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blow'에 해당되는 글 1건

반응형

무더운 여름철에 운전할 때 에어컨을 켜면 가끔 시큼한 냄새가 날 때가 있다. 이것은 에어컨이 꺼진 뒤에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지나가던 통로는 여전히 차가운 상태에서 외부의 더운 온도에 의해 결로 현상이 생기고, 이렇게 생긴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겨서 그렇다. 여름에 냉장고에 들어 있던 차가운 물을 유리컵에 따라 놓으면 유리컵 바깥쪽에 물기가 송글송글 맺히는 것과 똑같다.


이미 곰팡이가 생긴 에어컨 통로를 통해 찬 바람이 지나가면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곰팡이가 섞인 에어컨 바람을 들이마시게 된다. ㅜㅜ

전에 타던 쏘울에서도 연식이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 에어컨 바람에서 냄새가 났는데, 에어컨 필터를 바꿔도 소용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에어컨 필터보다 안쪽에 있는 통로에 있는 습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겼고, 에어컨 필터를 통해 정화된 공기가 지나가면서 곰팡이를 쓸어서 자동차 실내에 뿌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면 에바(evaporator) 클리닝을 해서 곰팡이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름철에 차량 에어컨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차에서 내리기 전에 10분 동안 에어컨을 송풍(...)으로 바꾸고, 그 상태로 최대 세기로 바람을 보내서 습기를 방지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30도가 넘어가는 무더운 날씨에, 차에서 내리지 않고 10분 동안 에어컨 바람 대신 외부 온도와 똑같은 더운 바람을 맞으며 기다리는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ㅜㅜ

이렇게 송풍을 일정 시간 동안 해 주는 작업을 자동으로 대신해 주는 장비가 애프터블로우(Afterblow)이다. 애프터블로우는 차의 시동이 꺼진 뒤에 에어컨 송풍구에 바람을 일정 시간 동안 보내서 송풍을 통해 습기를 말려 주는 역할을 한다.



검색해서 찾아보니 아이트로닉스에서 만든 ITBM-100 PLUS 모델이 제일 인기가 많은 듯 했다. 모델명에 PLUS가 붙은 것은 원래의 ITBM-100 모델을 개선했기 때문인데, 찾아보니 전기적 특성 때문에 이전 모델은 가끔 자동차 라디오의 특정 주파수와 반응해서 잡음을 일으켰다고 한다. PLUS 모델은 이 문제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싼타페 TM을 데려오면서, 아직 운행을 많이 하지 않은 신차 상태일 때 애프터블로우를 설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할 때 보니 30,000원의 추가비용을 내면 방문 기사가 와서 설치를 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싼타페TM 카페에 이미 혼자서 애프터블로우를 설치한 사진과 글을 올린 사람이 많고 생각보다 복잡해 보이지 않아서, 나도 그냥 혼자서 DIY를 하기로 했다.

(대신 설치하면서 한 만원어치 땀을 흘린 듯 ㅋㅋ)





주문한 지 이틀만에 도착!!





설명서와 본체, 액세서리 박스(케이블 등 부품들)가 포장되어 있다.

생각보다 포장을 고급지게 해 놓았다.




액세서리 박스에는 케이블, 본체를 잡아 줄 브라켓, 브라켓을 차량에 고정시킬 나사, 양면테이프가 붙어 있는 벨크로(찍찍이)가 들어 있다. 벨크로를 이용해서 본체를 차량에 붙여도 되고, 신경이 좀 쓰이지만 차량 내부 어딘가에 나사못을 박아서 훨씬 더 단단하게 고정시킬 수도 있다.




<설치 순서>


1. 언더커버를 열고, 블로워 모터와 연결된 케이블을 분리한다.

  • 조수석 글로브 박스 밑에 있는 언더커버를 떼어 내면 블로워모터와 전원 케이블이 보이는데, 전원 케이블을 분리한다.


2. 분리된 차량의 블로워모터 케이블과, 애프터블로우 제품에 동봉된 액세서리 케이블의 한쪽 끝을 연결한다.

  • 액세서리 케이블의 양쪽 끝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실수로 잘못 연결할 위험성은 없다. 서로 맞는 부분을 연결하면 된다.


3. 액세서리 케이블의 반대편과 애프터블로우 본체를 연결한다.


4. 엑세서리 케이블에 있는 접지선과 차량의 철판을 연결한다.

  • 엑세서리 케이블의 양쪽 끝을 잘 보면 끝부분이 U자형 금속으로 된 검은색 얇은 케이블이 갈라져 나와 있는데, 이것은 접지선이다. 조수석 아래의 가까운 곳에 있는 아무 육각나사를 풀고, 이 접지선을 나사에 고정시킨 다음 다시 육각나사를 조여서 접지선이 빠지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켜 준다.

  • 조수석 하단 어딘가에 있는 육각나사를 풀어내기 위해 육각 렌치가 필요하다. 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깊숙한 곳까지 돌릴 수 있게 회전하는 부분과 핸들이 분리되는 육각 렌치를 쓰면 편하다.

  • 접지선의 U자형 부분이 뻑뻑해서 육각나사의 원통 부분에 집어넣기가 쉽지 않다. 힘으로 U자의 끝부분을 조금 벌려 두고 나사를 돌려서 고정시킬 필요가 있다.


