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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나서 이제는 미루었던 둘째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했더니, '20년 가을쯤 되어서 드디어 임신이 되었다. '19년에 유산 이력이 있었고, 합쳐서 두 번의 유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초기 몇 주는 정말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 조금만 느낌이 이상해도 바로 병원에 달려갔고, 그 때마다 초음파 검사로 심장 소리를 듣고서야 안심이 되었었다. 집에서는 아내가 최대한 누워 있도록 했고, 그렇게 12주가 넘어갈 때까지 매주 (어떤 때는 일주일에 두 번씩) 산부인과에 갔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아내 뱃속의 사랑이(태명)는 무럭무럭 자라서 30주차가 되어 가던 어느날, 아내가 자꾸 배가 뭉친다며 새벽에 자다 말고 병원에 갔다가 그 길로 입원을 했다.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져 있어서 조산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때는 2박 3일 입원해서 자궁수축 억제제를 링거와 함께 맞고 나서 금세 괜찮아져서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런데... 4월 초에 다시 또 배 뭉치는 느낌이 강해서 (지난번 입원 때와 같이) 또 산부인과에 갔고, 이번에는 10일을 내리 입원해야 했다. 병원에서 확인해 보니, 자궁경부 길이가 다시 짧아졌을 뿐 아니라 태아의 머리가 벌써 출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아래쪽으로 많이 내려와 있다고... 휴가를 무작정 길게 낼 수 없어서 장모님의 도움으로 첫째를 돌보며 한 주를 보낸 뒤에 이어서 또 시부모님이 우리집에 오셨고, 때맞춰 10일째 되던 날에 퇴원이 결정나서 아내는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잠깐의 기쁨과 편안함도 잠시... 그날 집에서 12시간을 보내고 모두가 자고 있던 중에 또다시 아내의 배가 뭉치고 약한 진통까지 주기적으로 와서 결국 재입원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지금 도합 3주 이상 입원 중에, 앞으로 일주일 정도 더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ㅜㅜ 첫째를 임신하고 낳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기에 (40주까지 아무 소식 없다가 자연분만함) 조산에 대해서 뒤늦게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조산의 원인이 명확하게 한가지로 특정되지는 않는 것 같고, 산모의 나이, 자궁경부 근육, 태반 내부의 염증, 스트레스 등 여러가지 이유로 조산기가 생길 수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인 아내가 나이 기준으로는 노산이기는 하고, 임신 전에 엽산이나 철분 등의 영양소는 챙겼는데 산모의 체력을 충분히 관리하고 준비하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37주 이전에 출산을 하는 경우는 모두 조산에 해당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34주 이후에 출산을 하면 태아의 생존과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임신 후반기에 태아의 폐, 눈 등이 많이 발달하는데, 너무 빨리 태어나면 호흡 기능이 부족한 상태로 태어나거나 눈의 발달이 미처 덜 된 상태로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안경을 쓰고 생활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34주 이후부터는 태아의 몸무게에 따라 출산 후에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거나, 인큐베이터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조산기가 있을 때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링거를 통해 자궁수축 억제제를 주입해서 상태를 완화시키면서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갑작스런 출산으로 이어질 것을 대비해서 스테로이드제를 써서 태아의 폐를 빨리 발달시키기도 한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결정). 대부분의 시간을 눕눕.. 하고 있어야 하고, 수액은 입원기간 내내 맞으면서 초음파검사를 통해 태아의 태동과 자궁경부 길이 등을 확인해서 퇴원 여부를 결정한다. 수액을 맞고 있는 동안에는 진통도 거의 줄어들고 자궁경부 길이가 다시 길어져서 정상에 가까워진다.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정말 하루 종일 병원에 눕고 쉬기만 해야 해서 무지 심심하다는 것.

하루종일 유튜브만 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 보니 아내는 일주일에 두세 권씩 책을 읽고, 마트에 가는 대신 집에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으로 대신 사는 것으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맛없을 수밖에 없는 병원밥 외에 뭔가 먹는 즐거움을 더해주려고 내가 과일이나 디저트를 챙겨서 가기도 한다. 코로나19 시국에 입원 병동에는 보호자 한명만 출입이 가능한데, 아예 출입을 금지시키는 다른 병원에 비해 내가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아내가 의연하게 버티고 있어 줘서 고맙고 짠하다.

그 와중에 뱃속의 사랑이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서 다행이다. 정말 수시로 엄마 뱃속에서 꼬물꼬물 움직이고, 발로 뻥 차서 쉬고 있던 아내를 놀래킨다. 첫째도 임신 후반기에 목소리나 배를 쓰다듬는 손길에 반응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사랑이가 언니를 빨리 보고 싶은 것일까? ㅜㅜ 아가야 그래도 34주까지만 엄마 뱃속에서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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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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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녀석(애플파이)이 원래부터 크기가 작은 녀석(마시멜로)보다 훨씬 큰데 탈피도 먼저 해서 체급 차이가 너무 나면 혹여나 동족포식을 하지는 않을까 계속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마시멜로도 무사히 탈피를 했다.

물 속에서 무사히 탈피하고, 유목 밑에 숨어서 쉬고 있다.

무사히 탈피한 덕분에, 작년에 부절됐었던 걷는 다리도 말끔히 재생돼서 다리 10개를 온전히 갖게 되었다.

