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주의사항>


*심리적으로 매우 안 좋을 때 작성한 글입니다. 글 전반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많은 점 양해를 바랍니다. 항상 이렇지만은 않습니다.


*글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려다가, 그냥 아직 어린 신앙인이 갖는 솔직한 고민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놔두기로 했습니다. 대신 이후로 점차 변해 가는 마음가짐을 새 글로 써서 공유하겠습니다.



<관련 글타래>


*번아웃 증후군이 온 것 같다, http://skylit.tistory.com/210

*회피성 성격장애와 번아웃 상태를 극복하고 싶다, http://skylit.tistory.com/211




돌 지난 아기를 키우는 박사과정 아빠가 교회에서 예배 찬양팀 리더와 함께 목자를 맡고서, 이제 재학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하루빨리 논문을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지금 맡은 역할에서 파생되는 다른 역할(예: 가끔 있는 비정기적인 행사의 찬양인도 부탁 등)에 대한 부탁이 계속 들어온다. 그 와중에 우리 아기도 다른 갓난아기들처럼 돌 직후에 겪는다는 병치레를 해서, 병원에 1주일씩 세 번 연속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하지만 교회에서 비춰지는 나는 그저 한 명의 젊은 아빠, 꾸준히 사역을 열심히 수행하는 든든한 일꾼이라서 언제라도 사역 부탁을 할 수 있는 젊은 장년이다. 


아무도 내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졸업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당장이라도, 논문을 제출해야 하지만 아직도 실험을 하느라 갈 길이 멀어서 답답한데, 수시로 끼어드는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한 요구들을 수용하느라 context change가 많아서 연구에 꾸준히 집중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나에게 소소한 '추가 사역'을 부탁하시는 어른 분들은 '잠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부탁하는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밑바탕에 갖고 계신 것 같다.


나는 심리적으로 너무 고갈되어 있다.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실제로 시간도 부족하다), 더 이상 마음의 여유가 없다.


남들이 보기에는 일상생활 중에 한 시간 정도 떼서 교회에 와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을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물리적인 한 시간이 아니라 10시간이 넘게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한참 하던 일을 중단하고 연구실을 벗어나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연구실에 복귀하면 방금 하던 일을 그대로 같은 속도로 할 수가 없다. 애석하게도 나는 그렇게 집중력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연구는 으레 잘 하겠거니 생각하는 것 같다. 알고 보면 나는 정말 능력이 부족해서 박사과정 연차가 늘어날 수록 내가 아직 이루지 못한 실적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말이다.



(불투명한) 졸업이 얼마 안 남은 대학원생 + 결혼한 장년층 + 갓난아기 육아에 대한 부담 + 줄어들지 않는 사역.

+ 하지만 추가로 여러가지 사역 부탁하기에 딱 좋은 젊은 평신도.


교회는 나 같은 사람을 신앙적으로 도와주는 것인지, 오히려 정신적으로 소비시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장년이라고 다 같은 장년이 아닌데...

나는 교회에서 청년들이 겪는 고민을 여전히 똑같이 고민하고 있는 '학생'이다.

교회 청년들이 겪는 재정난, 진로 고민, 학업시간 부족에 대한 고민을 똑같이 갖고 있다.

그리고 육아에 있어서도 갓난아기를 돌보는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하는 초보 아빠다.


아마 교회에 기혼자이면서 아이도 있으면서 동시에 대학원생인 사람은 비율상 매우 적을 것이다.

그래서 그만큼 신앙생활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것 같다.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을 하는지 모른다.


신앙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성경공부를 좀 해야 하는데, 예배시간에는 찬양팀 리더로써 찬양인도를 하고, 예배를 마치고 나서는 목장모임을 인도하는 목자 역할을 하느라 성경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 순전히 개인의 신앙생활만 갖고 사역의 영적인 에너지를 모두 감당해야 한다. 가정에서 육아에 치이고, 랩실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듯 시간을 쏟아넣느라 마음에 여유가 없고, 교회에서마저 사역부터 하느라 영적 재충전의 시간이 없기 때문에, 생각보다 영적인 체력이 그리 좋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영적이 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으로써는 맡은 사역들을 다 일시중지 하고 나를 그냥 아무 방해도 없이 연구만 하게 내버려 뒀으면 하는 심정이다.


