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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기가 8개월째에 접어들었고, 가끔 보면 아기가 칭얼대면서 자기 머리카락을 뜯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러는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눈을 비비면서 자기 머리를 뜯으려고 머리에 손을 갖다대는 행동이 같이 일어날 때가 많았기 때문에 "졸릴 때" 잠투정을 부리는 과정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이유식을 어느정도 먹이고 조금 있다가 엄마가 모유 수유를 하면 젖을 먹다 말고 이렇게 눈을 비비고 머리를 뜯으며 투정을 부릴 때가 자주 있었다.


실제로 ibestbaby에서 제공하는 몸짓 언어 '보디 사인' 설명서 기사(http://www.ibestbaby.co.kr/static/newbb/magazine/magazine_view.php?boa_sq_board=2759)에 보면 졸릴 때 하는 행동으로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졸릴 경우에는 수유를 마치면서 자연스럽게 아기를 재우면 되지만, 아기가 자기 머리를 뜯는 다른 사례들을 찾아보니 꼭 졸릴 때만 그런 것은 아니고 습관처럼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


일동후디스에 올라온 상담 내용(http://www.ildongfoodis.co.kr/servlet/counsel.FCnsDselCounView?url=Coun_R&scode=182&dcode=55&num=16376)을 보면, 머리를 뜯는 행동을 더 일반적인 원인에서 생각해 보면 "불만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아기의 이러한 행동이 6개월 이후부터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습관이 되지 않도록 신경쓰라는 권고사항도 있다.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아직 습관성은 아닌 것 같으니 졸릴 때는 잘 재우고, 혹시 다른 불만이 있는 건 아닌지 그때그때 확인해 보는 것으로(e.g. 기저귀가 축축한지, 너무 더운지 등등)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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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임신 초중반까지만 포스팅하고 바빠서 거의 못하는 바람에, 중간단계 모두 뛰어넘고 

생후 3개월째에 접어드는 아기에 대한 내용부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ㅜㅜ)


10월 23일에 출산을 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던 시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부터 본격적인 육아전쟁이 시작되었다. ㅠㅠ


다행히 아직까지 아기가 아픈 적은 없었고, 초반에는 원래 밤에 아기가 자주 깬다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아내가 집에 상주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기와 보내고, 내가 평일 밤과 주말에 집에서 목욕과 청소 등 잡일들을 도와주는 식으로 해 왔는데, 이렇게 집에서 한달 조금 넘게 지내 보니까 아기가 언제 우는지 대략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문제는 이제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는 것.. ㅜㅜ)


일단 현재까지 "남편의 입장에서" 겪어본 바에 의하면 아기가 우는 대표적인 원인은 아래와 같다:


1. 배고파서 운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항목을 나눠서 쓰니까 민망하다. ^^;; 하지만 현재까지(생후 2개월까지)는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경우이고, 앞으로도 한동안은 여전히 빈도수가 높을 것이다. 아기가 울면서 혀를 자주 내밀고 아기 입가에 부모가 손가락을 가져갔을 때 고개를 손가락 있는 쪽으로 돌리면서 먹으려고 한다면 거의 배고픈 경우이다. 우리집의 경우에는 아내가 모유가 어느 정도 차서 수유가 가능한 상태라면 모유수유를 시키고, 그렇지 않거나 늦은 밤에 푹 재우려고 할 때는 젖병에 분유를 타서 먹이고 있다. 경험상 모유는 빨리 소화가 돼서 금방 깨고, 분유를 충분히 먹이면 푹 자는 것 같다.


2. 기저귀 갈아줘야 될 때

  배변을 하고 나서 찝찝하거나 불편할 때 우는 경우가 배고픈 경우를 제외하면 가장 많았다. 특히 응가를 하고 나서 기저귀를 갈아 주지 않으면 반드시 우는 듯 했다. 그런데 소변을 보고 나서는 가끔 울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기도 하더라는... 모유든 분유든 주고 나면 2~3시간 안에 소변이든 대변이든 기저귀를 한번은 갈아야 한다. 특히 하루에 한번 또는 이틀에 한번은 대변을 크게(...) 본다.


