 비하면 절반 가량이 빠졌으니, 과거에 여러 차례 있었던 (다만 직접 겪은 적은 없었던) 하락장들에 비견될 만 하다. 작년에도 몇 차례 이렇게 폭락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국민이 다 '가상화폐'라는 단어를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시가총액도 800조원에 육박하던 상태에서 폭락하다 보니 더 정신없는 것 같다.

암호화폐를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들어왔는데 폭락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아비규환이고, 투자(또는 투기)하지 않고 구경하고 있다가 '거 봐라 조심했어야지'부터 '모두 망해라'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고, '탈중앙화'를 적극적으로 반길 리가 없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좋게 봐줄 리가 없고 (그 와중에 코스닥 시장의 좋은 소식은 시기적절하게 열심히 띄워주고 있다), 뉴스에서는 암호화폐 폭락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문제 (화가 나서 TV를 부쉈다는 등의 인터넷 게시글 관련 보도)를 비롯해서 자극적인 소식을 내보내는 데 여념이 없다.


나도 암호화폐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지 이제 한달을 조금 넘겼기에 이런 큰 폭락은 처음 겪는 중이다. 물론 12월 8일에 소액으로 비트코인을 조금 사 뒀다가, 금새 고점인 2500만원으로 오르다가 곧바로 1400~1500만원대로 폭락한 뒤에, 오래 걸리지 않아서 다시 2100만원대가 되는 경험은 했지만, 그 때는 워낙 짧았기에 뭐라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이더리움을 비롯한 소수의 코인을 좀더 매수를 하면서 투입한 KRW가 커진 상태에서, 며칠에 걸쳐서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진정한 하락장의 무서움은 이번에 제대로 느끼고 있다. ㄷㄷ 멘탈이 멀쩡하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신경이 쓰이지만 뭐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는 없고, 걱정과 경각심이 반반씩 있다.


작년 12월에 한국 정부에서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느니 하는 강경한 발언을 쏟아낼 때에도 시장이 흔들리긴 했지만, 역시 중국이나 미국에서 시작되는 매도세에 비할 바가 아닌 듯 하다. 그러면서 cryptowat.ch 사이트에서 내가 매수했던 코인들의 차트 기록을 하나씩 보고 있으면, '이번에는 정말 망하는 거 아니야?'라는 의구심도 쉽게 들게 되는 것 같다.


차트를 쳐다보기만 한다고 해서 그만큼 시세가 오르는 것도 아니기에 과거의 하락장이 어땠는지 그 당시의 상황을 다시 설명해 주는 인터넷 게시물들을 살펴 보았는데, 커뮤니티 규모나 알고 있던 사람들의 수는 작았지만 지금과 같은 패닉 상황에 대한 묘사는 똑같았고, 나쁜 소식이 더 극단적인 기제가 되어서 난리가 나는 등 지금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그 때에도 '이번에는 망한다'는 사람과 '존버'를 외치는 사람 모두 있었고, 서로 자기 논리를 가지고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싸우고 있었고, 과거의 대하락장 당시의 코인 시장에 대한 악재들도 정말 무시무시한 것들이었다.

작년에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가 모두 폐쇄되는 일이 있었고 (우리나라도 똑같이 시도를 하다가 지금 보류 상태지만...), 그 때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했었다. 비트코인은 세그윗(SegWit) 이슈 때문에 가격이 폭락했다가 결국 비트코인 캐시가 떨어져 나오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더리움은 DAO 해킹 사태 때문에 문제가 되는 블록을 치우고 하드포크를 해서 새로운 이더리움(ETH)이 시작하는데 갑자기 기존의 블록체인을 유지한 채 신규상장해 버린 이더리움 클래식(ETC)이 나오면서 이더리움이 거의 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난리가 나기도 했었다. 아직은 초기라서 정보의 부족과 허술함을 악용하는 사기성(스캠) 코인이 나오고 그로 인해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법무부가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중에서 100조원을 날려버릴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중국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이어서 비트코인 채굴하는 회사 일부를 폐쇄시키는 과정에서, 중국 내의 모든 채굴장이 폐쇄될 것이라는 생각이 퍼져서 악재가 된 것 같다.


위에 말한 것들도 내가 작년부터 들어 왔던 일부분의 악재라서 실제로는 더 예전부터 더 많은 어려움에 시달려 오면서 지금까지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거품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1998~2001년의 닷컴버블 때의 IT기업들의 시가총액의 1/8보다 작은 수준이다 (닷컴버블 당시의 달러 가치를 지금의 달러 가치로 환산하면 더 차이가 클 수도 있음). 결과적으로는 닷컴버블 또한 거품이 꺼진 이후로 지금은 그 당시의 시가총액을 회복하였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회사는 잘 살아남아서 과거의 버블 때의 주가를 훨씬 뛰어넘었다.

그리고 매년 1월마다 변함없이 하락장이 있었고, 그 하락장이 아시아의 구정(음력 설날)을 앞둔 몇 주(24일 정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사이에 발생했으며, 그러한 하락장이 지나고 나서는 결국 시세를 회복했다.


작년 내내 나는 '비트코인 가격이 벌써 N이라니 너무 비싸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 N은 300만원, 800만원, 1000만원, 1300만원, 2000만원으로 계속 달라졌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내가 들어오고 나서 2000만원 전후를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어서 2000만원은 실제로 비싼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은 드는데, 이것도 최근 한 달 동안 보면서 드는 생각이라서 몇 개월이 더 지났을 때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이 있다.

 - 본격적인 버블이 이미 형성된 것일까, 아니면 아직 버블의 초반일 뿐일까?

 - 암호화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망하게 될까, 아니면 드라마틱하게 세계의 경제에 한 획을 그으며 영향력을 키우게 될까?

 - 이번 하락장은 정말로 심각해서 암호화폐를 망하게 만들까?


이것들의 답을 알았으면 마음이 편하겠지만, 뭐 알다시피 이 세상은 엔트로피가 너무 크고, 물리법칙에 의해 예상가능하게 움직일 것 같지만 나비효과에 의해 뭐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카오스의 세계다. 이쪽의 기술적 개념을 조금 살펴본 입장에서 코인을 '돌덩어리' 취급하는 사람들보다는 더 파급력이 크고 암호화폐 자체가 사장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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