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TM을 타고 다닌 지 2주 정도가 지났을 때, 공영 주차장에서 운전석 문짝에 첫 번째 문콕을 당했다.
문콕 가해자를 현장에서 만났는데 (문콕을 하는 그 상황은 보지 못했지만), 왼쪽에 서 있던 차의 조수석에 타기 위해 문을 활짝 열면서 그렇게 된 듯 했다. 문콕 당한 위치에는 빨간색 페인트가 묻어 있는데 왼쪽에 서 있던 차도 빨간색... 아직 출발하지 않고 차 안에 앉아 계시길래 양해를 구하고 문콕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처음에는 자신들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을 하시며 조수석에 앉아 계시던 분이 문을 열고 내려서 같이 살펴 보셨고, 나는 양해를 구하고 조수석 문을 우리 차가 닿는 곳까지 열어 보니 정확하게 문콕을 당한 위치에 딱 맞았다. ;; 다행히 도장면이 다 까지지는 않아서 철판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찍혀서 움푹 들어간 부분은 눈에 띄는 상태...
사실 운전자와 동승자(두 분이 부부) 모두 내가 아는 분들이라서 그냥 문콕이 일어났다는 상황만 알려드리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 상황을 보시던 운전자 분께서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시면서 나중에 수리비가 나오면 꼭 알려 달라고 하셨지만, 그냥 괜찮다고 이후로 조심해 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잘 끝냈다. (물론 마음은 아프지만... ㅠㅠ 덴트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범위가 작아서 (단지 도드라져 보일 뿐... ㅠㅠ) 그냥 수정용 붓펜만 살짝 찍어 바르고 넘어갔다.
이렇게 첫 번째 문콕을 당하고 나서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서, 두 번째 문콕을 아파트 주차장에서 당했다. ㅜㅜ
이번에는 또 운전석 바로 뒷좌석 문이고, 첫 번째 문콕보다 더 깊게 움푹 찍혀 있었다. 문을 얼마나 세게 연 것인지? ㅠㅠ 흰색 페인트가 묻어 있었고, 옆에 서 있던 차도 흰색이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연락을 했어야 하지만 하필이면 그 순간이 가장 바쁘게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빨리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집을 나서야만 했다. 나중에 오후가 되어서 돌아와 보니 당연히 옆에 있던 흰색 차는 없었다. 차종이나 번호라도 알아둘 걸 하는 후회가 들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다. 블랙박스를 찾아 봐도 앞과 뒤만 촬영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1992년에 지어졌고, 그래서 주차 라인이 매우 좁다. 전에 쏘울을 타고 다녔을 때에도 문콕의 흔적이 많이 있었다. 차의 왼쪽에 문콕의 흔적이 조금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그만큼 조수석이나 그 뒷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차에서 내릴 때 운전자에 비해 조심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뒷좌석은 어린 아이들이 자주 타고 내리므로, 차에 타거나 내리기 전에 충분히 주의를 주지 않는다면 문콕의 가능성이 높은 것을 어찌할 수 없다.
아무튼 주차 공간이 넓은 곳으로 당장 이사를 가지 못하니까 이대로 계속 지내면 앞으로도 문콕을 수두룩하게 당할 것이 뻔해서, 결국 도어가드를 주문했다.
(차량 한 대분으로 총 4개가 들어 있는데, 왼쪽에 설치되는 것 2개만 찍었다.)
스타로드에서 만든 쉴드엠(Shield.M) 도어가드이고, 블랙 색상으로 주문했다. 재질은 단단한 스펀지 같은 느낌인데, 새 차를 사면 문짝 네 곳에 붙어 있는 하늘색 스펀지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도 더 단단하다. 쉽게 부서질 만큼 약하지는 않다. 주차장에 가서 바로 설치해 보았다.
이 정도 길이면 나란히 주차하고 있는 옆 차의 앞문과 뒷문 모두를 커버할 수 있어 보인다.
차의 문 손잡이가 문고리 형태면 모두 설치할 수 있고, 버클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문고리와 연결해 주는 벨트는 모양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안전벨트와 똑같은 것이다.
안전벨트 만큼의 내구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벨트는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차 문에서 어느 정도 높이에서 매달아 놓을 지 정할 수 있다.
싼타페TM은 세단에 비해 전고가 높아서 손잡이로부터 약간 아래쪽에 위치하도록 길이를 조절했다.
왼쪽과 오른쪽 도어가드를 사진처럼 어린이 바닥 매트를 조립하듯이 연결할 수 있다.
다만 뺄 때에는 한 쪽만 비틀어서 빼지 말라고 주의사항에 적혀 있다. (연결 부분이 파손될 우려) 두 손가락으로 연결되는 부분을 눌러서 분리하면 된다. 사진에서는 사진을 찍느라 한 손가락으로만 누르고 있지만, 두 손으로 눌러 줘야 잘 빠진다.