3. 잠투정

  아기가 졸려서 눈이 천근만근 감기려고 하면서 동시에 찡찡거리면서 우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잠투정은 아기마다 정도의 차이가 다를 것 같은데,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ㅠㅠ) 두 가지 방법으로 어찌어찌 해결하고 있다. 하나는 투정부리면서 울다가 스르륵 잠들 때까지 그냥 품에 안고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에 해당되는데 아내가 같이 누워서 젖을 물리는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있다 보면 젖을 빨다 말고 잠이 드는데, 그러면 젖을 그만 물리고 그대로 재우면 된다.



  위의 세 가지는 상황에 따라 명백하게 파악이 되고, 그 원인을 제거해 주면 금방 해결이 되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배가 고파서 분유를 타서 먹이고 나서 안고 있다가 잠이 들었길래 내버려 뒀더니 한시간쯤 후에 깨서 울고 있다면, 일단 기저귀를 열어 보면 십중팔구 소변이나 대변을 한 상태이므로 기저귀를 갈아 준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나서 한동안 혼자 잘 놀다가 또 울기 시작한다면, 장에 있던 것들이 빠져나가면서 배가 허전해져서 다시 배가 고프다는 신호로 생각하면 대체로 들어맞는다. (적어도 2개월 말까지는 확실했다 ㅠㅠ)

  그런데 3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이제 위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울거나 찡찡거리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좀더 겪어봐야 알 것 같아서 확신이 없지만, 나름대로 추가적인 원인을 추측해 보면 아래와 같다:


4. 심심해서(...)

  아기가 3개월째가 되니까, 아직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두리번거리며 주변 환경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기 시작하고, 옹알이도 시작되었다 (그냥 "아", "우" 같은 소리를 내거나 "히" 하고 웃는 정도). 분명히 젖을 먹인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기저귀도 갈아주었고, 졸리지도 않아 보이는데 혼자 내버려 두면 찡찡 우는 경우가 몇번 있었다.

  이 때 아기침대에 눕혀 놓고 흑백 모빌을 보게 해 주거나 (아직 3개월째라서 색은 구분하지 못하고, 4개월~12개월 사이에 시력이 크게 발달하면서 색을 구분한다고 한다), 안아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니 (방과 거실을 왔다갔다 하면서 말 시키기) 아기가 울지 않고 옹알이하면서 혼자 잘 놀았다.


5. 영아산통(?)

  아직 영아산통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ㅜㅜ 그나마 통용되는 얘기 중에 모유든 분유든(특히 분유) 젖을 먹이고 나서 한두시간 후에 배가 아파서 우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모든 아기가 또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아마 내장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 그나마 설득력이 있다. 영아산통 때문에 울면 달래 줘도 길게는 3시간까지도 운다고 하니까 가급적이면 아기가 영아산통을 겪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는 아기가 젖을 먹으려고 하지도 않고, 기저귀도 깨끗하고, 잠을 자려고 하지도 않고, 이리저리 얼르고 달래는데도 투정을 부리며 찡찡거리면서 우는 경우가 생기고 있어서 (그렇게 길지는 않고 한 시간 정도), 혹시 영아산통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다.


번외. 여전히 배고파서(?)

  이미 위에 첫번째 이유로 썼는데도 또 쓰는 이유는, 아기가 조금씩 크면서 먹는 양이 늘어나는 줄 모르고 똑같은 분량의 젖을 먹이게 되면서 아기가 양이 충분하지 못해서 더 달라고 우는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바로 위의 영아산통에 대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다 보면 자꾸 왜 우는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다시 단순한 이유로 돌아가서 젖을 조금 더 먹이면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한번에 많은 양을 다 먹지 않고, 조금씩 나눠서 먹다 보니 가끔 원인 파악이 잘 안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중에 좀더 커서도 한번에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입이 짧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나중에 정말 그런 모습을 보이면 마음이 아프더라도 아내와 내가 눈 딱 감고 식사 때 말고는 밥을 굶기는 극약처방을 한번쯤 해야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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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에 한 번의 유산을 경험하고 나서 약 2-3개월의 준비를 거친 후에 다시 계획 하에 임신을 준비하게 되었다.