5. 접지선 외에도 빨간색 케이블이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은 하이브리드차에 설치할 때 필요한 것이므로 일반 차량의 경우에는 그냥 둔다.

  • 과감하게 아예 잘라버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랜 시간 동안 제품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그렇게 해도 괜찮다.

  • 차를 오래지 않아 바꿀 예정이고 그 때 애프터블로우 제품도 떼어서 옮길 계획이라면 거추장스럽지만 유지하는 것도 좋다.


6.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 접지까지 끝낸 다음 애프터블로우 본체의 전원을 켜고, 자동차의 시동을 켰다가 다시 끈다. 만약 정상적으로 설치되었다면 10초 후에 블로워모터가 자동으로 켜지고 10초 동안 바람이 나오다가 꺼질 것이다.

  •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확인된 후에 케이블을 정리하고 차량에 고정시키는 작업을 진행한다.


7. 흡음테이프를 사용해서 케이블을 붙이고 고정시켜 준다.

  • 이를 통해 언더커버를 다시 닫았을 때, 차량이 흔들릴 때 케이블이나 본체에 부딪혀서 잡소리가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나는 애프터블로우 본체를 글로브박스 아랫부분 커버에 나사로 고정시켰다. 본체에서 나와서 블로워 모터 주변에 자리잡게 될 케이블 뭉치를 흡음테이프를 사용해서 통째로 감아서 차량과 직접 닿는 부분에서 잡소리가 나지 않도록 했다. 본체 뒤로 육각나사에 고정되어 있는 접지선이 보인다.


참고로 나는 애프터블로우 본체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전원 부분이 보이지 않게 반대로 설치하고 말았는데… ㅜㅜ 커버를 열고 케이블을 다시 정리해서 본체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브라켓에 고정시키면 된다. 사진 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케이블이 본체 뒤쪽을 향해서 나가더라도 여유공간이 좀 있어서 설치할 수는 있다.

다만 나는 이미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장비 설치를 완료했고, 다시 열고 바꾸기도 귀찮고, 어차피 한번 전원을 켜 놓으면 거의 끌 일이 없기 때문에 저대로 두기로 했다.




<설치 후 평가>


*DIY 치고는 손으로 열고 뺄 수 있는 장비들 위주로 되어 있고, 접지선과 브라켓을 고정시킬 때에만 육각 렌치와 십자드라이버가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서 설치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더운 여름에 설치를 시도하면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ㅜㅜ


*차량의 블로워 모터에서 케이블을 분리할 때, 생각보다 분리가 잘 되지 않는다. 케이블이 쐐기 형태로 블로워 모터 쪽 소켓에 고정되어 있는데, 손가락으로 케이블 끝 부분을 최대한 힘을 주어서 누른 채로 빼야 한다.

(내 경우에는 도무지 빠지지 않아서 펜치를 사용해서 케이블 끝 부분을 눌러서 빼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케이블 고정 부위에 있는 플라스틱이 약간 망가졌다. ㅠㅠ 다행히 연결에는 지장이 없었다.)


*애프터블로우 본체는 아예 보이지 않도록 글로브박스 안쪽에 설치해도 된다. 나는 그냥 바깥쪽에 붙였지만, 이렇게 해도 웬만해서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의 발이 쉽게 닿을 위치는 아니라서 (일부러 발차기를 하지 않는 이상)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상시 전원을 쓰지 않고, 애프터블로우 본체에 내장된 배터리를 운전 중에 충전해 두었다가 시동이 꺼지면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블랙박스의 상시 전원을 시공하는 것에 비해 설치가 간단하고 쉽다. 자동차 배터리를 직접 소비하지 않는 점이 좋은 것 같다.


*내장 배터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인데, 충/방전을 상당히 자주 해도 배터리 효율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번 설치해 두면 거의 차량의 수명 주기와 같이 할 수 있을 정도는 충분한 듯 하다.


*자동차 시동이 꺼지고 나서 10분을 기다렸다가 작동하는데, 그 이유는 운전 중 에어컨 송풍구 통로의 낮아진 온도가 외부 온도와 비슷해져야 송풍을 통해 습기를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10분 뒤에는 매 1분마다 10초씩, 총 10회를 작동하게 된다. 이 정도면 습기를 말리는 데 충분한 시간으로 보인다.


*겨울에는 사실 필요가 없긴 한데, 그래도 전원을 계속 켜 두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전원을 꺼 두면 계속 방전이 되다가 완전 방전이 되면 배터리 효율이 나빠지기 때문에 (모든 배터리에게 완전 방전되는 상황은 좋지 않다), 또 어차피 계절에 상관 없이 사람이 차에서 내린 뒤에 작동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손해 볼 것이 없다. 다만 시동을 끄고 나서 차에 10분 넘게 앉아 있어야 한다면, 그 때에는 본체 전원을 꺼 두면 된다.




싼타페 TM에 해 주고 싶은 DIY가 상당히 많은데, 그 중에서 애프터블로우는 1순위에 들어간다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 장비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쉐보레 차량에는 아예 순정으로 이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고 하니 (국내에서 판매할 때에는 기능을 off해서 출고하긴 하지만...),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Bryan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