참고로 장기주차를 할 때 도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도난방지 케이블도 같이 포함되어 있어서, 오랜 시간 외부에 주차할 때 유용할 것 같다.
아마 주로 저녁이나 밤에 아파트에 와서 밤새 주차할 때 위주로 도어가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추가로 마트 주차장에서도 자주 사용하게 될 것 같다. 마트는 빈번하게 차들이 들어오고 빠지는 데다 가족 단위로 와서 짐을 싣는 과정에서 문콕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으니까.
과연 이렇게까지 생색을 내야 하는가 싶은 생각도 조금 들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아직 도어가드를 설치한 차는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생색을 내는 차임을 대놓고 주변에 알리고 싶은 의도가 더 크다. 차라리 이렇게 문콕에 민감한 차주가 타고 다니는 차임을 아파트에서 내가 자주 주차하는 곳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차 문을 열 때 조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저렇게 도어가드가 설치되어 있으니 문콕 걱정 없이 문을 활짝 열어도 되겠다는 인식을 갖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문콕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도어가드가 내 차를 보호해 줄 수 있으므로 나는 그걸로 충분하다.
도어가드를 배송받고 나서 얼마 뒤에 제조사인 스타로드에서 전화가 와서, 친절하게 재질과 특징, 도난의 가능성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판매자가 3년 넘게 사용해 보면서 생각한 점도 알려주는 등 고객을 많이 챙겨 주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 번창하시길...
여담이지만 도어가드의 유무에 상관 없이 문콕 당할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았는데, 아래와 같은 차들 바로 옆에 주차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것 같다:
- 고급 외제차
일반적으로는 외제차를 피해서 주차하겠지만, 차라리 이게 문콕 당할 확률이 가장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만 조심하면 되니까. (나와 내 차에 함께 탄 동승자들에게만 주의를 줘서 외제차를 치는 일이 없도록 하면 된다.) 고급 외제차 탑승자가 문콕 가해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러면 고급 외제차 입장에서 더 손해인 것이, 문콕을 일으킨 도어의 엣지 부분의 도장면이 벗겨지게 된다. 그 어느 외제차 주인도 자기 차의 도어 엣지가 까져서 철판이 드러나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 튜닝이 많이 된 차
튜닝을 많이 하는 만큼 차에 관심도 많고 차를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아끼는 것이 당연하다. 문콕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주의할 것이다.
- 운행한 지 얼마 안 된 새 차
아무리 문콕에 신경쓰지 않는 운전자라고 하더라도 뽑은 지 얼마 안된 새 차에 문콕이 생긴 것을 반가워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물론 동승자 중에서 부주의하게 문콕을 일으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동승자들도 깨끗한 새 차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문콕의 위험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
- 문을 슬라이드로 열고 닫는 차
스타렉스나 카니발처럼 뒷좌석 문을 슬라이딩 방식으로 여닫는 차는 아예 문콕을 당하는 상황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와 내 동승자들만 조심하면 된다) 물론 스타렉스와 카니발도 조수석 문은 일반적인 문이라서 확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중 주차가 허용이 되는 곳이라면 이중 주차가 차라리 안전할 수 있다. 물론 중립에 둔 내 차를 다른 사람들이 앞뒤로 밀다가 잘못 굴러가서 다른 차나 사물을 접촉하는 사고를 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전면과 후면을 촬영 중인 블랙박스가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므로, 차라리 사고가 나면 문콕에 비해 피해보상을 확실히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앞뒤 범퍼는 대부분의 소재가 플라스틱이라서 스크래치가 나더라도 철판이 까져서 녹이 발생할 염려도 없고, 조금 더 파손되면 교체하면 된다. 범퍼는 교체를 해도 사고차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문짝은 그렇게 쉽게 교체할 만한 물건이 아니다. (문짝은 일정 개수 이상 교체하면 사고차가 된다.)
또한 두 대의 차를 나란히 주차하는 경우에 해당될 것 같은데, 상대방 차량의 운전석이 방해 받지 않는 조건에서 상대방 차와 내 차의 조수석이 서로 마주 보도록 해서 일부러 서로의 조수석 방향에 여유 공간이 좁아지도록 주차하는 방법도 있다. 문콕은 옆의 차와의 공간이 애매하게 넓을 때 탑승자가 오히려 생각 없이 문을 확 열면서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차라리 운전자가 탑승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 반대편의 탑승을 까다롭게 하거나 공간을 일부러 좁게 해서 문을 조심스럽게 열도록 유도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대부분 운전자보다 동승자의 문콕이 더 심하다.
이 세상의 모든 탑승자들이 문콕에 대해 조금씩만 더 주의해 주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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