유산 직후에는 이전 포스트(유산을 겪은 아내를 간호하는 남편이 유의할 점)에서 썼듯이 영양 관리, 특히 칼슘과 철분 섭취에 신경써야 한다고 썼었는데, 이것은 유산 후 재임신을 하는 경우에도 계속 적용되는 것 같다. 이 글에서는 에너지, 칼슘과 철분 섭취가 부족해서 생기는 빈혈 증상과 개선 방법에 대해서 현재 아내의 증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쓰고자 한다.



*임신 초기의 빈혈 증상과 원인


최근에 아내는 임신 테스트기로 확인한 결과 임신으로 나타났으며, 약 3주 정도 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만간 병원에 가서 정확히 진단받을 예정) 지금 아내에게는 임신 초기에 일반적으로 겪는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편의 입장에서 인지할 수 있는 아내의 증상은 생리가 없고, 가슴이 커지고 유두가 아프고, 평소보다 피로감과 졸음을 많이 느끼고, 수면 시간이 길어지며, 약간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것 등이 있다.


그런데 유난히 피로감과 졸음을 많이 느끼고, 오래 자는데도 아침에 약간의 어지럼증(현기증)과 함께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문제는 아니다. 이것은 "임산부 빈혈"의 증상이며, 심해지면 임신 전 기간과 출산 후에까지 걸쳐서 산모의 건강뿐만 아니라 태아의 성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임산부 빈혈의 원인은 여성이 임신하면서 몸 속에 혈액이 증가하지만 혈액 속 적혈구의 양은 그보다 적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쌍둥이를 임신하거나, 출산(또는 유산)을 겪은 후 금방 재임신을 하는 경우에 좀더 빈혈을 많이 겪을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 보면 아내는 유산 후 약 2개월 반을 쉬었지만, 그동안 칼슘, 철분, 비타민D 등을 섭취했더라도 두 차례의 임신 사이에 그렇게 긴 시간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명백하게 빈혈이 나타나는 것 같다.


여기에 더해서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영향 불균형도 빈혈의 원인을 제공한다. 최근의 뉴스기사 [2]에서 보듯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임산부의 에너지, 칼슘, 철분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칼슘, 철분 등은 일일 권장량에 비해 약 60%밖에 안된다.




*임산부 빈혈 예방 및 개선 방법


임신 초기에 빈혈 증상이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지속된다면 산부인과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아내의 경우 이전 임신에서도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빈혈기가 있는 것으로 나와서 칼슘, 철분과 비타민D 섭취와 함께 가능하면 햇빛을 많이 쬐라는 권유를 받았다.


(1) 칼슘, 철분을 권장량만큼 섭취할 것

충분한 혈액 공급과 적혈구 증가를 위해서 칼슘과 철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다이어트에 신경쓰는 여성의 경우 육류 섭취가 충분하지 못하므로 칼슘, 철분 영양제를 필수적으로 챙겨서 먹어야 한다. 칼슘 섭취가 충분하지 못하면 임산부가 나중에 골다공증을 겪을 위험도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2) 햇빛에 일주일에 30분 가량 노출하거나 비타민D 영양제를 복용할 것

칼슘과 철분의 체내 흡수를 돕는 영양소가 비타민D인데, 피부에서 태양의 자외선을 받으면 자연적으로 비타민D가 형성된다 [5, 6]. 하지만 SPF 30 이상의 썬크림을 바르거나 유리창을 통해서 햇빛을 쬐면 자외선이 차단되어 비타민D가 거의 생성되지 않는 문제가 있으므로 야외에서 일주일에 2번씩, 한번에 15분 이상 햇빛을 쬐는 것이 좋다 [7].

