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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IMES 기사 제목: 정수기까지 원가에 파는 샤오미의 ‘숨은 전략’

링크: http://www.ttimes.co.kr/index.html?no=2015102816307770048


연구실에서 그동안 공부한 게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산 시스템, 사물 인터넷 시스템 쪽이다 보니, 내 입장에서 볼 때 샤오미는 전형적인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회사 같다.


(인용) "퇴근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손목에 차고 있는 미밴드를 인식한 스마트 전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공기청정기와 정수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샤워를 마치고 체중계에 오르자 몸무게가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연동된다. (후략)"



T-TIMES 기사에서도 언급하듯이, 샤오미의 핵심 역량은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생산하는 모든 기기를 MiUI라는 자사의 플랫폼에 연동시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컴퓨터가 아닌 일상 생활 속 기기들이 네트워크를 통해서 스마트폰 또는 다른 기기와 연결되면 그것이 곧 스마트홈이자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가 된다. (사물인터넷은 홈, 산업, 농업 등 분야에 따라서 강조하는 특징이 다르니까)


현재 샤오미가 스마트 플러그, 정수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판매하므로, 앞으로 더 다양한 '사물'들을 MiUI와 연동되게 해서 저가에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무엇을 더 만들어서 판매할지는 상상하기 나름이겠지만, 이미 스타트업에서 소개되기 시작하는 '사물'들을 생각해 본다면 컵, 의류, 의자, 테이블, 침대 등등 일상 생활에 연관된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다다만 자동차는 소형 가전처럼 쉽게 만들 만한 물건은 아니니까, MiUI 플랫폼을 돌리는 자동차까지 만들어 팔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아니면 다른 자동차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할 수 있을 듯.


핵심 창업 멤버들이 구글/MS 출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니까, 요즘 전산 분야에서 핫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적용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MiUI를 통해서 제품들 간의 연동이 가능해진 다음에는 각 사용자마다 샤오미 제품을 사용하면서 누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서 샤오미 제품이 개별 사용자의 습관/성향에 맞게 자동으로 개인화 설정을 해주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똑같은 샤오미 제품들이 설치된 2개의 집이라도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서 기기의 자동 실행 여부와 세부적인 설정이 달라질 수 있다. 더 나가면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홈 세팅을 참고해서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샤오미 기기들 간 연동 방법을 추천해 줄 수도 있다.


기사에서 나오는 샤오미가 판매하'콘텐츠'는 게임, 영화, 전자책 등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이쯤 되면 샤오미는 집에 설치되어 있는 샤오미 제품들 간에 어떻게 연동하고 어떻게 자동으로 실행되어야 하는지 명세하는 무형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수준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개별 제품을 제어하는 수준이 아니고 내가 지금 속해 있는 스마트홈 공간 전체가 나를 위해서 자동으로 움직여 주는 것처럼 보이는 설정을 '콘텐츠'처럼 팔 수도 있지 않을까?


더 극단적인 상상을 한다면, 내가 샤오미 폰을 들고 여행지의 호텔 방에 들어갔는데, 그 호텔 방에 있는 모든 샤오미 기기들이 나를 인식해서 조명의 색상, 조명의 밝기, 온도, 즐겨듣는 음악, 즐겨 마시는 종류의 커피 등... 즉석에서 호텔방을 우리집처럼 꾸며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호텔이 아니라 친구집에 놀러간다면 친구와 나의 성향 차이가 있으니까 누구에게 얼마나 맞춰줄 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이것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에서 오래 전부터 연구된 conflict resolution 논문을 가져와야 될 만큼 재미없는 얘기가 될 것이므로 패스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사실 샤오미에게만 국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자사의 가전제품 라인업을 모두 이렇게 만들 수 있으며(이미 삼성 링크, AllShare, LG전자 홈챗 등이 그 가능성을 약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샤오미보다 생산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샤오미는 아직 라인업을 구축하는 중이니까, 더 빨리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말도 안되는 샤오미의 가격 정책은 큰 고민거리가 되겠지만... 삼성전자는 타이젠 플랫폼을 자사의 사물인터넷 기기들을 연동하는 데 사용할 것이므로, 위에 언급한 샤오미의 MiUI 중심의 연동을 타이젠 중심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구글, 애플은 자율주행 자동차도 개발하고 있으므로 더이상 말할 것도 없다. 


어찌됐든 사물인터넷 시대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홈과 같은 일상생활 영역에서의 사물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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