과연 교회는 사역하는 평신도들의 신앙과 사역, 그리고 그들의 세상에서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올바로 이끌기 위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가? 당장 내가 그러한 시스템의 부재 속에서 온갖 서로 다른 정체성의 중첩으로 인한 사각지대에 놓여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소비되고만 있을 뿐이다.


아내 외에는 교회에서 아무도 내 어려움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젊으니까 그냥 다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청년 때부터 사역을 잘 하는 것 같으니까 그냥 놔둬도 잘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사역을 통해서 표면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듯 하지만, 나는 정말 신앙의 암흑기를 지나가는 기분이다.


나는 정말로 고민이 많다.

이 불구덩이 같은 삶을 내가 스스로 자초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채, 연구하다 말고 오는 주일 사역을 고민한다.

진로 선택, 결혼 결심, 자녀 계획 이 모든 것은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역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교회에 도움이 될까?

보이지 않는 영적 전쟁의 영역에서 내가 나쁜 영향을 계속 주는 것만 같아서 이 또한 속상하다.

그냥 내가 교회를 위해서 모질게 마음 먹고 이 모든 사역으로부터 사임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렵다. 도움을 좀 받고 싶다. 가능하면 졸업할 때까지 모든 사역을 중단했으면 정말 좋겠다.


교회가 이런 사각지대에 놓인 사역 맡은 젊은 장년층의 고민을 들어 주고, 그들이 소진되지 않고 올바른 길로 계속 성장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면 좋겠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
반응형

OS: Raspbian Jessie

Kernel version: 4.1.7-v7+

Device: Raspberry Pi 2 Model B



라즈베리 파이에서 리눅스 커널 헤더를 apt-get 으로 설치하면, 현재 OS가 실행 중인 것보다 낮은 버전이 설치된다. 실제 사용중인 버전의 커널 헤더를 설치하려면, 홈페이지에 가서 직접 다운로드받아서 설치해야 한다. (이전 포스팅의 1.2 Raspbian용 linux headers 다운로드/설치 항목 참조)


제는 이렇게 sudo dpkg -i로 헤더를 설치하면, 루트 권한으로 설치되면서 소스코드 파일의 퍼미션이 모두 루트만 읽고 쓸 수 있게 되어서 (아마도 600, -rw-------) 일반 유저 프로세스에서 접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래와 같은 작업이 모두 루트 권한 없이는 불가능해진다:

  • 커널 모듈을 비롯해서 리눅스 헤더를 참조해서 빌드하는 경우 (make를 sudo make로 해야 되는 상황... 따라서 생성되는 파일이 모두 owner가 root가 되어버린다)
  • ctags 같은 vim 플러그인에서 리눅스 헤더 소스에 접근하지 못하게 됨 (permission denied 처리되면서 소스코드를 로딩하지 못함.)


일단 설치 자체가 루트 권한 없이 불가능하므로, 설치를 다 하고 나서 수동으로 퍼미션을 조정하기로 했다. 일단 리눅스 헤더 최상위 디렉토리 위치에서, 하위 디렉토리에 있는 모든 소스 파일에 644 퍼미션을 줘서 root가 아니어도 read-only 접근이 되도록 했다.


$ cd /usr/src/linux-headers-$(uname -r)

$ sudo chmod -R 644 ./*



이렇게 했더니 하위 디렉토리에 접근 자체가 안된다. 

생각해 보니 디렉토리는 755 퍼미션(drwxr-xr-x)을 줘야 한다. ㅡㅡ;

다행히, 현재 위치에서 하위에 있는 모든 디렉토리의 퍼미션을 755로 변경하는 방법도 있다. [1]


$ cd /usr/src/linux-headers-$(uname -r)

$ sudo chmod 755 $(sudo find ./ -type d)



<추가사항>

여기까지 하면 ctag 같은 작업에는 문제가 없지만, make는 여전히 안될 때가 있다.

