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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Wi-Fi)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가시광선을 이용한 무선 통신 기술 라이파이(Li-Fi)가 최근 차세대 무선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화망 이동통신에서는 3G, 4G(LTE)가 주름잡고 있고, 비인가 주파수 영역(Unlicensed band)에서는 Wi-Fi가 세계를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과연 Li-Fi는 어떤 특징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확대해 갈지 연구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글에서는 Li-Fi의 아주 간단한 개념과 특징,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Li-Fi 소개

Li-Fi는 Light Fidelity의 줄임말로, 가시광선 영역을 매체로 이용해서 무선 통신을 하는 기술이며, VLC (Visible Light Communication) 라고도 한다. Li-Fi라는 용어는 맨 처음 TED에서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Harald Haas 교수에 의해서 쓰였다 [1]. 현재 Li-Fi 컨소시움이 만들어져서 기술 활성화를 위한 광고, 표준화 등을 수행하고 있다 [2].



*Li-Fi의 장점

(1) 눈에 보이는 빛을 이용한 통신

사실 Li-Fi 이전에도 이미 무선으로 광통신을 할 수 있었다. 바로 레이저(LD; Laser Diode)를 이용한 통신인데, 장거리 고속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물 사이에 무선 통신을 하는 곳에 쓰이기도 한다. 적외선(IR) 통신도 사실 무선 광통신의 한 예이다. 하지만 Li-Fi가 갖는 결정적인 차이라면, 사람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380~780nm 사이의 파장)을 쓰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LED 전등을 통신 장치와 결합해서 같이 쓸 수 있다.

전등을 통신용으로 쓰면 깜빡거리는 것 때문에 방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깜빡이는 속도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는 (60Hz가 보통 사람이 깜빡거림을 느끼는 한계치) 말할 것도 없고, 파장이 짧은 만큼 주파수가 엄청나서 (환산하면 385 THz~789 THz)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또 하나의 의문이 있다. 통신하기 위해서 항상 불이 켜져 있어야 할까? 기계적으로 볼 때는 당연히 켜져 있어야겠지만, 사람이 볼 때는 꺼져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어둡게 켜둘 수 있다. 즉, 가시광 영역이지만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서 충분히 어둡게 운용할 수 있다.


(2) 인체에 무해한 통신 매체

가시광선 영역은 자연적으로 널리 존재하고 사람이 항상 눈으로 인지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입증되어 있다. 반면에 Wi-Fi에서 쓰는 전자파(2.4GHz, 5GHz)나 적외선, 레이저는 인채 유해성 여부에 대해서 끊임없는 논란이 있다.


(3) 속도와 주파수 자원 면에서의 잠재력

우리가 흔히 쓰는 AM/FM 라디오, 이동통신 등은 전파 영역에 속하며, 거의 대부분의 전파 영역이 정부가 정해준 주파수 대역에 맞춰서 쓰이고 있다. 전파 영역 중 일부는 군용으로도 쓰이고, 통신사들이 광대역 LTE를 서비스하려고 주파수 경매를 할 때 1조원을 오가는 비싼 값을 지불할 만큼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정부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허용한 영역이 비인가 영역(unlicensed band)이고, 이 영역에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이 쓰인다. 와이파이나 LTE 기술 자체의 성능도 좋아지고 있지만, 결국 통신 성능은 주파수 영역의 넓이에 비례해서 커진다. LTE보다 넓은 주파수 대역을 쓰는 광대역 LTE가 훨씬 빠른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이렇게 정부에서 관리하는 전파 영역을 다 끌어모은 것보다 가시광선 영역은 10,000배 이상 넓다. 이는 Li-Fi가 엄청난 성능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Li-Fi 기술 개발이 초기 단계이지만, 이미 여타 유선랜과 맞먹는 10 Gbps의 전송속도를 달성했다 [3].


(4) 저전력, 저비용

현재 Li-Fi는 LED 조명을 이용하고 있다. LED가 전력 소비가 아주 적은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이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쓰는 조명이 조금씩 LED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도 나서서 LED 보급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만 잘 못해서 미국, 일본에 비해 보급률이 너무 더디게 늘어나는 것이 함정.. [4]) 전력소비가 적은 만큼 와이파이에 비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바일 기기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Li-Fi가 활성화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부분

앞 섹션에서 Li-Fi의 장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이러한 칭찬일색의 Li-Fi가 갖고 있는 단점과, 그 단점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1) 가리면 통신이 안된다.

사람의 눈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얘기다. 책장을 넘기지 않으면 책의 다음 쪽을 볼 수 없고, 옷을 입으면 옷 속을 볼 수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시광선은 반사는 하지만 물질을 잘 투과하지 않기 때문에 (가시광선이 투과가 잘 된다면 우리는 이미 투시능력을 갖고 있겠지..) 두 기기 사이에 불투명한 무언가가 가로막히면 Li-Fi로 통신할 수 없다.

보편적으로 고주파보다 저주파가 투과,회절 등이 잘 돼서 멀리까지 도달한다. 와이파이도 전파 중에서는 고주파에 속해서 시멘트 벽이나 철문은 투과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문, 플라스틱, 유리 정도는 투과하기 때문에 가정이나 사무실에 액세스 포인트 하나를 설치해서 주변의 여러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Li-Fi 연구진들이 처음부터 조명을 응용하는 통신장비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조명은 건물 내의 어느 공간에나 있기 때문에, 조명이 있는 곳에서는 항상 통신할 수 있도록 널리 보급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일반 전구를 대체할 정도의 경제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직접 볼 수 없는 곳에서 통신할 수 없는 것을 반대로 응용해서 보안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와이파이 같은 경우에는 해커가 어딘가에 숨어서 (또는 장비를 어딘가에 숨겨서) 신호를 모두 도청할 수 있지만, Li-Fi 환경에서는 빛이 직접 도달하는 곳에 가지 않으면 통신이 불가능하므로 외부인의 접속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5].


(2) 기술 표준화

다른 통신 기술과는 달리 일반 조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Li-Fi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표준화할 부분이 많고 복잡해질 수 있다. 조명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따라서 통신의 목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교통 신호등이나 차량의 불빛과 같이 목적이 뚜렷한 조명에 Li-Fi를 사용할 경우에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고민해서 프로토콜을 정의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1] Li-Fi 위키피디아 페이지, http://en.wikipedia.org/wiki/Li-Fi

[2] Li-Fi 컨소시움, http://www.lificonsortium.org/index.html

[3] KBS, "영국서 초고속 ‘라이파이’(Li-Fi) 기술 개발",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746858&ref=H

[4] 한국경제, "美·日 보조금 주며 LED 보급…한국은 목표뿐, 액션플랜 '깜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73013741

[5] THE INDEPENDENT, "Li-Fi revolution: internet connections using light bulbs are 250 times faster than broadband",  http://www.independent.co.uk/news/science/lifi-revolution-internet-connections-using-light-bulbs-are-250-times-faster-than-broadband-8909320.html

[6]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VLC(가시광 무선통신)", http://www.tta.or.kr/data/reportDown.jsp?news_num=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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