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에서 민원24 사이트(http://www.minwon.go.kr) 로그인부터 서류 발급 신청 절차는 정상적으로 잘 되었는데, 결정적인 단계에서 가장 결정적인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인쇄 기능이다. ㅡㅡ;
(구글 크롬에서 민원24 사이트에 접속하면 위 스크린샷과 같이 문서 출력을 할 수 없다.)
크롬에서 민원 신청만 할 수 있고, 인쇄는 결국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다시 켜서 같은 페이지에 다시 로그인해 들어와서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럴 거면 크롬 브라우저에서 민원 신청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수 없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켜고 다시 로그인해서 민원 발급 페이지에 갔더니,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또 설치하라고 한다. 크롬에서는 안되는 인쇄 기능까지 포함된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용 플러그인이 당연히 필요한 거겠지만,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exe 프로그램인데 크롬에서는 안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는 되는 것도 이상하고, 브라우저가 다르니까 또 별도로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는 것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민원 신청 또는 민원 발급 페이지에 들어갔을 때 추가로 플러그인 설치를
요구하는 화면. 해당 플러그인은 민원 신청과 인쇄 페이지 양쪽에서 같은 이름으로 표시되므로,
인쇄 모듈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고 민원신청 기능까지 모두 포함된 통합 플러그인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전자정부가 어떤 기준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세계 3위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심지어 액티브X로 도배되어 있던 초창기 전자정부 (지금이 전자정부 3.0이니까 1.0~2.0 시절)가 세계 1위를 하던 적도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기능이 있고 없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사용성에도 많은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현재 세계 1위인 영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이 너무나 부럽다. 운영체제와 브라우저 종류, 심지어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접속해도 모두 원하는 정보를 제한 없이 얻을 수 있고, 게다가 모바일 기기와 PC 화면 각각에 대해서 최적의 가독성을 갖도록 디자인에서 배려가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 사이트는 그저 예뻐 보이는 게 우선이고, 애니메이션처럼 화려하게 움직이는 플래시로 상단 메뉴 바를 도배해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듯 한데, 이건 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해당 정부부처 어딘가에 있을 고위직 공무원이 보기에 좋은지부터 생각하며 눈치를 보는 듯 하다. 나름대로 디자이너들의 팔을 비틀어서 깔끔해 보이게는 만들고 있지만, 그마저도 전부 이미지로 도배되어 있으니 해외에 거주하는 국민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것이다.
그냥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신청서류를 발급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대신 PDF로 발급할 때 문서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일련번호 같은 것을 잘 이용해서 유효기간도 정의할 수 있으면, 사용자가 나중에 같은 파일을 또 인쇄하더라도 무효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모르는 복잡한 문제가 있는 걸까? (이미 지금 플러그인을 통해서 민원신청서류를 인쇄해 봐도 문서확인번호가 있다.)
그리고 어차피 인터넷으로 발급할 때 일부 문서(예: 주민등록등본)는 무료인데, PDF로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또 인쇄해서 쓰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개인이 다른 개인을 상대로 지금과 다른 오래 전 문서를 인쇄해서 사기를 칠 것이 염려돼서 그러는 것일까? 그런 경우에는 문서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문서를 받는 사람이 조회해 볼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여전히 내가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정부가 알면서 안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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