가끔 make가 scripts 디렉토리에 있는 실행 파일을 써야 할 때가 있어서 그렇다.

scripts 디렉토리에 있는 실행 파일들도 디렉토리와 마찬가지로 755 퍼미션을 걸어 줘야 한다.

$ cd /usr/src/linux-headers-$(uname -r)/scripts

$ sudo chmod -R 755 ./*

$ sudo chmod -R 644 ./*.[ch]


scripts 디렉토리 안에 실행파일이 아닌 소스 파일들도 있어서 소스 파일은 그냥 실행 옵션을 뺐다.


이제 sudo 없이 make도 잘 되고, ctags도 잘 작동한다. ^^




<참고자료>

[1] "How to chmod all directories except files (recursively)?", http://superuser.com/questions/91935/how-to-chmod-all-directories-except-files-recursively/91966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
반응형

Host OS: Ubuntu 14.04 Desktop (amd64)

Guest OS: Windows 10 (64-bit)


우분투 머신에 원격 접속을 하게 되면, XRDP를 쓰든 VNC Server 종류를 쓰든 상관없이 키보드 키의 연속 입력이 안 되는 문제를 경험한다. 사실 문제가 있어어 안 되는 것이 아니고, 의도적으로 연속 키 입력을 꺼 놓아서 그렇다.


콘솔을 제외하고 (콘솔은 어차피 로컬 게스트 머신의 접속 프로그램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리눅스 머신에 그래픽 기반의 원격 접속을 하면, 내부적으로는 VNC가 가장 밑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VNC에서 연속 키 입력 옵션이 꺼져 있으면 RDP 클라이언트에서 별 짓을 다 해도 소용없다. 확인해 보니 VNC에서 옵션으로 켜고 끌 수 있다. [1]


VNC 서버 입장에서 연속 키 입력을 켜는 방법:

$ x11vnc -R repeat


반대로 연속 키 입력 기능을 끄는 방법:

$ x11vnc -R norepeat



*추가

참고로 우분투에 x11vnc 패키지를 설치하고 나면 시스템 부팅 시 자동실행 되는데, 이 때 키입력 연속 설정을 켜려면 /etc/init/x11vnc.conf 파일을 고쳐야 한다.


/etc/init/x11vnc.conf 파일

start on login-session-start

script

x11vnc -xkb -noxrecord -noxfixes -noxdamage -R repeat -display :0 -auth /var/run/lightdm/root/:0 -forever -bg -o /var/log/x11vnc.log -rfbauth /etc/x11vnc.pass -rfbport 5900 

end script



다만 버그가 있는데, 괄호 문자 '(' 또는 ')'를 입력하면 연속으로 입력하지 않는데도 계속 입력되는 현상이 있다. 가만히 두면 계속 타이핑되기 때문에 백스페이스 키를 눌러서 중단시켜야 한다. 전체적으로 연속 키 입력이 안되는 것보다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쓰는 편이 나을 것 같다.

<2016.05.24 수정> 괄호 문자가 반복 입력되는 버그는 다음에 재접속할 때는 또 발생하지 않았다. 그때그때 다른 것 같은데 원인은 아직 모르겠다.




<참고자료>

[1] https://lighttomorrow.wordpress.com/2015/04/16/vnc-server-setup-guide-for-ubuntu/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
반응형

요즘은 정말 정보가 폭발하는 시대다. 인터넷 덕분에 각종 공부할 것들에 접근하기는 아주 쉬워졌다. 하지만 그로 인한 전 세계적인 시너지로 인해서 정보의 재가공 결과물이 또다시 인터넷에 아주 빠르게 대량으로 올라온다.

매달 내 연구의 큰 주제에 해당하는 무선 네트워킹, 사물 인터넷 등에서 생산되는 논문들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이걸 다 읽어보고 따라잡으려고 한다면, 다 읽기 전에 이미 엄청난 양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쌓여 있을 것이다.


