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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2월 6일 새벽 4:40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도착 예정시간이 5:10이었는데 역시 빨리빨리의 민족이라 그런가... ㄷㄷㄷ 무지 빨리 왔다.

0. 자가격리 숙소 예약

귀국하기 전(1월 말), 내 실제 거주지역 관할 보건소에 자가격리 방법을 물어보니, 기본적으로는 자택에서 격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었다. 집에 동거가족이 있다고 했더니 화장실과 연결된 안방에서 혼자 격리하라고... 하지만 우리집의 동거가족은 갓난아기도 있고, 출장기간 동안 심지어 아기가 아파서 입원도 했었기 때문에 내가 집에 가봤자 아내의 불편만 가중시킬 뿐 장점이 없어서, 아예 별도로 자가격리숙소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위홈(https://www.wehome.me/) 플랫폼이 도움이 되었다.

1. 귀국, 자가격리 숙소 이동

미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방역택시는 미리 예약을 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마침 같은 시기에 발생한 한파 때문에 항공기 편성과 시간이 두 번이나 바뀌면서 한국 도착 시간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 인천공항에서 검역, 세관신고 등을 모두 마치고 나왔더니(Arrival 구역) 바로 방역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내가 예약한 서울에 있는 자가격리숙소 주소를 말했더니 서울 지역으로 가는 방역택시가 그 자리에서 바로 배정되었고 (기사님이 대기하고 계셨음), smooth하게 숙소까지 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요금은 인천공항~서울시 중구 이동 기준으로 약 8만원이 나와서, 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사와 분리된 방역처리된 탑승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이동 등을 고려했을 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나 혼자 7박 8일(공항 안내에 따르면 만 7일을 반드시 있어야 한다)의 자가격리 생활 시작.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 깨끗한 숙소인 듯 ㅎㅎ
첫째딸 주려고 산 피카츄가 씬스틸러가 되었다(...)

3. 코로나19 PCR 검사

현재(2/6) 기준으로 해외입국자는 귀국 후 첫째날에 반드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건소는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인천공항에 코로나 검사소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출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귀국자는 예약을 해도 아예 접근이 안 된다고 한다. ㅠㅠ
보건소는 다행히 주말에도 9시~13시 사이에 코로나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일단은 자가격리 숙소에 먼저 갔다가 오전 9시에 가까운 보건소로 이동했다. 참고로 보건소에 갈 때 대중교통수단과 일반 택시는 당연히 이용이 불가능하고, 걸어서 가거나 방역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다행히 내 경우는 숙소에서 도보 16분 거리에 중구 보건소가 있어서 보건소까지 걸어갔다.

주일 아침 9시30분에 보건소 앞에 갔는데 벌써 줄이 길다. PCR 검사 줄이 그나마 짧고 항체검사 대기자가 훨씬 많았는데, 그건 아마 PCR검사는 정말 필요한 경우에만 시켜서 그랬던 것 같다. 해외입국자는 의무적으로 PCR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PCR 검사 줄에 섰다.
미국에서 비행기 탑승 48시간 전에 PCR 검사를 해야 했고, 그게 항공편 결항 때문에 시간이 만료될 가능성이 높아서 한번 더 PCR 검사를 했고, 이제 귀국 후에 받는 PCR 검사... ㅠㅠ 그런데 미국에서는 PCR 검사를 위해 면봉을 아주 깊게 넣는 대신 양쪽 콧구멍에 모두 넣고 다섯번씩 휘젓는 데 반해, 한국은 정말 뒤통수로 뚫고 나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깊게(...) 한번 집어넣었다. 결론은 한국의 PCR 검사가 훨씬 아프고 힘들다. ㅠㅠ "한번에 제대로 검사해야 하니까 아프더라도 참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간호사가 피가 날 정도로 찔렀다. ㅜㅜ

4. 자가격리 앱에 격리자 등록

그렇게 고통의 코로나19 PCR 검사가 끝나고 자가격리 숙소로 다시 복귀... 그런데 아직 보건소의 연락이 없다. 인천공항에서는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라는 종이 한장을 주고는 설치 했는지 안했는지 검사도 안하고 그냥 빨리빨리 통과시켜 주는 바람에 해외입국자로 등록을 못 했다.

공항에서 번호를 입력해 줘야 하는데...?

그래도 낮에 관할 보건소(중구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서, 담당 공무원이 가이드를 줘서 일단 "국내 자가격리 대상자"로 먼저 등록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국내 자가격리 대상자로 등록하면 담당 공무원의 아이디(ID)를 입력해야 하는데, 그건 전화로 담당자가 알려준다.

우여곡절 끝에 활성화시킨 자가격리 앱.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자가격리 앱의 평점이 1점대이고, 정말 엄청난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ㅠㅠ 가장 큰 문제는 폰을 가만히 두었는데도 자꾸 위치를 이탈한 것으로 나와서 앱은 앱대로 알림을 보내고, 담당공무원에게서도 연락이 오고, 그게 이동하지 않는 밤 시간에 오히려 더 심하다는 것... ㄷㄷㄷ

나는 해외출장 때 필요해서 스마트폰을 2개 들고 갔었는데, 폰 1개를 자가격리 앱 실행용으로 전담시켰다. 충전기를 꽂고(배터리 소모도 장난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ㄷㄷㄷ), GPS 신호를 일관되게 수신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아예 창가에 하루 종일 두었다. 덕분에 다행히 알림 폭탄 같은 건 아직까지 없는 듯...

여기까지 하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다. 15시간 차이나는 지역에서 비행기를 타고 선잠만 자다가 왔더니 졸음이 쏟아진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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