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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파트너스라는 회사에서 암호화폐 이더리움(Ethereum; ETH)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코인덕(coinduck)' 솔루션을 출시했다. 특이한 점은,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으로 결제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이야 이미 세계적으로 많이 있고, 특히 일본이 가장 적극적으로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더리움으로 무언가를 직접 결제할 수 있는 경우는 '의외로' 아직 없었나 보다. 덕분에 코인덕이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결제를 하는 솔루션을 출시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코인덕 출시와 관련된 뉴스 기사가 2018년 1월 초에 나왔으므로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2월 11일 현재 이더리움 결제를 할 수 있는 가맹점 수는 14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신규 등록이 진행중인 매장들까지 합치면 160개가 넘는 듯. 출시된 지 이제 겨우 한 달 정도 되었기 때문에 뭔가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폭발적인 인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생각보다 적은 것 같지도 않다.



구글 지도를 통해서 현재 등록된 (+등록 진행중인) 가맹점 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몰려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기준으로 봤을 때, 실제적인 결제 수단이 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두 가지 단점이 1) 느린 거래(트랜잭션) 속도 2) 매우 큰 시세의 변동성이다.


첫 번째 단점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부 기술은 알 수 없지만 일단 고객의 결제 요청을 먼저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나중에 그 승인 건에 해당되는 실제 이더리움의 전송(트랜잭션)을 검토해서 완료함으로써 빠른 결제 속도를 보장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에 정당한 거래로 기록되고 노드들 간에 합의(consensus)가 되는 과정을 완료하려면, 비록 비트코인보다는 빠르지만 여전히 신용카드에 비하면 많이 느리기 때문에 중간에 코인덕 회사가 선 승인을 하고, 그 거래에 문제가 없는지 따로 검토해서 정산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혹시나 이더리움 트랜잭션과 실제 결제금액(결제 당시의 원화를 환산한 이더리움 개수)이 안 맞거나 하는 보안상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부분을 회사가 책임지고 해결하는 식으로 암호화폐를 직접 결제할 때의 문제를 보완하는 방법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두 번째 방법의 경우는, 현재로써는 결제를 요청하는 그 시점의 실시간 가격을 거래소로부터 가져와서 처리하는 것 외에 달리 좋은 방법은 없는 듯 하다. 암호화폐는 하루 사이에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서 등락폭이 아주 크기 때문에, 결제 과정에서 암호화폐가 끼어들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수입이 실제 현금/신용카드로 받을 때와 차이가 없어야 가맹점 입장에서도 손해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는 몇 초마다 시세가 변화하기 때문에 결제를 요청할 때, 고객이 가맹점에게 이더리움을 전송할 때, 이더리움이 가맹점 지갑에 도착했을 때 모두 시세가 다를 수도 있다. 결국 그 정도의 시세 변화를 완충하고, 코인덕 측에서 실제 원화에 해당하는 분량의 이더리움을 확보했다가 이것을 최대한 빨리 다시 원화로 환전(?)해서 가맹점에게 정산해 줘야 한다. 익일 정산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아마 코인덕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최대한 이더리움을 보유하는 시간을 줄여서 원화 환산 가격의 차이를 최소화시키거나, 아니면 회사가 알아서 이더리움 거래를 잘(?) 해서, 스스로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을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수수료 2%가 있으므로 적어도 손해보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암호화폐가 2017년 말부터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고, 실효성과 가치의 유무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생각보다 빨리 이런 서비스가 나왔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엄청난 모험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개인이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것이 시세가 우상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가지고 일상에서 바로바로 결제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인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런 시도가 더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물론 예상치 못한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생길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는 사례도 생기겠지만, 이런 시도들이 누적됨으로써 결국 문제점들을 하나둘씩 해결하고 암호화폐가 정말로 현실화될 테니까. 그러면 각종 암호화폐들이 제시하는 어떻게 보면 세상 물정 모를 만큼 순진해 보이는 비전들 중에서 일부는 진짜로 실현되어서 세상이 바뀌게 될 것이다.

닷컴 버블 당시에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는 인터넷 서점이 무슨 수로 성공하겠냐며 조롱과 무시를 당하던 아마존(Amazon)이, 지금은 버블 당시의 주가의 몇 배를 넘어서고 여전히 신고가를 갱신하면서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판매하고 우주여행 사업까지 구상하게 된 것처럼, 암호화폐 역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우리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1] "체인파트너스, 오프라인 이더리움 결제 서비스 ‘코인덕’ 출시", https://www.bloter.net/archives/29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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