결국 아주 세밀하고 자세한 분야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으면 엄청난 정보의 생산과 기술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물론 좀더 똑똑한 사람은 더 빨리 논문을 읽고, 더 빨리 자기 문제를 만들어 내서 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이고, 나처럼 그렇지 못한 보통의 사람은 부족하게나마 아주 작은 기여라도 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돈이 돈을 부른다'는 말처럼, 이렇게 지식이 새로운 지식의 생성/누적을 가속화시키는 정보의 지수 상승(exponential) 시대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연구실에서 광범위한 부분을 조금씩 공부했었다. 최근 들어서는 졸업의 압박 때문에 내 본래 연구주제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수렴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생각하기에도 과할 정도로 넓은 분야를 조금씩 건드리고 있었다.


어쨌든 메인 연구주제는 상황인지 무선 네트워킹 기술이다. 서비스의 다양성을 네트워크가 지금보다 더 많이 이해해서 무선 네트워크의 세밀한 부분을 자동으로 맞춤형 조작을 해서 전체 성능을 높여 보려는 시도이다.

연구실은 오래 전부터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스템을 가지고 대형 연구과제도 여러 번 수행했고, 지금도 과거의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사물 인터넷(IoT) 플랫폼으로 발전시켜서 계속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 시스템(System)에 전산학의 대부분의 연구내용이 컴포넌트 또는 모듈로 들어가기 때문에 무엇이든 새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왜 문제인지는 이어서 생각해 보겠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연구실 입장에서는 전체 시스템의 목적에만 부합한다면 끊임없이 새로운 연구를 적용시킬 수 있어서 좋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연구주제가 막 적용되기 시작했을 때에 맞춰서 공부를 시작하면 더없이 좋지만, 얼마 전까지 공부했던 주제와 새로 중요성이 부각된 주제가 공존하는 시기에는 이 모든 주제를 다 공부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특히 박사과정에게 부담이다. 석사과정은 IoT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주제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쯤 돼서 졸업해서 나가는 경우가 많고, 본격적으로 공부해야 할 때쯤 돼서 새로운 석사과정 신입생이 들어오기 때문에 대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박사과정의 경우에는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역할과 함께 석사과정의 사수가 되어서 같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석사과정에게 약간의 지도(지도교수만큼의 지도가 아니라, 지도교수까지 포함한 세 명이 함께 연구하는 상황에서의 도우미 역할)를 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지금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연구주제를 섭렵해야 한다.

 문제는 "서비스(service; application)"와 인접한 시스템, 또는 실제 응용되는 사례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시스템을 연구/개발할 때 특히 부각된다.


위와 같이 "동시에 우물을 파는 상황"은 어떤 연구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우리 연구실은 전산학부 소속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타 전공의 대학원 연구실들과 연합해서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도교수님은 그 공동연구 과제의 총괄책임자가 되셨고, 자연스럽게 나는 실무책임자가 되었다.

IoT 시스템과 무선 네트워킹 기술 정도는 서로 포함되는 관계였고, IoT 환경에서 무선 네트워킹이 직접 쓰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컴퓨팅 시스템에서 네트워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역할을 현실적으로 맡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타 대학원과의 공동연구는, 사실 내 입장에서는 범위가 너무 넓어지고 말았다. 


공동연구과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웹의 각종 정보를 크롤링해 와서 분석하고, 그 분석결과를 가지고 새로운 정보를 추천하는 데이터마이닝을 핵심으로 하는 과제이다. 다른 연구실은 SNS 데이터 수집, 자연어를 형태소 분석해서 정형화하는 과정, 그 정형화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각종 의미(감정, 행동 등)를 찾아내는 연구, 유사한 개념 간 연관성을 정의해서 정보 추론/추천을 하는 연구 등을 수행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연구실에서 그동안 만들어 온 IoT 시스템이나 무선 네트워킹 기술에서 그 어떤 세부 컴포넌트도 적용시킬 수 없었다. 분야가 달라도 너무 달랐으니까. 공통점이 있다면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것밖에 없었다.