햇빛을 쬐기 쉽지 않은 조건에 있는 사람들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서 따로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음식물만을 통해서는 비타민D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고 하므로 종합비타민제 또는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7].



필자의 아내의 경우, 산부인과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임신 중 칼슘, 비타민D 보충을 위해서 메디포스트에서 만든 "마더스 칼슘마그네슘" 정제를 먹고 있다.

(메디포스트 마더스 칼슘마그네슘 캡슐)


뒷면에 적혀 있듯이, 하루에 2회 2정씩 복용하면 칼슘과 단백질의 일일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마그네슘도 함께 보충할 수 있다.





<참고자료>

[1] havit, "임산부의 빈혈", 
http://www.havitcare.com/contentspage/viewContetnsPage.havit;jsessionid=365BA978222B7509A10664B421BFBD66.tomcat1?menu_id=211&cts_ns=CTS130417001129

[2] 뉴시스, "임산부, 칼슘-철 섭취량 적은 대신 나트륨은 많이 먹는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219_0012734590&cID=10201&pID=10200

[3] 남양아이, "빈혈,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http://www.namyangi.com/contents/New_contents/contents_view.asp?c_id=8729&CateCode=28&MenuCateCode=&SubMenuCateCode=

[4] 러브천사맘, "임신초기의 빈혈예방법", http://www.love1004mam.com/bbs/board.php?bo_table=0201&wr_id=133&sca=%EC%9E%84%EC%8B%A0%EC%B4%88%EA%B8%B0

[5] 작성자 삼성여성병원, "임신 중 '비타민 D' 섭취의 중요성",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amdiary&logNo=140191339004

[6] 위키백과, "비타민D", http://ko.wikipedia.org/wiki/%EB%B9%84%ED%83%80%EB%AF%BC_D

[7] 헬스오, "비타민D의 효과적인 섭취 요령", http://health.joseilbo.com/html/news/?f=read&code=1329273077&seq=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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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트에서 썼듯이, 아내가 유산을 겪으면 남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며칠간 입원을 하거나 친정에 한동안 가 있더라도 남편의 정신적, 육체적 도움이 필요하며, 만약 입원이나 친정에서의 요양을 하지 않고 부부가 같이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중요합니다.


일단 요약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산한 아내를 돌보는 것은 "산후조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산후조리보다도 더 신경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유산은 충분히 익은 과일이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설익은 과일을 억지로 따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보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내가 겉모습이 멀쩡해 보이고 당장 일상생활도 할 수 있어 보이더라도 절대로 아내를 평소와 같이 내버려 두면 안됩니다. 최소한 1~2주 동안은 산후조리하듯이 아내를 푹 쉬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찬물에 손대지 못하게 하고, 미역국을 충분히 끓여서 먹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와 비슷하게 나중에 아내가 고생하게 됩니다. (e.g. 산후조리할 때 안정을 취하지 않고 관절을 많이 쓰거나 차갑게 해서 나중에 관절염을 겪는 경우)


제 경험이 결코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정답은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가정의 남편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용한 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몇 가지 정리하고자 합니다.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할 것

아기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남편과 아내 모두 충분히 슬프다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직접 품고 있던 아내가 느끼는 슬픔과, 이것을 곁에서 지켜보는 남편의 슬픔은 어쩔 수 없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연히 남편 입장에서 저도 많이 슬프고 같이 울었지만, 아내가 몸소 체험하는 공허함과 상실감을 온전하게 100%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유산을 겪은 아내는 임신에 맞춰져 있던 몸의 균형이 갑작스럽게 보통 사람으로 돌아오면서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감정의 기복 또한 매우 심해집니다. 특히 슬플 때 한없이 슬퍼지는 것을 봅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슬픔에 빠진 아내를 가장 가까이서 위로해주는 사람이 남편이기에, 남편의 공감과 위로는 정말 중요합니다. 특별히 아래의 두 가지 측면 사이에서 균형을 갖고 아내를 도와주면 좋을 것입니다.

