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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처음 도둑게를 받아 왔을 때는 집안 살림이 손바닥만한 집, 분홍색 자갈, 장식용 야자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얘가 하루종일 하는 일은 히키코모리처럼 우두커니 있다가 가끔 먹을거 넣어주면 먹고, 하루종일 집게로 자갈 옮기는 일이었다.

그리고 자갈과 물을 섞어서 반수생 환경으로 키우다 보니,
먹고 흘리고 똥싸면서 생기는 모든 부산물이 자갈 틈에 다 들어가는 문제가 생겼다. ㅠㅠ
물만 갈아주는 게 아니라 자갈도 매번 씻어 줘야 했다.
안 그러면 냄새가 심해지고, 이런 환경에서는 금방 폐사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수준이라... ㄷㄷ

불쌍해 보여서, 마트 가는 날에 은신처, 타넘을 수 있는 돌, 물통, 이것들을 다 집어넣을 수 있는 크기의 새로운 집을 샀다. 

처음의 비좁은 채집통보다는 살기 좋아졌다.

최근 시세로 도둑게 한마리에 5천원쯤 한다던데, 위의 물건들 다 샀더니 3만원 넘음...
자기 몸값의 6배를 들여서 집을 해준 셈인데...
나도 내 연봉의 6배 되는 집에 가고싶다!! ㅋㅋ

어쨌든 물과 육지를 명백히 분리해 주니 자갈이 오염이 덜 돼서 관리가 훨씬 편해졌다.
도둑게 녀석도 가끔 물속에 푹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잘 지내는 것 같다.

이제 밥이나 잘 먹어주면 좋겠는데,
먹을 걸 넣어줘도 도통 먹지를 않는 거다.
알고보니, 낯가림 끝판왕임...
누가 지켜보고 있으면 얼음이 돼서 절대 안 먹다가,
인기척이 사라지면...

은신처에 숨어서 욤뇸뇸~

아주 신나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녀석 =_=
인터넷에 보면 주는 대로 받아먹는 도둑게도 많던데,
우리 언제 친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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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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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고양이도 안 키우겠다던 우리집에 찾아온 생명체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여름방학 숙제로 도둑게 키우기 세트를 받아 왔다.
게가 음식(...)이 아니고 키우는 반려동물이라니?
아무튼 우리집에 들어온 생명이니 잘 키워야지 뭐 ㅎ

그런데...
유치원에서 도둑게를 받아온 날은 우리 가족이 여름 휴가를 시작하는 날이었고,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제주도에 가서 5일 간의 여행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ㄷㄷ
그렇게 우리의 가족이 되자마자 같이 여행부터 나니는 처지가 됨.

얘는 상추를 엄청 좋아함. 야무지게 뜯어먹기.

그렇게 도둑게는 우리를 만난 첫날부터 빨간 뚜껑의 A4용지보다 작은 상자에서,
삼시세끼 상추만 먹으며 (가끔 빵부스러기 같이 다른 것도 넣어줘 봤지만 편식함. 까탈스러운 녀석-_-)
차에 실렸다가 배에 실렸다가 호텔 방에 있다가, 일주일을 산넘고 물건너 같이 다녔다.

 

인터넷에 찾아 보니, 도둑게는 바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에 해안가 근처 산에 올라와서 사는 육지게라고 한다.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이고, 가끔 민가의 부엌에 몰래 들어와서 밥을 훔쳐먹어서 도둑게가 되었다고... 특히 산속 생활에 적응한 게라서 나무를 잘 타는데, 그래서 다리끝이 다 뾰족해서 손에 올려두면 기어다닐 때마다 조금 따끔하다.

이정도면 스파이더맨 수준?

그래도 잘 물지도 않고 (처음에는 몇번 물긴 했지만), 손에 올려놓고 데리고 놀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아쉬운 게 있다면, 처음부터 다리가 1개 부절된 상태로 받았다는 것. 그리고 초반에 핸들링 적응시키다가 반대편 다리 하나가 또 부절돼서 ㅠㅠ 다리 8개를 가진 게가 되었다. 탈피하면 새로 생길 테니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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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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