IoT 시스템이나 그보다 소규모의 통신 시스템을 만들면서 배웠던 각 세부기술의 요구사항 분석, 각 세부기술을 대표하는 블록 정의, 블록 간 상호작용, 전체 시스템 구성 작업을 이 공동연구과제에 적용할 수는 있었지만, 한번도 시스템 구축을 해본 적 없이 각자 자기 세부 기술만 열심히 연구해 오던 학생들 데려다가 시스템 구축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그 와중에 우리 연구실도 그 '데이너 마이팅 시스템'에서 하나의 컴포넌트를 맡아서 연구해야 했으므로, 그나마 기존 IoT 시스템과 연관지을 수 있는 내용을 찾아서 골랐고, 이걸 바탕으로 실제로 구현까지 해야만 했다. 당시 과제는 사업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이름은 원천기술 개발이지만 실제로 당장 창업해서 서비스를 돌릴 수 있을만한 완성도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여담이지만, 정말 그 당시에 돈은 쥐꼬리만큼 주고 원천기술에 시장성까지 바라던 미래부가 그렇게 미울 수 없었다. 그래 놓고는 우리 과제가 논문 실적도 초과달성하고 정량적 목표치도 초과달성 했더니, 총 3년의 연구기간 중에서 2년차를 마치는 시점에서 이미 할 거 다 했으니 더 할 필요 없다면서 조기종료 시켜버렸다. 말이 좋아서 조기종료지, 원래 총 3년 동안 매년 5억씩 총 15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해 놓고서 10억만 주고 과제를 잘라 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 짤렸는데 허울 좋게 '조기종료' 라는 말을 붙줬을 뿐. 

(여기서 미래부 내부에서도 예산 쟁탈전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예산이 없으면 결국 없는 논리도 만들어서 있는 과제를 잘라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으며, 그래놓고 트렌드를 반영할 만한 새로운 주제로 그 돈을 다시 쏟아붓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이런 여건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원천기술"이 제대로 개발될 리가 없다. 일본이 IPv6를 꾸준히 지원해서 결국 IPv6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를 갖게 된 점을 본받아야 한다. 물론 IPv6 자체가 여전히 활발히 쓰이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제대로 된 주제를 발굴하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니까...)


아무튼 이런 과정 때문에 내 고통의 기간은 2년 더 늘어났다. 애초에 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많이 떨어지는 과제를 관리해 오다가, 그 과제가 중간에 짤리니까 중단된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서 새로 제안서를 썼고, 결국 또다른 2년짜리 공동연구 과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도 우리 연구실은 무선 네트워킹과 전혀 상관이 없는 데이터 마이닝에 관련된 세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제로 개발을 수행하는 석사과정 학생은 그게 본인의 석사과정 연구주제와 일치하기 때문에, 나는 논리와 방향이 맞는지 보고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이겠다. 물론 여전히 지도교수님이 총괄책임자시기 때문에 다른 연구실과의 상호작용 및 전체 시스템 구성은 결국 내가 해야 한다.)


이렇게 학제간 연구를 강요받으며 지금까지 왔다. 박사과정을 하면서 이렇게 생각외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게 된 것이 장기적으로 결코 손실은 아닐 것이다. 결국 모두 도움이 되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 주기도 하고, 내가 잘 못하는 전체 그림을 그리는 훈련을 계속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렇게 공부했던 분야들을 조합해서 아주 똑똑한 네트워킹 기술을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IoT 시스템의 데이터 마이닝 과정을 더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졸업을 해야 하는 박사과정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지나치게 넓은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독이 되는 것은 아닌지도 걱정될 수밖에 없다. 박사학위의 의미 [1]에서 보듯이, 하나의 세밀한 연구분야의 정점에 와서 그 벽을 뚫어 나가야 하는 것인데, 이렇게 다양한 여러 개의 분야에서 그 정점에 못 미치는 수준까지 공부하느라 정작 내 메인 연구주제를 소홀히 하게 되서 졸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수시로 엄습해 오기도 한다.


