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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S9 (Samsung Galaxy S9) 언팩(Unpacked) 행사를 한 줄로 요약하면,

"카메라 많이 좋아졌다."

조금 더 추가하자면, "애플에서 되던 거 우리도 이제 된다."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발표를 본 전체적인 느낌은...

애썼다.. =_=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작년 갤럭시 S8 때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여줬었는데 비해, 이번에는 카메라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 외에는 모두 갤럭시 S8 때 있던 것이 그대로 계승돼서 새로운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 네이밍 방식을 빌리자면, 이번 갤럭시 S9은 "갤럭시 S8s" 였다.



작년 갤럭시 S8 언팩 때는:

홈 버튼이 사라져서 S7 대비 폰의 전체적인 디자인이 확 달라졌고,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고,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Bixby)가 처음 나왔고,

런처 UI 디자인이 대폭 바뀌었고 (Samsung Experience 8),

폰을 PC처럼 만들어 주는 덱스(Dex)도 처음 나왔다.


물론 빅스비의 모자란능과 덱스의 부족한 효용성, 예쁨을 얻고 내구성과 가장자리 터치 오류도 같이 얻은 엣지 디스플레이에 대한 호불호가 논란거리가 되었지만, 적어도 갤럭시 s8 언팩 행사에서는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에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줬기 때문에 삼성 치고는 신선한 느낌이 있었다.


반면에 이번 갤럭시 S9에서 대폭 개선된 부분이 주로 CPU, 카메라 모듈, 내장 메모리 속도 등 눈에 직접 띄지 않는 것들 위주다 보니 작년 대비 달라진 것을 눈과 귀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언팩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보면:


*후면 카메라(Telephoto 렌즈)에 가변 조리개가 들어간 것

  - 스마트폰 카메라 입장에서는 분명 아주 큰 발전이지만, 이게 사실 카메라를 re-imagine 했다고 말하기에는 이미 DSLR, 미러리스, 똑딱이가 보편적인 상황에서 좀 약하지 않나?

  - 그래도 조그마한 스마트폰에 가변 조리개를 우겨 넣은 것은 대단함.

  - 저조도 사진은 원래부터 평가가 좋았는데 이번에 훨씬 더 좋아진 듯.


*수퍼 슬로모션(Super slow motion) 카메라

  - 960fps를 찍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일상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고 싶어 보이게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스테레오 스피커

  - 아이폰에서 되던 거 이제 우리도 됨 (1)

  - 갤럭시 S8/노트8까지는 마이크만 스테레오라서 직접 고음질/고화질 비디오를 찍어 놓고도 이어폰 없이 스피커로 들으면 그저 평평한 소리밖에 안 되었는데, 이제야 들을 만한 스피커가 된 듯 하다.

  - AKG 튜닝과 DOLBI ATMOS가 음질을 어느정도 개선해 주는지는 사운드 덕후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적어도 전작보단 좋아졌다.


*증강현실 이모지(AR Emoji), 개인화된 이모지

  - 아이폰에서(정확히는 아이폰 X) 되던 거 이제 우리도 됨 (2)

  - 나를 닮은 얼굴에 옷을 입을 수 있는 아바타로 확장된 정도

  - 애플이 이미 보여줘서 신선함이 떨어진 점은 아쉬움.

  - 나를 닮은 이모지 여러 개를 미리 만들어서 따로 저장해 뒀다가 금방 불러서 쓸 수 있게 UI 차원에서 편의를 높인 것 같다.


*빅스비 비전에서 카메라 화면에 보이는 글자를 바로 해석해 주는 기능

  - 언팩에서 공개한 건 빅스비 2.0이 아니라 '빅스비 비전'의 기능 일부였다.

  - 빅스비 버전 2.0은 버전만 언급하고 소개를 안 했다. 아직 개발이 덜 끝난 것 같다. 아직은 대화 능력의 대폭 향상(가령 대화를 계속 이어 가면서 맥락을 파악한다던지)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색깔 잘 뽑았다.

  - 노트8 때는 도대체 왜 그랬어요? ㅜㅜ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많지만, 이것도 몇 가지만 꼽아 보면,

*작년 S8 언팩 때보다 발표 시간은 더 길어졌는데, 훨씬 더 재미없었다.


*어차피 "갤럭시 S8s"의 포지션이 될 게 뻔한데 성능 개선 얼마나 잘 되었는지 강조를 너무 안함.

  - 엑시노스 9810은 긱벤치 점수가 싱글코어 3600점대, 멀티코어 8000 후반대 점수로 애플을 많이 따라잡았다. 전작 S8/S8+/노트8의 긱벤치 점수가 싱글코어 1900~2000점, 멀티코어 6000대인 것을 생각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대폭 향상된 것임.

  - 홍채인식 센서가 좋아지면서 인식 범위와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졌다는 소문이 출시 전부터 있었다. 게다가 전면 카메라를 조합해서 어떤 환경에서도 바로바로 인식되도록 개선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소개가 너무 없었다.


*신형 덱스 디자인 안 예쁘다. ㅜㅜ

  - 이전 덱스의 동그란 디자인을 유지한 채 평평하게 놓을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아니면 각도조절 가능하게 하거나.. (그 대신 비싸지니까 그냥 원가절감 한 거겠지?)

  - 그리고 이건 매니악하긴 하지만, 아직 덱스에서 가상 머신(VM)이나 특정 운영체제의 실행 환경을 제공하는 시도만 하고 아직 개발이 완료된 것 같지는 않다. 이걸 빨리 성공해서 도커(docker) 같이 특정 운영체제를 위한 격리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되면 개발자나 IT geek 입장에서 꽤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발표 마지막에 손에 갤럭시S9 들고 우르르 뛰어 나와서 춤추다 나간 사람들은 뜬금없었다.

  - 왜 한 걸까?



결론적으로, 발표하러 나온 사람마다 "I'm excited" 라고 했지만, 보는 입장에서 그다지 exciting 하지 않았다.

분명 S8 출시 이후로 삼성이 열일한 것은 알겠는데, 그게 일반 대중에게 충분히 각인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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