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임신 38주차에 아내와 같이 예정된 진료를 받으러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로 확인해 보니, 아기가 자궁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와 있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조산 위험 때문에 입원해 있었는데 퇴원 후에는 오히려 분만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언제 나올까 생각하던 차에 드디어 때가 되었다. 의사가 말하기를, 뱃속에서 아기가 고개를 살짝 든 상태라서 분만으로 유도되지 않고 있던 거라고... 정상적으로 고개를 평평하게(그러니까 정수리가 완전 아래쪽을 향해서) 있으면 벌써 분만했을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오늘(진료받던 날) 바로 분만하자고 하셔서 그대로 분만실로 갔다. ㄷㄷㄷ
낮 동안은 진통의 주기가 조금씩 짧아졌고, 중간에 무통 주사도 맞았다. 첫째를 출산할 때에는 무통 주사를 맞지 못하고 자연분만을 해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무통주사를 맞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오후 1시에 첫째가 하교하는 시간이 되어서 첫째 딸아이를 데리고 와서 병원 바로 옆 카페에서 기다리던 중... 오후 3시에 와이프한테서 지금 곧 분만할것 같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첫째와 얼른 병원 3층에 올라갔는데, 그 사이에 벌써 아기가 나와 있었다. 전화 받고 5분도 안 걸려서 달려갔는데, 오마이갓... 이렇게 빨리?! 산모아 아기 모두 건강하게 무사히 순산해서 정말 다행이다.
첫째가 초등학생이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첫째가 동생을 이뻐한다. 나나 아내가 둘째를 돌보고 있으면 옆에서 거들기도 하고, 기특하다.
첫째 때는 산후조리원에 3주를 있으면서 아기를 어느정도 키워서 나왔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완강히(!) 조리원 대신 산후도우미를 쓰겠다고 해서, 아내 의견대로 집에서 산후도우미와 함께 산후조리를 했다. 그래서 생후 3일부터 아기를 집에서 돌보게 되었는데, 아기의 몸집이 너무 작고 울음소리마저 너무 여린 것이었다. ㅜㅜ 그래도 아가 몸에 문제도 없고 집에서도 적응을 잘 해줘서 다행이다.
신생아는 2~3시간 주기로 분유를 주거나 모유 수유를 하고, 기저귀도 맘마 먹일 때 전후로 갈아주면 얼추 루틴(routine)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가끔 배앓이를 하면 루틴에서 벗어나서 울기도 하고, 응가를 연속으로 많이 하기도 하는 등 오차는 있다. 낮과 밤에 상관 없이 2-3시간 주기를 거쳐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생후 100일까지는 통잠을 자는 게 아니니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이제 4인 가족으로 재미있는 일상을 쌓아 가기를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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