이제는 더이상 박사과정을 오래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만큼 시간이 많이 흘렀고, 남은 시간도 이제 얼마 없다. 이제 더이상 늘릴 수 있는 재학연한도 없는데 휴학까지 해 가면서 박사과정을 연장하고 싶지는 않다. 남들은 연차 이내에서 뚝딱 잘도 해내는데, 나는 위와 같은 과정을 겪느라 집중하지 못했다고 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변명을 하면서 지금 이 상태가 되었다. 정말 자존심 상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여러 우물을 최대한 파 두는 것은 결코 손해볼 것이 없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지금만큼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나는 그동안 너무 순진하게 주어지는 대로 닥치는 대로 다 공부해서 모두 다 소화시킬 수 있을 거라 착각하고, 그게 이렇게나 오래 걸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스스로의 역량을 과대평가 했거나 자신을 속여 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정말 슬프지만, 나는 잘 나가는 IT 천재들처럼 그렇게 똑똑하지 못하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동시에 지혜롭게 공부하고 싶다. 내 목표 달성을 위해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결정해서 움직이고 싶다. 나는 언제쯤 이런 것들을 잘 조율해 가면서 내 인생을 내가 앞가림해낼 수 있을까? 바보같지만, 내일은 오늘보다는 덜 바보같기를 바라며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자.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좀더 지혜로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오늘 남은 하루 동안에는 내 졸업연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으면 좋겠다. 제발 집중 좀 해 보자. ㅜㅜ




<참고자료>

[1] 박사학위의 의미, http://wintree.tistory.com/203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
반응형

Model: Raspberry Pi 2 Model B

OS: Raspbian Jessie (2015.09.24)

Kernel: 4.1.7-v7+

gcc: 4.7.3

WLAN device: Netis WF2190 (RTL8812au)


라즈베리파이에 RTL8812au를 소스코드에서 빌드하는 순서는 PC에서 하는 것과 같고, 다만 Makefile 내용만 약간 수정하면 된다. [1]



<선행 요구사항>

*리눅스 헤더 소스가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그외 빌드에 필요한 패키지들이 필요할 수 있다. Make 과정에서 빌드 에러가 나는 경우 해당 에러를 없애줄 관련 소스코드를 설치하는 식으로 해야 할 듯.

*라즈베리파이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참고: 라즈베리파이 리눅스 헤더 설치>

사실 커널 버전 4.1.7-v7+ 를 apt-get install에서 설치할 수 없다. 그래서 직접 리눅스 헤더 소스를 받아서 수동 설치해야 하고, 수동으로 설치하려면 특정 버전의 gcc와 dkms가 필요하다. 현재는 gcc-4.7을 필요로 하고 이것은 apt-get install로 되길래 설치했다.


$ sudo apt-get install gcc-4.7

$ sudo apt-get install dkms

(참고로 둘다 수십 MB의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한다.)


헤더 소스 설치파일은 deb 파일로 되어 있어서 dpkg로 설치한다.


$ sudo dpkg -i linux-headers-4.1.7-v7+_4.1.7-v7+-2_armhf.deb




<RTL8812AU 드라이버 설치>


PC용 설치와 마찬가지로 git에서 드라이버 소스코드를 받는다.


$ git clone https://github.com/gnab/rtl8812au.git

$ cd rtl8812au



Makefile을 열고 아래와 같이 일부분을 수정한다.


...(생략)...


CONFIG_MP_INCLUDED = n

CONFIG_POWER_SAVING = n

CONFIG_USB_AUTOSUSPEND = n

CONFIG_HW_PWRP_DETECTION = n

CONFIG_WIFI_TEST = n

CONFIG_BT_COEXIST = n

CONFIG_RTL8192CU_REDEFINE_1X1 = n

CONFIG_INTEL_WIDI = n

CONFIG_WAPI_SUPPORT = n

CONFIG_EFUSE_CONFIG_FILE = n

CONFIG_EXT_CLK = n

CONFIG_FTP_PROTECT = n

CONFIG_WOWLAN = n


...(중략)...


CONFIG_PLATFORM_I386_PC = n

CONFIG_PLATFORM_ANDROID_X86 = n

CONFIG_PLATFORM_JB_X86 = n

CONFIG_PLATFORM_ARM_S3C2K4 = n

CONFIG_PLATFORM_ARM_PXA2XX = n

CONFIG_PLATFORM_ARM_S3C6K4 = n

CONFIG_PLATFORM_ARM_RPI = y

CONFIG_PLATFORM_MIPS_RMI = n


...(생략)...


이어서 빌드 및 설치 과정을 진행하면 된다.

$ make
$ sudo make install
$ sudo mobprobe 8812au





<참고자료>

[1] https://www.raspberrypi.org/forums/viewtopic.php?p=706261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