그런데, 탈피 직후의 마시멜로를 애플파이가 공격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애플파이는 자기 집에 들어가서 신경도 안 쓰고 가만히 있다.  새우와 바나나 등 여러가지 먹이를 넣어 놨더니 애플파이는 인기척이 없을 때 열심히 먹어서인지 동족포식까지는 하지 않는 듯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분리시켜 놓으려고 마시멜로를 꺼내서 잠시 살펴보았다.

탈피 직후라서 배가 속이 비쳐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아직 어린 개체라서 그런지 탈피하고 나서 집게발 색은 오히려 더 연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깨끗해졌다. 특히 다리에 난 털이 아주 뽀송뽀송해 보인다. =_=;; ㅋㅋ

지난번 애플파이가 탈피했을 때에도 봤지만, 부절된 다리가 회복된 것은 볼 때마다 신기하다.

 

며칠씩 격리시켜 둘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다시 애플파이와 합사를 시키면서, 탈피각을 먹으라고 같이 넣어 주었다.

탈피 후 하루가 지났을 때인데, 벌써 탈피각보다 더 커 보인다.

자기 탈피각도 잘 먹는 것 같고, 건강하게 탈피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자기 탈피각에 관심을 보이는 마시멜로

도둑게 두어 마리만 더 있으면 좋겠는데... 좀더 생각해 보는 걸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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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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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도둑게를 들여 오고 몇 개월은 집도 바꾸고 위치도 바꾸고, 내부 구조도 바꾸느라 애들이 정신이 없어서인지 인기척을 느끼는 순간 후다닥 숨기 바쁘더니, 요즘은 가끔 무심코 사육장 앞을 지나가도 도둑게 형제는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 볼일 마저 보는 경우가 생겼다.

사육장 앞을 지나가는데, 웬일로 마시멜로 녀석이 밝은 곳에 나와서 멍때리고 있다.

먹다 남긴 새우 물에 내버려 두고, 나와서 뭐하게?

유리창 너머로 내가 보이는데도 가만히 있길래 더 가까이 다가갔다.

오잉? 손가락을 가까이 가져가도 가만히 있네?

집사 뭐하게?
나랑 교감하는 것이게?

말은 못 알아듣지만 주인을 무서워하지 않을 정도의 기억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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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도둑게 세 마리 중에서 제일 작은 녀석이 중간에 죽고, 나머지 두 마리 형제를 계속 키우고 있다.

세 마리 중에서 제일 활동적이던 녀석이 없어서 사육장이 괜히 헛헛한 느낌이 들지만, 오랜만에 이벤트가 생겼으니...

탈피 직후의 모습

기특하게도 큰 녀석(애플파이)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탈피를 했다.

그런데 탈피하면서 부절된 2개의 다리는 재생이 되었는데도 다리가 9개밖에 없어서 자세히 살펴 보니, 탈피하는 과정에서 다리 1개는 빼지 못해서 부절시키고 나왔다. 처음 우리 가족과 만날 때부터 다리가 9개였고, 중간에 또 부절돼서 다리 8개로 살고 있었는데, 다리 10개가 되는 게 쉽지 않구만...

탈피각은 내버려 두면 본인이 다 먹는다고 해서 물 속에 내버려 뒀더니...

뜯어먹다가 물 밖에 내다 놓기도 하고,

물 속에서도 탈피각에서 남긴 다리 한쪽 뜯어 먹고,

물 속에서 탈피각 다리 먹는 애플파이

먹다 남긴 집게발 탈피각은 전리품처럼 유목에 걸어 두더니,

애플파이 형이 남긴 탈피각 조각을 노리는 쪼꼬미 마시멜로

결국 일주일 정도 걸려서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대단해~

무엇보다 탈피하고 나서는 상처나고 깨진 자국이 있던 집게발이 깨끗해졌고 발색도 좋아졌다.

탈피 전(왼쪽)과 탈피 후(오른쪽). 집게발이 깨끗해졌다.

다음 번 탈피 때는 꼭 다리 10개 다 재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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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마지막 날에 연차를 쓰고
그 뒤로 연휴 3일 동안 어디 안 가고 집에서 잘 쉬었는데,
오히려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새해 첫 working day에도 출근을 못 하고 있다.

처음에는 등의 오른쪽 부분 날개뼈 있는 근육이 아파서 담이 걸린줄 알았는데,
일요일이 되어서야 오른쪽 옆구리에 붉은 반점이 올라오고
그 부위가 닿을 때마다 아픈 것을 발견하고 대상포진인 줄 알게 되었다.

내과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묻는다.
"최근에 무슨 일 있었나요?"

 - "아니요. 그냥 두달 전부터 초과근무를 많이 하긴 했지만..."

"그럴 때 걸리는 거에요."

 - "......"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개월 간 매주 거의 주 52시간 다 채우고,
연속 7일 출근만 아니면 주말에도 나가서 밀린 일처리 하고,
그렇게 월 217시간씩 일했더니 누적된 피로가 지금 온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한창 박사과정 막바지에 힘들 때에 비하면
최근까지 회사 일은 힘든 축에도 안 든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긴 받는가 보다.

 

일주일 치 약을 처방받고 와서 식후마다 약을 먹고 있지만,
아직도 연휴 때와 통증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 ㅠㅠ
걱정되는 것은, 대상포진이 발현되면 신경을 파괴(...)해서
증상은 약으로 호전이 되더라도 통증이 장기간 남는 경우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대상포진 발현 후 72시간 내로 약을 먹으면 괜찮다는데,
문제는 내가 수포를 발견한 시점이 대상포진 발현 후 몇 시간 뒤인지 모른다는 것...

오늘 푹 쉬고, 내일은 출근할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통증이 가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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