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할 때, 자꾸 이전에 읽었던 논문을 다시 가져와서 그 논문이 풀고자 했던 문제가 무엇이고 어디까지 해결했는지 새로 검토를 하고, 그렇게 내가 논문을 쓰려는 분야 논문들을 새로 살펴보는 경향이 나한테 있는 것 같다.
한번 읽을 때 정리를 잘 해뒀어야만 이런 revisit이 사라질까? 그냥 며칠 시간을 잡고 오로지 관련 연구들만 계속 읽어서 논문의 Related Work 섹션을 만들어 내야 하는 걸까?
보다 근본적으로, 자꾸만 내가 내 논문을 위해서 만들어낸 "문제 정의"가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분명히 기존 연구 논문들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고려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 상황은 머릿속에서 이미 수 차례 검증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그 방법론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으면 문제 정의가 제대로 안 된 것인지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내가 무언가를 제안할 때, 자꾸만 남들이 보기에 이정도는 되어야 쓸만하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빨리 primary idea를 검증해야 할 때조차도 아주 길게 생각하고 아주 많은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서 이를 수학적인 분석으로까지 만들어 내려는 내 욕심이 문제인 것 같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뭔가 결벽증 같은 것.
그래서 아이디어는 있고 문제 상황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내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아이디어를 검증할 시뮬레이션이나 실험은 천년만년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지금 내 상황인 것 같다. ㅠㅠ
실험환경이 좀 문제가 있어도 좋으니, 선택과 집중을 해서 일단 문제의 핵심이 최소한으로 해결되는지부터 보기 위해서 먼저 간단하게 (자꾸 복잡해지지 말고!! ㅠㅠ) 코딩을 해서 결과부터 만들어 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번주에는 결벽증 성향을 마음 속 한켠에 봉인해 놓고, 빨리빨리 시뮬레이션 일처리를 진행하기 위해서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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