 - 아내가 수시로 슬픔에 빠질 때, 왜 그런지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그 슬픔에 가급적 감정이입하고 함께 슬퍼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 아내가 슬퍼할 때 같이 한없이 침울해지지만 말고, 결국은 희망적인 기대감과 결심을 갖도록 남편이 든든히 서 있는 기둥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위 두 가지는 상충되는 내용이 아니고, 다르게 표현하면 적극적으로 슬픔에 공감해 주면서도 그 슬픔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아내의 감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당신의 슬픔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 "하지만 새롭게 만나게 될 아기를 기대하며 우리 힘내서 건강한 부모가 됩시다"의 조합으로 아내를 이끌고자 노력했습니다.



*아내를 혼자 두지 말 것

유산 직후 며칠 동안은 아내를 혼자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감정의 변화에서 설명한 대로 한동안 아내가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동안에는 특히 혼자 있을 때 슬픔이 더 극심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남편은 변함없이 직장에 가야 하겠지만, 휴가를 쓸 수 있다면 2-3일 정도라도 휴가를 써서 가급적 아내 곁에 같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아내가 당분간 친정에서 24시간 가족들 중 누군가와 같이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경우 우울증이 될 수도 있으므로 곁에서 대화상대가 되어 줄 사람이 항상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만큼은 남편이 집안일을 도맡자.

이 항목은 유산 후 아내가 남편과 함께 둘이서만 지내야 하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제가 여기에 해당되었습니다) 산후조리 중인 아내에게 청소, 설겆이를 시키지 않듯이, 유산한 아내를 위해서 이 기간만큼은 남편 역시 힘들더라도 집안일을 도맡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아내가 힘을 쓰거나 무거운 것을 들고 찬물을 만지면 관절에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도 휴가를 써가며 처음 3일 정도 집에 있고 나서는 다시 연구실에 출근해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낮에는 집안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설겆이 같은 일들을 하지 말라고 한 뒤에 퇴근해서 저녁식사 후에 다같이 설겆이하는 식으로 집안일을 도와 주었습니다.



*미역국 충분히 끓여줄 것

산후조리와 마찬가지로 미역국은 유산한 아내의 몸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급적 매 끼니마다 미역국을 꼭 챙겨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미역국 끓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2-3일 먹을 분량의 미역을 물에 넣어서 불리고, 들기름에 미역을 잠시 볶고, 물을 붓고 다진 마늘을 넣어서 끓이고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됩니다. 여기에 들깨를 추가해서 들깨 미역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소고기 국거리를 넣어서 소고기미역국으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겠지만,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미역국도 좋지만 소고기미역국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함께 단백질 섭취 충분히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내의 기력 회복과 자궁의 건강한 회복을 위해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식사 때마다 오직 육류만 먹으라는 의미는 아니고,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에 더해서 충분한 단백질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영양제 챙겨줄 것

임신 초기에 구입했던 영양제를 유산 후에 중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모두 비타민, 칼슘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이기 때문에 음식으로 모두 채우지 못하는 영양소를 영양제를 통해서 채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빈혈이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철분칼슘 섭취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임산부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영양제가 아닌 다른 약을 먹기에 꺼려진다면 의사와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부 관계는 나중을 위해서 당분간 금할 것

일반적으로 유산 후 한 달 정도 부부 관계를 금하라고 얘기합니다. 소파수술 후 산부인과 의사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술 후에도 당분간은 조금씩 하혈을 하게 되고, 자궁이 충분히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산 후 성급하게 다음 임신을 빨리 계획하기보다는 3개월 이상 기다리면서 남편과 아내 모두 몸을 건강하게 만든 후에 의사의 상담을 거쳐서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인트를 다 쓰지 않은 고운맘 카드(국민행복 카드)가 있다면 적극 활용

2013년 현재 임신을 하면 KB국민카드, 신한카드에서 고운맘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고운맘 카드에는 정부의 지원으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50만 포인트가 들어 있습니다. 고운맘 카드의 포인트는 임신중일 때 뿐만 아니라 출산 후에도 60일까지 임신, 출산 관련된 의료 비용 결제에 쓸 수 있습니다. 유산도 출산과 마찬가지로 유산 후 60일 이내에 유산 후 치료 비용을 결제할 때 고운맘 카드를 쓸 수 있습니다.

