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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뉴스기사: "아인슈타인에게 배우는 마인드 컨트롤" - T-TIMES

(http://www.ttimes.co.kr/index.html?no=2015091316457783674)


내가 과연 연구가 적성에 맞는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주기가 일년에 몇 차례 오는데, 요즘도 그렇다.

한번 그러한 고민의 주기에 들어가면, 나는 정말이지 연구를 너무 못하는 바보인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된다. 나와 같은 건물에서 비슷한 행색을 하고서 비슷하게 연구하는 다른 학생들이 A급 국제학회에 논문을 척척 써내고 논문상을 받아 오는 것을 보면서, 이미 우울해진 마음에 더더욱 암흑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웃긴 것은, 그들이 나에게 보란 듯이 와서 자랑을 한 것도 아니고, 소문이 퍼진 것도 아닌데 내가 그냥 그런 경우를 일부러라도 찾아내서 스스로의 자괴감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박사과정 연차가 꽤 지나면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그런 우울한 중에도 조금이나마 연구를 진전시키는 "연구 집행력"이 박사과정 초반일 때보다는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연구를 잘 못했어도 조금씩 연구를 하기는 한다는 것이 최소한의 위안이 된다... 

우울할 때에도 예전보다 조금 더 연구를 할 수 있는 것도 긴 박사과정 경험에서 얻은 작은 스킬이겠지.)



본론으로 들어가서, 뉴스기사는 아인슈타인을 인용하며 과학자(나는 공학을 하니까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연구자")가 놀라운 지성이나 천재적인 역량이 아니라 "기질"이 위대한 과학자를 만든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그 기질에 대해서 리더십 전문가 코리 갤브레이스는 "호기심, 자신감, 민첩함, 인내심"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가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이유에서든지 박사과정에 발을 들여놓았고, 꽤 긴 시간 동안 엄청난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제 와서 박사과정을 그만둘 수는 없다. 남아 있는 제한된 시간 동안만이라도 (즉, 제적을 당하기 전에) 연구자다운 모습을 갖춰서 작게나마 연구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연구자의 기질로 언급되는 "호기심, 자신감, 민첩함, 인내심"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반드시 가져야 할) 기질이다.


나는 내 연구분야에 호기심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호기심이 있기 마련이다. 이것마저 없다면 박사과정 기간은 진정한 생지옥이 되고 만다.) 그러나, 연구하던 중에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고민이 필요할 때, 그 고민을 지속해 나갈 인내심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결국은 논문을 제출하거나 연구 중간보고를 해야 하는 등 기한이 임박하면 어떻게든 인내심을 발휘하게 되지만, 또 한 가지 지속적으로 부족한 것이 자신감인 것 같다.


박사과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존 연구사례들(state-of-the-art)을 꼼꼼히 살펴 보고 그들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을 분석해 내서, 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과정을 논문으로 정리해야 하는데, 기존에 잘 한 연구들을 너무 우러러보기만 했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나만의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에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문제에 대한 호기심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인내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주제의 연구를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관심 있고 나에게 재미있는 주제를 정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처음부터 좋아하는 주제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처음에는 좋아하는 분야라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연구를 해보니 어려워서 하고 싶은 마음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박사학위를 받을 만한 연구를 한다면 제아무리 좋아하는 분야라고 해도 분명히 어려워서 하기 싫어지는 과정을 통과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구를 했더라면 더 잘했을 텐데"와 같은 식의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는 이러한 생각이 착각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감과 민첩함 또한 마찬가지다. 약간의 실수와 실패를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연구의 논리를 만들어 내고, 재빨리 실험을 해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사실 재빨리 실험을 해 내는 역량도 나에게 부족한 점이지만, 결국 인내심을 갖고 연습하는 것으로 습득해야 한다. 지금 나는 내 앞에 주어진 유리벽과도 같은 막연함에 가로막혀 있다. 너무 늦게서야 이 유리벽을 깨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후회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연구다운 연구를 해서 조금씩 전진하게 된다면 결코 후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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