저희는 소파수술 일주일 경과하고 나서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 진료비 결제에 썼고, 지정 한의원(고운맘 카드 결제가 되는 한의원이 정해져 있습니다)에서 한약 처방에도 썼습니다. 다만 임산부가 먹는 영양제를 구입할 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고운맘 카드를 쓰지 못했습니다.


<내용 추가>

2019년 현재 고운맘 카드는 "국민행복 카드"로 이름이 변경되었고, 지원금은 60만원으로 올랐네요.

발급 가능한 카드사는 비씨, 롯데, 삼성카드입니다.

(http://www.voucher.go.kr/voucher/pregnancy.do)



비록 남편의 입장에서도 업무 등 여러 모로 바쁘겠지만, 아내에게 특별히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적극적으로 아내를 도와서, 유산의 슬픔을 더 빨리 이겨내고 부부 사이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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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1월 28일에 있었던 일을 어느정도 마음이 정리된 시점에서 쓴 글입니다.)


11월 28일 밤, 임신 9주차를 넘어 이제 10주차라고 생각될 때쯤...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저와 아내에게 일어났습니다.


이날은 아내와 저 모두 일찍 귀가해서 맛있게 저녁을 만들어 먹고 편히 기대 앉아서 영화를 보던 중... 아내가 자꾸 느낌이 이상해서 확인해 보니 갈색혈(주로 착상혈로 진단됨)이 아니라 붉은색 피를 "하혈"하고 있었습니다.


황급히 밤늦은 시간에 산부인과에 가 보니... 자연유산이랍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지난주 쯤에 죽어서 이제 조금씩 몸에서 빠지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아기가 기본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경우에 자연적으로 몸에서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이번 경우도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최근의 과도한 활동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우리가 뭔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며 강조하시던 의사 선생님의 위로가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 순간에는 우리의 잘못이든 아니든 그게 무슨 상관이 있었을까요? 1주일 전만 해도 약 1.4센티미터 정도로 자란 아기의 모습을 초음파로 확인하며(물론 팔다리가 만들어지는 시기는 아니라서 그저 점 하나로만 보였지요..) 심장 뛰는 소리도 듣고 기뻐했었는데,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보내야 한다니 이건 무슨 날벼락인지...

평소 생리 때보다도 많은 양의 하혈이 계속되는 것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기에, 이별의 슬픔이 가혹했지만 우리는 자연유산을 확인한 그날 밤 소파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임신 초기여서 수술은 오래 걸리지 않고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 동안은 아내와 저 누구랄 것 없이 시도때도 없이 울다가 주위 사람들의 방문과 위로, 도움을 받으며 다시 힘을 냈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또 불쑥 생각나서 슬퍼하며 보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지만, 우리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하는 우리는 비록 뱃속에 있던 아기가 이 세상에서 다 크지 못하고 떠나갔지만, 하늘나라에서 무럭무럭 행복하게 자라기를 기도하며, 또 훗날 우리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우리 가슴 속에 묻기로 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첫 아기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아내를 간호하는 서투른 초보 남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이별은 한없이 슬프지만, 슬픔으로부터 다시 각자의 삶으로 일어나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편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위로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제 나름대로 정리해 두려고 합니다.


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겪을 수 있는 일이기에 (제 지인들 중에서 임신 초기에 유산을 겪은 가정이 세 가정이 있고, 산부인과 의사도 의외로 많다고 말하던 것, 또 인터넷에서 적지 않게 사례를 접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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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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